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171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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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洪斗杓詩碑 |
영어의미역 | Monument of Poem for Hong Dupyo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유적/비 |
지역 | 부산광역시 중구 용두산길 35-18[광복동 2가 1-2]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손남훈 |
[정의]
부산광역시 중구 광복동 2가 용두산 공원에 있는 시인 홍두표의 시비.
[개설]
홍두표(洪斗杓)는 1904년 경상남도 진주와 가까운 문산읍에서 태어났다. 일본에 건너가 시부야 농과대학을 중퇴하였다. 이 시기 아나키스트들과 어울리며 백치사(白痴舍)에 가담하여 문학 활동을 시작하였다. 1958년 제2회 부산시 문화상을 수상하였고, 30여 편의 시를 남겼다. 1966년 세상을 떠났다.
[건립 경위]
용두산 공원 일대를 문화의 거리로 제정하여 매년 문화 예술 거리 축제 등 행사를 벌이는데, 그 사업의 하나로 시의 거리를 조성하였다. 시민의 정서 함양과 문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하여 부산광역시 문화체육과와 부산문인협회가 공동추진위원회[위원장 김용태]를 결성하여 1993~1997년 5개년 연차 사업 계획으로 시비를 건립하였다.
유치환의 「그리움」, 최계락의 「외갓길」, 장하보의 「원」, 홍두표의 「나는 곰이로소이다」, 조향의 「에피소드」, 손중행의 「세월」, 김태홍의 「잊을래도」, 박태문의 「봄이 오면」, 원광의 「촛불」이 새겨진 9개 시비가 나란히 서 있다. 홍두표 시비(洪斗杓詩碑)는 1994년 2월 25일 조성되었다.
[위치]
홍두표 시비는 부산광역시 중구 광복동 2가 1-2번지 용두산 공원 내 시의 거리에 있다.
[형태]
받침돌 위에 자연석으로 된 비신(碑身)이 있으며, 그 위에 조형물이 있다. 글씨를 새긴 부분은 평면으로 되어 있으며 세로로 글이 새겨져 있다. 높이 148㎝, 너비 165㎝, 두께 70㎝이다.
[금석문]
“나는 곰이로소이다/ 미련하고 굼되고/ 못나디 못난 곰이로소이다/ 무료한 날 도토리를 줍고/ 어느 산기슭 덤불 속에서 뒹굴다가도/ 한낮이 겨우면 산 가재를 잡기도 하고/ 때로는/ 내 발바닥을 핥기도 하는/ 지지리도 못난 곰이로소이다/ 그러나 한 번도 단 한 번도/ 남의 발바닥을/ 핥아 본 일이 없는/ 나는 곰이로소이다/ 이 세상에서/ 제일 못나고 어리석은 곰이로소이다. 계유년 가을 동헌 오용준 적다.”
[현황]
홍두표 시비는 용두산 공원 주차장에서 공원으로 오르내리는 길가에 조성되어 있어 시민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부산문인협회가 소유하고, 부산시설공단 중앙공원사업소에서 관리하고 있다.
[의의와 평가]
홍두표 시인은 비유를 통해 세태를 풍자하는 시편을 많이 남겼다. 「나는 곰이로소이다」는 자신을 ‘곰’이라면서 “제일 못나고 어리석은 곰”이라 자조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한 번도 단 한 번도 남의 발바닥을 핥아 본 일이 없는” 꼿꼿한 자부심을 표상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화자의 자조는 곧 자기 삶에 대한 자부심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홍두표는 말년에 본의 아니게 고달픈 삶을 지탱해야만 하였는데 그것은 무욕, 무소유의 정신이 가져온 결과였다. 부유한 토호의 유산 승계자였으나 말년에 가난한 삶을 살았는데, 그럼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내색하지 않았다. 「나는 곰이로소이다」는 그러한 시인의 태도가 자화상의 모습으로 다가온 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