[정의]

일제 강점기 부산의 두모포 왜관이 있던 자리에 조성되었던 공원.

[개설]

고관 공원은 일제 강점기 두모포 왜관[1607~1678]이 있던 자리에 조성되었던 공원으로, 고관이라는 명칭은 초량 왜관 이전의 왜관 지역이라고 하여 고관(古館)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후에 대지(大池) 공원 혹은 소화(昭和) 공원으로도 불렸다.

[건립 경위]

1671년 두모포 왜관 이전(移轉)에 관한 교섭을 위하여 사신으로 대마도에서 조선으로 파견된 츠에 효고[津江兵庫]가 동래부에서 교섭 과정 중 갑자기 사망하였다. 개항 후인 1879년 두모포 왜관[고관] 언덕 위에 그를 추모하는 ‘츠에 효고 초혼비’가 건립되었고, 1914년 부제(府制) 시행과 동시에 부산부(釜山府)는 츠에 효고의 비(碑)가 위치한 일대 555.37㎡의 토지를 기부받아 인접한 관유지 1,547.11㎡를 확보하여 고관 공원을 조성하게 되었다.

[변천]

고관 공원이 조성된 이후 1926년 부산 개항 50년을 맞이하여, 개항의 원조 츠에 효고를 회상하는 글들이 지면을 장식하였다. 『부산 일보』의 「개항 50년 기념 사설」[1926. 11. 1]에서는 츠에 효고가 개항의 대희생자가 되어 고관 공원에 아름다운 이름을 드리우고 있는 것을 강조하였다. 1926년 편찬된 『부산 대관(釜山大觀)』에 수록된 「부산부 전도」에는 고관 공원과 츠에 효고 비가 나란히 표기되어 있었다.

츠에 효고와 더불어 오이케 츄스케[大池忠助]가 부산 개항의 개척자·선구자로서 부각되었고, 카시이 겐타로[香椎源太郞] 등 지역 유지들은 1926년 10월 ‘부산항 개발의 공로자, 실업계의 은인’인 오이케 츄스케의 동상을 건립하는 계획을 세웠다. 오이케 츄스케도 1928년 소화 천황(昭和天皇) 즉위 대례와 본인의 조선 도항 50년을 기념하여 10만 엔을 희사하고, 우에스기[上杉] 소유 정원 1만 1447.93㎡를 기부받아 일본식 정원풍의 공원을 조성하고 본인 동상을 기부하여 공원을 새로 정비하고자 하였다.

부산부는 소화 천황 즉위 대전(大典) 기념사업을 고민하다가 오이케 츄스케가 기부한 공원 부지를 기본으로, 부산부 소유지와 민유지를 합하여 약 1만 7190.08㎡ 규모로 현대식 공원을 조성하고, 같은 해 6월 17일 오이케 츄스케의 동상 제막식을 거행하였다. 이처럼 공원이 새로 조성되면서 고관 공원은 모습을 일신하였고, 고관 공원은 오이케 츄스케의 이름에서 한자를 빌려 와 ‘대지(大池) 공원’, 혹은 소화천황의 즉위 대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조성하였다 하여 ‘소화(昭和) 공원’ 등의 명칭으로 개칭되었다[개칭 시기는 미상].

츠에 효고 묘와 추모비, 오이케 츄스케 동상, 일본식 정원을 갖춘 고관 공원은 용두산 공원, 대정 공원과 함께 ‘부산 삼대 공원’의 명성을 과시하면서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광복이 되자마자 츠에 효고의 묘비와 오이케 츄스케의 동상은 파괴되었고 고관 공원도 사라졌다.

[현황]

지금은 공원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그 자리에는 동구청, 유치원 등 건물이 들어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