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171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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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曺純詩彫刻碑 |
영어의미역 | Sculptural Monument of Poem for Yi Yeong-do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유적/비 |
지역 | 부산광역시 동래구 사직동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손남훈 |
[정의]
부산광역시 동래구 사직동 사직 야구장 뒤편에 있는 시인 조순의 시비.
[개설]
조순(曺純)은 1928년 10월 16일 경상남도 의령에서 태어나 1995년 10월 10일 세상을 떠났다. 진주사범학교, 중앙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경남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하였다. 부산상업고등학교, 부산여자고등학교, 경남여자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고 경남대학교에서 강의를 하였다. 1958년 『자유 문학』에 「해녀」, 「5월의 소녀」를 발표하며 등단하였다. 『전후에 비는 내리는데』·『촌』·『눈물 씻는 눈으로』·『작은 행복』 등의 시집을 냈고,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등을 역임하였다.
[건립 경위]
조순 시 조각비(曺純詩彫刻碑)는 1997년 2월 27일 조순의 업적 및 시 세계를 기리기 위해 조성되었다.
[형태]
대리석 기단에 펼친 책 형상의 비신(碑身)이 얹어 있다. 글씨는 세로쓰기로 새겼다. 비신은 높이 167㎝, 너비 240㎝, 두께 40㎝이고 기단은 높이 29㎝, 너비 343㎝, 두께 202㎝이다.
[금석문]
“진달래의 향기 번지는/ 연두빛 새잎의 궁궐/ 새들이 노래하는/ 산에/ 묻히는 주검의 행복이여/ 풀꽃이 사철 피고/ 여름에는 구름도 와서 놀고/ 가을 잎이 온 산을 물들이는/ 어머니의 노래 들리는 산/ 네 기쁨의 죽음이 묻힐 것을 생각해 보라/ 죽음은 두려운 것도/ 슬픈 것도/ 허무한 것도 아니다/ 겨울에 눈이 덮어 주고/ 바람이 원시의 품으로 안아 줄/ 산에/ 오욕의 살을 썩게 하는 그리고 너의 죄를 침묵하는/ 이 산으로 돌아가는 사람만의 은총/ 죄의 껍질을 밀어내지 않고 받아 주는/ 산의 고마움으로 매양/ 산을 간다 산을 간다/ 내 막내의 못다 한/ 재롱을 만날 산/ 인간사 씻긴 달빛이/ 풀잎에서 별빛과 놀고 있는/ 산으로 묻히는 알/ 생각만으로 설레이는/ 산으로 간다.”
[현황]
조순 시 조각비는 사직 야구장을 찾는 시민들이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부산광역시 체육시설관리사무소에서 관리하고 있다.
[의의와 평가]
「산으로 간다」에서 시인은 가장 절박한 상황에서도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맑은 관조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죽어 산으로 가서 흙 속에 묻히는 일은 슬프고 외로운 절망감일 수도 있으나 시인은 되레 어머니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고 모든 죄를 받아 주며, 풀잎에서 별빛과 놀 수 있을 뿐 아니라 막내의 못다 한 재롱도 만날 수 있다며 설렌다고 말한다. 그것은 시인의 욕망에 대한 절제와 대상에 대한 관조적인 시적 태도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시인의 사후, 기념을 위한 시비 건립에 걸맞은 시편을 골라 시인의 시 세계를 기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