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17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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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粥- |
영어의미역 | Sprinkling Adzuki Beans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부산광역시 |
집필자 | 조수미 |
[정의]
부산 지역에서 동지에 팥죽을 집안에 뿌려 잡귀를 막는 풍습.
[개설]
팥죽 뿌리기는 동짓날에 팥죽을 끓여 안가 태평을 기원하며 대문, 담장, 벽, 부엌, 마당 등 집안 곳곳에 뿌려서 나쁜 액이나 잡귀의 출입을 막는 풍속이다.
[연원 및 변천]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의하면, 공공씨(共工氏)[중국 신화에 나오는 북방의 수신(水神)인데, 그가 상제인 전욱(顓頊)과 싸울 때 홧김에 하늘 기둥인 부주산(不周山)[곤륜산]을 머리로 들이받아 무너뜨렸다는 설화가 있음]에게 재주 없는 아들이 있었는데 동짓날 죽어 역귀가 되었다고 한다. 그가 적소두(赤小豆)[팥]를 두려워하였기 때문에 동짓날 팥죽을 쑤어 그를 물리쳤다고 하여, 동짓날 팥죽을 쑤어 역귀를 쫓는 민속이 생겼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예로부터 동짓날 팥죽을 문짝에 뿌려 악귀를 물리쳤는데, 팥죽 뿌림의 목적을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서는 ‘제불상(除不祥)’이라 하였고, 『경도잡지(京都雜誌)』에서는 ‘벽악(辟惡)’이라 하였으며,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서는 ‘벽귀(辟鬼)’라 하였다. 그리고 『해동죽지(海東竹枝)』 속악유희편에는 ‘불항불상위아세축복(祓降不祥爲亞歲祝福)[상서롭지 못한 것을 제거하고 동지를 위하여 복을 빈다]’이라 하였다.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십일월령에서 “동지는 명일(名日)이라 일양(一陽)이 생(生)하도다. 시식으로 팥죽 쑤어 인리(隣里)와 즐기리라”라고 노래했다.
[절차]
부산광역시 금정구 두구동에서는 동짓날 팥죽을 때에 맞추어 끓여 먹는데, 먼저 웃물을 떠 부엌의 조왕님께 바친 뒤 안주인이 팥죽 물을 솔잎에 적셔 집안 곳곳에 뿌려 잡귀를 쫓는다. 잡귀를 쫓기 위해 팥죽 물을 뿌리는 순서는 부엌, 앞마루의 사방 귀퉁이, 방문 앞의 벽, 대문 앞, 변소, 외양간의 순서이다. 붉은 색이 지니고 있는 벽사의 성격이 반영된 세시 풍속이다. 한편, 부산광역시 기장군의 어촌에서는 미역 씨를 뿌릴 때 미역 양식이 잘 되도록 팥죽을 쑤어 바다에 뿌린 뒤 미역 씨를 뿌린다. 그리고 남은 팥죽을 나누어 먹는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부산 지역에서는 동짓날 배에 팥죽을 뿌려 고사를 지내는 ‘팥죽 뱃고사’, 그릇에 담긴 팥죽의 상태에 따라 이듬해의 풍흉과 운수를 점치는 ‘팥죽 점치기’ 등의 풍속도 널리 행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