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42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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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大禮 |
영어의미역 | Grand Ceremony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부산광역시 금정구 두구동 |
집필자 | 박기현 |
[정의]
부산 지역에서 전통 혼례 중 중간에 행하는 중심적인 절차.
[개설]
대례(大禮)는 전통 혼례의 중간 과정에 해당하는 것으로 넓게는 전안례(奠雁禮)로부터 초례(醮禮)까지를 말하며, 좁게는 신랑·신부가 맞절하는 절차인 교배례(交拜禮)와 신랑·신부가 술을 마시는 절차인 합근례(合巹禮)를 말한다. 대례는 집례가 홀기(笏記)를 읽는 대로 진행한다. 교배례에는 신부가 재배(再拜)하고, 신랑이 답으로 한 번 절하는데, 이것은 음양의 이치에 따른 것이다. 또 합근례에는 표주박을 반으로 가른 잔을 사용하는데, 표주박은 다산의 식물로 대지의 생생력(生生力)을 나타내고, 세상에 서로 맞는 쌍은 하나밖에 없다는 의미를 나타내기도 한다.
[연원 및 변천]
우리의 전통 혼례는 납채(納采)·문명(問名)·납길(納吉)·납징(納徵)·청기(請期)·친영(親迎)의 육례(六禮)로 이루어진 중국의 혼례를 고친 송나라 주자(朱子)의 『가례(家禮)』가 고려 시대에 받아들여진 후 이를 따른 것이다. 그러나 『가례』는 우리 실정에 맞지 않은 것이 많아서 이를 고친 많은 예서(禮書)들이 나오기도 했는데, 1844년(헌종 10)에 간행된 『사례편람(四禮便覽)』이 가장 널리 행하여졌다. 여기서는 혼인의 과정을 크게 의혼(議婚), 납채, 납폐(納幣), 친영 등의 사례(四禮)로 규정하였는데, 민간에서 행해진 혼례는 육례와 사례가 뒤섞여 민간에 맞게 변모된 것이다. 현재는 부산 지역에서도 전통적인 방식의 혼례가 거의 행해지지 않기 때문에 오늘날의 결혼식 그 자체에 해당하는 ‘대례’를 쉽게 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부산광역시 동래구 안락동 838번지에 위치한 충렬사(忠烈祠) 등지에는 전통 혼례장이 따로 마련되어 있으며, 수시로 혼례가 치러지기 때문에 전통적인 대례의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절차]
부산 지역의 대례에 관한 풍속은 금정구 두구동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금정구 두구동에서는 대례를 행할 때 먼저 신랑이 동쪽에 서고, 신부는 서쪽에 선다. 신부는 신랑을 향해 먼저 두 번 절하고, 신랑은 한 번은 북쪽을 향해, 한 번은 신부를 향해 절한다. 이것을 ‘교배례’라 한다. 교배례가 끝나면 신랑이 술을 마시고, 이어서 신부도 술을 마신다. 이를 ‘합근례’라 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금정구 두구동에서는 대례를 행할 때 신부의 화장은 올케나 언니, 또는 이웃이 해 준다. 이때 곤지는 부모가 안 계실 때 찍는다 하여 바르지 않기도 한다. 대례가 끝나면 신랑과 상객에게는 큰상이 주어진다. 이 음식은 맛만 보고 신랑 집으로 보내는데, 이를 ‘큰상 음식’이라고 한다. 신랑 집에서는 이 음식을 동네 사람들과 나누어 먹는데, 이를 ‘뒤상 왔다’ 또는 ‘뒤왔다’라고 한다. 이것은 오늘날 부산 지역에서 행해지는 ‘이바지 음식 보내기’와 같은 맥락의 풍속이다. 옛날에는 혼례를 치르고 난 후에 신랑과 신부를 맞이하는 양가에서 큰상을 차리고 이를 사돈댁에 보내기도 하였지만 요즘에는 번거로움 때문에 ‘이바지 음식’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