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171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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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趙鄕詩碑 |
영어의미역 | Monument of Poem for Jo Hyang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유적/비 |
지역 | 부산광역시 중구 용두산길 35-18[광복동 2가 1-2]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손남훈 |
[정의]
부산광역시 중구 광복동 2가 용두산 공원에 있는 시인 조향의 시비.
[개설]
조향(趙鄕)은 1917년 12월 9일 경상남도 사천군 곤양면에서 태어나, 1985년 7월 12일 세상을 떠났다. 진주고등보통학교를 나와 대구사범학교 강습과를 거쳐 니혼대학 예술학원에서 수학하였다. 1940년 『매일 신보』 신춘문예에 「첫날 밤」이 입선되어 문단에 발을 디뎠다. 1953년 이후 동아대학교 교수, 국어국문학회 상임 회원, 한국초현실주의연구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다.
[건립 경위]
용두산 공원 일대를 문화의 거리로 제정하여 매년 문화 예술 거리 축제 등 행사를 벌이는데, 그 사업의 하나로 시의 거리를 조성하였다. 시민의 정서 함양과 문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하여 부산광역시 문화체육과와 부산문인협회가 공동추진위원회[위원장 김용태]를 결성하여 1993~1997년 5개년 연차 사업 계획으로 시비를 건립하였다.
유치환의 「그리움」, 최계락의 「외갓길」, 장하보의 「원」, 홍두표의 「나는 곰이로소이다」, 조향의 「에피소드」, 손중행의 「세월」, 김태홍의 「잊을래도」, 박태문의 「봄이 오면」, 원광의 「촛불」이 새겨진 9개 시비가 나란히 서 있다. 조향 시비(趙鄕詩碑)는 1994년 2월 25일 조성되었다.
[위치]
부산광역시 중구 광복동 2가 1-2번지 용두산 공원 내 시의 거리에 있다.
[형태]
받침돌 위에 자연석으로 된 비신(碑身)이 얹어 있으며, 그 위에 조형물이 있다. 글씨를 새긴 부분은 평면으로 되어 있으며 세로로 글이 새겨져 있다. 높이 140㎝, 너비 130㎝, 두께 70㎝이다.
[금석문]
“열 오른 눈초리/ 하잖은 입모습으로/ 소년은 가만히/ 총을 겨누었다/ 소녀의 손바닥이/ 나비처럼 총 끝에/ 와서 사뿐히 앉는다/ 이윽고/ 총 끝에선 파아란/ 연기가 물씬 올랐다/ 뚫린/ 손바닥의 구멍으로/ 소녀는 바다를 보았다/ 아~아! 어쩜/ 바다가 이렇게 똥그랗니?/ 놀란 갈매기들은/ 황토 산태바기에다/ 연달아 머릴 처박곤/ 하얗게 화석이 되어 갔다. 지은이 조향, 글씨 김종문.”
[현황]
용두산 공원 주차장에서 공원으로 오르내리는 길가에 조성되어 있어 시민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부산시설공단 중앙공원사업소에서 관리하고 있다.
[의의와 평가]
조향의 시는 문명에 대한 절망과 현실 생활의 암담함을 어둠·부정·황혼 등의 어두운 이미지로 과감하게 표현하고 있으며, 외래어를 대담하게 도입하고 있다. 이는 ‘전후’에 과거의 전통은 폐기되었으나 이를 대체할 새로운 질서는 아직 수립되지 않은 과도기적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의미의 파괴, 이질적인 요소의 병치, 돌발적인 단어와 상황의 도입 같은 초현실주의적인 수법들은 기존의 체제를 해체하고 새로운 질서를 도입하고자 하는 시적인 실험이다. 이러한 시적 실험은 「시의 감각성」[1950], 「20세기 문예 사조」[1952], 「네오슈레알리즘 시론」[1956], 「DADA운동의 회고」[1958] 등을 통해 새로운 시론으로 모색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