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35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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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初夜 |
영어의미역 | First Marriage Night |
이칭/별칭 | 합궁례,신방,첫날밤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부산광역시 금정구 두구동 |
집필자 | 박기현 |
[정의]
부산 지역에서 혼인한 신랑 신부가 처음으로 함께 자는 절차.
[개설]
초야(初夜)는 전통 혼례의 과정에서 초례(醮禮)를 마친 신랑과 신부가 한 방에서 몸을 합치는 과정이다. 이를 합궁례(合宮禮), 신방(新房), 첫날밤 등이라고도 한다. 신랑 신부는 초야를 무사히 치름으로써 비로소 부부가 되는데, 예전에는 ‘신방 엿보기’라 하여 신방의 창에 발라진 창호지에 구멍을 뚫어 방안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부산 지역에서는 금정구 두구동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연원 및 변천]
혼인할 때 중국에서는 주나라 이후에 육례(六禮)의 절차를 밟았다. 이것이 송나라 주자(朱子)의 『가례(家禮)』에서는 의혼(議婚), 납채(納采), 납폐(納幣), 친영(親迎)의 사례(四禮)로 축소되었다. 이것을 조선 후기에 다시 우리 실정에 맞게 고쳐서 1844년(헌종 10)에 간행된 『사례편람(四禮便覽)』에 따른 혼례가 가장 많이 행해졌다고 한다. 민간에서 행해진 혼례는 이러한 육례와 사례가 섞이고, 다시 민간에 맞도록 변모된 것이다. 이 중 합궁례인 초야는 대례(大禮)의 마지막 절차에 해당한다. 예전에는 초야를 대례를 행하는 신부의 집에서 보냈지만 요즈음에는 결혼식장에서 식을 올린 뒤 곧바로 신혼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예전 같은 초야의 풍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절차]
부산광역시 금정구 두구동에서는 초야를 치를 때 다음과 같이 했다고 한다. 신방에는 신부가 먼저 들어가서 방 한쪽에 앉아 있기도 하고, 신랑이 먼저 들어가서 신부를 맞이하기도 한다. 그리고 음식물을 차려 신방에 보내는데, 이를 ‘주물상’이라 한다. 신랑 신부는 상을 받고 술을 나눈 후 잠자리에 든다. 초야의 잠자리는 대개 신부나 올케, 신부 대반[신부 옆에서 한복을 잡아 주고, 절을 시키는 사람]이 펴며, 방 한구석에는 요강을 두되 소리가 나지 말라고 짚을 깔아둔다. 신랑이 먼저 신부의 옷을 벗기는데 족두리, 두루마리, 저고리, 치마 순으로 벗긴다. 촛불은 신랑이 심지를 손으로 잡아끄는데, 입으로 불어 끄면 상처하거나 복이 나간다고 한다.
불이 꺼지면 구경꾼들이 ‘신방 엿보기’를 하는데, 이를 ‘상직한다’ 또는 ‘상방한다’고 한다. 신방 엿보기를 해야 신랑 신부의 운수가 좋다고 여긴다. 또 나이 어린 신랑이 신부를 사모하는 남자 또는 사귀(邪鬼)의 해를 입지 않도록 밤새 지킨다는 의미도 있다. 한편, 초야에 부부 관계를 하면 부정 탄다고 여겨 이를 피하고, 신랑이 부엌에 들어가면 상처한다 하여 되도록 신방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금정구 두구동에서는 초야를 지낸 다음날 아침 식전에 신랑이 장인·장모에게 첫인사를 드리고, 식후에는 ‘대반’이라 불리는 처가 사람의 인도로 처갓집 사람들과 인사를 한다. 이때 ‘신랑 다루기[신랑달기]’가 벌어진다. 처가의 가족이나 친지, 친구들이 모여서 신랑 발목을 묶어 천정에 매달아 놓고 죄인을 다루듯이 방망이로 발바닥을 때리며 신부를 부르라고 한다. 그러면 신부와 장모는 술과 음식을 차려와 성의를 표시한다. 신랑 다루기는 시집가는 신부를 소중히 여기라는 뜻으로 신랑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행하는 일종의 놀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