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왕보육을 시조로 하고, 왕대봉을 입향조로 하는 부산 지역의 세거 성씨.

[개설]

왕씨의 본관은 왕씨의 주종(主宗)인 개성·강릉·해주 왕씨 외에도 15본이 전해지고 있으며, 그 밖에도 명나라에서 귀화한 제남 왕씨(濟南王氏)가 있다. 강릉 왕씨(江陵王氏)는 문헌에 시조 왕유(王裕)가 고려 태조 왕건(王建)[877~943]의 아들이라고 되어 있으나 실상은 왕건의 열다섯째 아들 동양군(東陽君) 왕원(垣)의 아들이므로 개성 왕씨 동양군파의 오기로 본다.

[연원]

개성 왕씨(開成王氏)의 시조는 왕건의 증조부인 국조(國祖) 왕보육(王寶育)이다. 왕건의 집안은 본래 송악[개성] 집안의 호족이었다는 사실 외에 그 가계에 대한 자세한 내력은 전해지지 않는다. 왕건의 아버지는 왕용건(王龍建), 조부는 작제건(作帝建), 증조부는 왕보육으로 왕건이 왕위에 오른 뒤에 추존한 3대까지 확인이 가능하고 그 이전의 내력은 알 수 없다.

고려 태조로 즉위한 왕건은 당시 각 지방에 할거해 있던 호족들의 포섭책으로 그들과 혼연을 맺거나 혹은 왕성을 사성하는 등 정책적인 배려에 상당한 신경을 썼으며, 사성 제도(賜姓制度)를 활용하였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李成桂)[1335~1408]는 고려 왕실의 후예에 의한 구세력의 반발을 유화하는 뜻에서 왕씨 일족을 강화도와 거제도에 수용했다가 고려 왕실의 후예이자 유신들을 풀어 주는 등 비교적 온건책을 썼다. 그러다가 개국 공신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두 섬에 있는 왕씨 일족을 몰살시키고, 육지에 숨어 있는 왕씨를 색출하여 바다에 던져 죽이는 등 고려 왕손을 멸족하다시피 했다.

한편 사성(賜姓)으로 왕씨가 된 사람은 모두 본성을 되찾게 하였다. 이처럼 박해가 심해지자 요행히 살아남은 왕씨들도 대부분 다른 성으로 변성하여 명맥을 유지하다가 정조 때에야 비로소 옛 문헌을 고증하고 지리멸렬된 혈족의 다자를 받아 비로소 세보를 간행하고, 태조 왕건이 수도로 정한 개성을 본관으로 삼았다.

개성 왕씨는, 제왕을 조상으로 칭할 수 없기 때문에 태조의 열다섯째 아들 왕원을 1세조로 하는 동양군파(東陽君派), 신종의 둘째 아들 왕서(王恕)를 파조로 하는 양양공파(襄陽公派), 고종의 둘째 아들 왕창(王淐)을 파조로 하는 안경공파(安慶公派), 충정왕자 왕제(王濟)를 파조로 하는 시중공파(侍中公派), 현종의 넷째 아들 왕기(王基)를 파조로 하는 평양공파(平壤公派) 등으로 나누어 세계를 잇고 있다.

[입향 경위]

동래의 개성 왕씨는 동양군의 후손인 23세손 왕대봉(王大封)이 20세 때 개성에서 상주로 내려오고, 1664년(현종 5) 25세 때 다시 동래 안락동으로 들어왔다. 이후 개성 왕씨 동래파를 이루며 용호동에 집성촌을 만들었다.

[현황]

1934년 조선 총독부에서 간행한 『朝鮮の姓』의 동래군조에는 개성 왕씨가 서면에 30호가 거주한다고 했으며, 1937년 문기주(文錡周)가 편찬한 『동래군지』의 성씨조에는 개성 왕씨가 세거(世居) 성씨로 기록되어 있다. 2000년 인구 조사를 보면, 개성 왕씨는 559가구에 1,706명[남자 894명, 여자 812명]이 부산 지역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주로 남구 용호동에 세거하고 있다.

[관련 유적]

부산광역시 남구 용호동 장자산에 개성 왕씨의 문중 묘소가 있다. 후손들은 또 용호동에 용호 문중 회관[4층 건물]을 건립하여, 선조 9위의 위패를 모시고 매년 10월에 제향을 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