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부산광역시 남구 대연4동 부산광역시립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삼한 시대의 말과 호랑이 모양의 허리띠 장식.

[개설]

말 모양 허리띠 고리[마형 대구(馬形帶鉤)]와 호랑이 모양 허리띠 고리[호형 대구(虎形帶鉤)]는 경상북도 영천시 금호읍 어은리의 영천 어은동 유적(永川漁隱洞遺蹟)에서 최초로 확인된다. 출현은 동시에 되었지만, 호랑이 모양 허리띠 고리는 먼저 사라지고 말 모양 허리띠 고리는 4세기 대까지도 남아 있었다. 호랑이 모양 허리띠 고리는 다른 지역에서는 그리 보이지 않고 영남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출토되지만, 말 모양 허리띠 고리는 초기에는 영남 지역이 중심이었지만 점차 한반도 중서부 지역으로 출토 범위가 넓어진다. 중국 진(秦)나라의 호절(虎節)과 형태적으로 유사하여, 최근에는 중국의 영향을 받아 출현하였으며 한반도에서 변화·발전한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형태]

부산광역시립박물관 소장 마형·호형 대구(釜山廣域市立博物館所藏馬形·虎形帶鉤)는 4개의 허리띠 장식이다. 오른쪽을 바라보는 모습으로 부조식으로 반만 형상화하였으며, 몸통의 앞쪽으로 봉을 내어 갈고리 형태로 만들었다. 이 갈고리에 둥글거나 타원형의 고리를 걸어 고정하게 되어 있다. 뒷면에는 단추와 같은 것을 엉덩이의 반대쪽에 만들어 가죽이나 천에 끼워 고정하도록 하였다. 4점 중 3점은 말 모양 허리띠 고리이고, 1점은 호랑이 모양 허리띠 고리이다. 말 모양 허리띠 고리 중 2점은 비교적 말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나, 다른 1점은 간략화 하였고 다리 사이에 격자상의 무늬를 새겨 넣었다. 무늬는 양각이다. 호랑이 모양 허리띠 고리는 몸통에 무늬가 음각으로 새겨 있다. 크기는 길이가 7~9㎝, 너비가 6~10㎝이다.

[특징]

호랑이 모양 허리띠 고리와 말 모양 허리띠 고리의 제작 기술을 간략히 살펴보면 큰 차이가 보인다. 먼저 말 모양 허리띠 고리 중 다리 사이에 격자 모양의 무늬를 넣은 것은 그 무늬가 도드라져 있다. 청동기는 거푸집에 녹인 청동을 부어서 만드는 것이므로, 그 무늬가 도드라져 있게 하기 위해 거푸집에 새겨진 무늬는 음각으로 팠다. 즉 거푸집에 직접 무늬를 새겨 넣은 것이 된다.

이에 반해 호랑이 모양 허리띠 고리의 무늬는 음각으로 나타나 있으므로 거푸집에는 도드라지게 양각으로 새긴 것이 된다. 호랑이 모양 허리띠 고리의 무늬는 아주 세밀하므로 그러한 선을 거푸집에 양각으로 만든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즉 나무나 점토 혹은 밀랍과 같은 재질로 호랑이 모양 허리띠 고리의 모양을 만들고, 거기에 직접 조각도로 무늬를 새겨 그것을 다시 점토로 된 거푸집에 찍어 내는 방식으로 제작한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호랑이 모양 허리띠 고리와 말 모양 허리띠 고리 간의 차이는 아니며, 아마도 제작 집단 혹은 시기적인 차이라고 생각된다.

[의의와 평가]

호랑이 모양 허리띠 고리와 말 모양 허리띠 고리는 2~3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당시 지배자들의 의복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허리띠는 대부분 가운데에 침이 있어 가죽에 끼워 고정하게 되어 있는데, 이러한 것은 북방 유목민의 문화이다. 이에 반해 중국 중원(中原)의 허리띠는 갈고리 형태를 한 고리에 환을 끼워 넣는 것으로 말 모양 허리띠 고리나 호랑이 모양 허리띠 고리에서 확인되는 것과 같다. 즉 당시 삼한 사회에서는 중국적인 의복이 유행하였고, 그것을 삼한에 맞게 변화시키면서 유행하였던 허리띠 장식이 바로 호랑이 모양 허리띠 고리와 말 모양 허리띠 고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