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일제 강점기 부산 출신의 독립운동가.

[활동 사항]

양정욱(梁正彧)[1909~1931]은 1909년 10월 20일에 경상남도 동래군 동면 복천리 202번지[현 부산광역시 동래구 복천동 202번지]에서 출생하였다. 부산제2상업학교[구 부산상업고등학교, 현 개성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1927년 봄에 같은 학교 동급생인 김규직(金圭直)·윤태윤(尹兌潤)·윤호관(尹昊爟), 다른 학교에 다니던 김봉갑(金奉甲)·윤병수(尹炳洙) 등 10여 명과 함께 민족정신의 함양과 항일 투쟁을 목표로 하는 비밀 결사인 독서회를 조직하였다. 독서회 회원들은 매월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고 기관지로 『흑조(黑潮)』라는 월간지를 만들어 비밀리에 학생들에게 선전하고 동지를 규합하는 활동에 주력하였다.

비밀 독서회를 주도하던 양정욱과 김규직 등은 학생 중심의 독서회 활동으로는 항일 투쟁 활동에 제한이 있다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1927년 가을에 김규직의 집에서 모임을 갖고 조직의 강화와 동지 규합 및 투쟁을 보다 활발하게 전개하기 위하여 종전의 독서회를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김규직을 대표자로 하는 흑조회(黑潮會)[또는 혁조회(革潮會)]를 발족시켜 유진흥(兪鎭興)·최장학(崔章學)·어소운(魚小雲)·최명인(崔嗚寅) 등 부산과 동래 지역의 각계 인사들과 연합하였다.

흑조회는 매월 정기 모임을 열고 비밀 월간지를 계속 발행하였으며, 회원들이 학생과 일반인을 각각 분담하여 맡아 항일 민족정신을 고취하는 활동을 전개하였다. 양정욱 등 흑조회 회원들은 1928년 6월 18일부터 부산제2상업학교에서 민족 차별 교육을 하는 일본인 교사를 배척하는 배일 동맹 휴학을 하였다.

양정욱은 1928년 겨울 부산제2상업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유학을 알아보러 일본에 다녀오다가 부산제2상업학교 동맹 휴학 사건의 주동자 색출에 혈안이 된 일제 경찰에게 귀국 연락선에서 검거되었다. 일제 경찰이 양정욱을 체포하여 취조하던 도중 압수된 일기장에서 12명의 흑조회 간부 명단이 밝혀져 결국 양정욱을 포함한 7명이 구속되었다. 구속된 흑조회 간부들은 「치안 유지법」 위반 혐의로 동래경찰서에서 가혹한 고문을 당하였는데, 이들을 고문한 사람은 다름 아닌 악질 친일 경찰 노덕술(盧德述)이었다.

양정욱은 동래경찰서에서 부산형무소로 옮겨져 1년 가까이 예심을 받은 끝에 1929년 9월 24일 부산지방법원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 받았다. 부산형무소에 수감되어 복역하던 양정욱은 동래경찰서에서 받았던 악랄한 고문 후유증으로 건강이 악화되었다. 항일 운동가의 옥사를 두려워한 일제가 양정욱을 병보석으로 내보내 가출옥하였지만, 결국 1931년 11월 30일에 고문의 후유증으로 사망하고 말았다. 양정욱과 함께 검거되었던 흑조회 대표 김규직[옥사], 유진흥[병보석으로 가출옥한 후 병사]을 포함하여 흑조회 회원 3명이 노덕술의 악랄한 고문으로 죽음을 당하였다.

[상훈과 추모]

1995년에 건국 훈장 애족장이 추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