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33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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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趙郷 |
영어음역 | Jo Hyang |
이칭/별칭 | 조섭제(趙燮濟),조훈(趙薰),조희제(趙嬉濟)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성씨·인물/근현대 인물 |
유형 | 인물/문인·학자 |
지역 | 부산광역시 서구 시약로 11[서대신동 2가 473]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순욱 |
[정의]
6·25 전쟁 전후 부산을 중심으로 초현실주의의 반미학을 지속적으로 실천한 시인.
[활동 사항]
조향(趙郷)[1917~1984]의 본명은 조섭제(趙燮濟)이고, 조훈(趙薰)이라는 이명도 사용하였으며, 아명(兒名)은 조희제(趙嬉濟)이다. 1917년 12월 9일 지금의 경상남도 사천시 곤양면 금성리의 외가에서 태어났다. 본가는 사천시 곤양면 환덕리이다. 1924년 산청공립보통학교[현 산청초등학교]에 입학하였으나, 아버지가 직장을 이동하면서 곤양보통학교[현 곤양초등학교]를 거쳐 1930년 진주제1공립보통학교[현 진주초등학교]를 졸업하였다.
진주고등보통학교[현 진주고등학교]에 재학 당시 조선어 선생이던 박중구의 영향을 받아 문학에 뜻을 두고 교우지에 시와 산문을 발표하기 시작하였다. 1938년 대구사범학교[현 경북대학교 사범대학]를 수료하였고, 가락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다가 일본 유학을 준비하기 위해 그만두었다. 1941년 일본대학 예술학원 창작과에 합격하였지만 사정에 따라 전문부 상경과로 옮겼다. 그러나 민족주의 사상이 농후하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추방당하였다고 한다.
1942년 징용을 피해 마산성호초등학교 교사로 취직하였으며, 광복기에는 마산공립상업학교[구 마산상업고등학교, 현 마산용마고등학교] 교사로 일하였다. 1946~1948년 동인지 『낭만파』를 주재하며 김수돈(金洙敦), 김춘수(金春洙) 등과 교유하였다. 1946년 6월 조선청년문학가협회 경남지부가 결성될 당시 회원으로 활동하였으며, 1947년경 부산의 동아대학교로 자리를 옮겨 1966년까지 재직하면서 우파 반공주의자로서 행보를 거듭하였다.
이후 1949년 『후반기』 동인회를 결성하였고, 1953년 현대문학연구회와 1962년 일요문학회의 동인으로 참여하였다. 1973년에는 초현실주의연구회를 조직하는 등 초현실주의 문학 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하였다. 동시에 1949년 전국문화단체총연합회[약칭 문총] 경남지부 문학 부장 겸 출판 부장, 1955년 전위 극단 예술소극장의 대표로 활동하기도 하였다. 특히 1957년 전국문화단체총연합회 부산지부 결성 당시 대표 위원으로, 1962년에는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약칭 예총] 부산지부장으로 일하면서 부산 지역 문학 사회에 끼친 공로가 적지 않았다.
6·25 전쟁 시기 피난지 부산에서 조향의 주도로 발원한 초현실주의 문학 운동은 구연식(具然軾), 정영태 등의 후배 문인들이 이어받으면서 지역 문학의 한 흐름을 형성하였다. 전통 미학을 해체하는 실험을 감행하던 문학적 삶이 각본 없는 드라마를 닮았음인지, 1984년 8월 9일 피서지 동해안에서 심장 장애로 갑자기 사망하고 말았다.
[학문과 저술]
조향은 1940년 『매일 신보』 신춘문예에 시 「초야(初夜)」가 3등으로 당선되어 문단에 나섰다. 이후 조훈이라는 필명으로 『일본 시단(日本詩壇)』에 연애 감정을 노래한 일본어 시 10여 편을 발표하였다. 광복기에는 좌파 비판에 앞장서면서 반공주의를 노골적으로 표출한 시를 창작하기도 하였다. 그러다 6·25 전쟁 시기에 들어 1930년대 모더니즘의 연장선상에서 초현실주의에 급격하게 경도되었다. 1960년대 ‘일요문학회’, 1970년대 ‘초현실주의연구회’와 ‘전환’으로 이어지는 동인 활동을 통해 더페이즈망(Depaysement)이나 몽타주 등 초현실주의의 기법에 문명 비판의 성격을 가미한 네오 초현실주의의 반미학을 구축하는 데 앞장섰다.
조향은 초현실주의 시론을 창작 방법으로 삼아 일관되게 실천한 시인이다. 그러나 시력(詩歷)이 40여 년을 훌쩍 넘는데도 생전에 단 한 권의 시집도 남기지 않았다. 현재 조향이 주도적으로 이끈 동인지만 여럿 남아 있을 뿐이다. 동인지로 『낭만파』 2-4집[낭만파사, 1946~1948], 『현대 문학(現代文學)』 제1집[현대문학연구회, 1954], 『가이거(Geiger)』 제1집[1956], 『일요 문학(日曜文學)』 제1집[일요문학회, 1962], 『아시체(雅屍體)』 제1집[초현실주의연구회, 1974], 『현대 국문학수(現代國文學粹)』[행문사, 1948], 『고전 문학수(古典文學粹)』[자유장, 1950]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