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14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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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順産呪術 |
영어의미역 | Incantation for Safe Delivery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부산광역시 금정구 두구동 |
집필자 | 박기현 |
[정의]
부산 지역에서 산모가 아이를 쉽게 낳기 위해 행하는 주술 의례.
[개설]
순산 주술은 임산부가 출산할 때에 아무 탈 없이 순조롭게 아이를 낳게 하기 위하여 행하는 여러 가지의 유감 주술적(類感呪術的)인 의례이다. 아이를 잉태한 뒤 임산부는 많은 금기를 지키면서 무사히 열 달을 보내고 출산을 한다. 요즈음에는 병원에 가서 아이를 출산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예전에는 대부분 집에서 출산을 했다. 집에서 분만할 때에는 산실(産室)의 손 없는 곳에 제왕판[삼신상]을 차려 놓고, 산모는 아랫목에 누워서 분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의학이 발달하지 않은 과거에는 출산 시에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았다. 첫 출산의 경우에는 더욱 어려움이 많아 순산하도록 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발달했는데, 특히 주술적인 방법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부산 지역의 순산 주술의 대표적인 예로는 금정구 두구동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연원 및 변천]
부산 지역에 전하는 순산 주술을 살펴보면 대부분 ‘임신 중 금기’와 유사하게 원초적 사고방식인 유감 주술에 바탕을 둔 것이 많기 때문에 그 연원을 밝히기는 힘들다. 특히 ‘순산 주술’은 각종 금기와 달리 요즈음에는 거의 행해지지 않는다. 이는 출산이라는 주술이 개입할 과정 자체가 대부분 병원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병원에서는 현대 의학으로 출산 시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으므로 비합리적인 주술이 끼어들 여지 자체가 없는 것이다.
[절차]
부산광역시 금정구 두구동에서는 임부에게 유산이나 난산(難産)의 기미가 있으면 여러 가지 방지법을 행했다. 먼저 유산을 예방하기 위하여 두레박 끈이나 호박 넝쿨을 삶아 마시게 했는데, 이것은 탯줄과 끈의 유사성에 착안한 유감 주술이다. 또 밀가루를 물에 타서 마시게 하거나 생쌀을 으깨어 그 물을 마시게 하고, 은가락지를 삶은 물을 마시게 하거나 대문에 금줄을 쳐 부정한 이의 출입을 막기도 했다. 그리고 시어머니가 손 없는 방향으로 “삼신네! 집안에 애기가 임신해 있으니까 애기 안 떨어지도록 해 주시고, 아이가 잘 자라도록 해 주시오.”라고 빌기도 했다.
난산을 예방하기 위한 주술도 있다. 생계란이나 대문 고리를 물에 씻어 그 물을 마시게 한 것 역시 계란의 미끄러움이나 문을 여는 대문 고리의 속성을 염두에 둔 유감 주술적 사고방식이다. 또 배를 쓸어내려 분만을 촉진시키기도 하고, 달비를 입에 물고 화장실에 앉아 있게 하거나, 남편이 누워 있는 산모를 타고 넘기도 했다. 그리고 집안사람이나 산파가 삼신께 순산을 기원하는 방법을 쓰기도 했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아이를 가지는 것도 힘들었으며, 무사히 열 달이 지나 출산을 해도 아이가 일찍 죽거나 병이 드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임신 과정과 출산, 그리고 출산 후에까지 각종 의례와 주술, 금기가 행해져 왔다. 부산광역시 금정구 두구동에서는 여자가 임신을 하게 되면 태아나 본인을 위해 각종 음식물과 행위를 금지하는 ‘임신 중 금기’가 따랐는데, 이는 출산이 다가올수록 더욱 엄격해졌다. 또 무사히 아이를 낳은 후에도 ‘삼칠 의례’라 하여 삼칠일[3·7일] 동안 지켜야 할 각종 금기가 있었다. 이러한 금기들은 출산 뒤 아이와 산모의 건강관리 및 가정의 무사태평을 위해 지키는 것이다. 아이에게 직접 해가 있는 것도 있지만 임신 중 금기나 순산 주술과 마찬가지로 원초적인 주술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것들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