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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폭력배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17009
한자 組織暴力輩
영어의미역 Organized Crime Rings
분야 정치·경제·사회/사회·복지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부산광역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일래

[정의]

부산광역시를 활동 범위로 조직을 이루어 폭력으로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무리.

[개설]

2000년대 이후 영화에는 부산의 조직폭력배[조폭]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대중 문화 속에서 조직폭력배는 주로 전라도 출신인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부산이 영화 촬영지로 부상하면서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 속에 자연스레 부산의 조직폭력배들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주로 서울을 배경으로 한 이전의 영화에서 전라도 조직폭력배가 자주 등장한 것은, 전라도 지역은 대도시가 일찍 발달하지 못하여 전라도 조직폭력배가 상권과 유흥가가 발달한 서울로 상경하면서 큰 세력을 형성하였기 때문이었다. 반면 부산의 조직폭력배는 대부분 부산이나 인근 경상남도 출신인 경우가 많은데, 부산은 일찍이 서울 다음으로 경제가 발전하였고 이에 따라 상권과 유흥가가 발달하였기 때문에 굳이 상경하지 않아도 충분히 큰 세력을 형성할 수 있었다.

특히 부산은 다른 지역에 비하여 유흥업뿐 아니라 관광과 어업, 건축업 등이 살아있어 자금을 끌어모으는 데 용이하였으며, 소위 ‘나와바리’라고 하는 자신들의 구역 안에서도 충분히 부를 축적할 수 있어서 조직폭력배들에게는 생활 터전이 양호한 곳이었다. 따라서 다른 지역의 폭력 조직과는 달리 굳이 알력 싸움을 하지 않고도 합법적인 직업을 가지고 안정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형성 배경]

부산 조직폭력배의 뿌리는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6·25 전쟁 당시 부산에 모여든 피란민 사이에서 폭력을 생계 수단으로 하는 무리들이 생겨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피란민 건달들이 모여 만든 조직이 ‘세븐 스타’였는데, 이것이 오늘날 부산 폭력 조직의 원조가 되었다. 세븐 스타는 1960년대 접어들면서 ‘칠성파’로 변신하여 부산의 최대 조직으로 성장하였다. 이후 칠성파는 다른 조직들을 흡수하면서 1980년대 중반에는 부산의 폭력 조직을 거의 장악할 정도의 규모와 세력을 자랑하였다.

부산에서 폭력 조직이 크게 성장하게 된 역사적 계기로 월남전을 들기도 한다. 월남전 당시 월남과 관련된 수많은 물자들이 부산항을 통하여 국내로 유입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부산의 조직폭력배들이 각종 사업의 이권에 개입하여 돈을 벌어들이면서, 다른 지역에 비하여 기반이 빨리 마련되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부산 조직폭력배의 자금력과 사업 규모가 서울보다 오히려 크다고 보기도 한다.

이렇게 일찍부터 폭력 조직이 자리 잡은 역사에다가 해외 폭력 조직과도 연계가 이루어지면서 타 지역에 비하여 더욱 발달한 면모를 보여 주고 있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러시아 마피아와 일본 야쿠자의 사이가 좋지 않았으나, 이들을 중재하여 러시아·한국·일본으로 이어지는 수산물 유통망을 구축한 것도 부산의 조직폭력배로 알려져 있다.

부산의 조직폭력배가 기업형으로까지 발달한 데에는 일본 야쿠자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지리적으로 일본과 가까운 부산의 조직폭력배는 일본 야쿠자를 모방하고 있으며, 실제로 야쿠자를 찾아가 기업형 운영 방식을 배워 오고 있을 정도다. 이를 통하여 우리나라에 야쿠자 자금이 흘러 들어오고 있으며, 실제 조직폭력배로 신분이 노출된 상당수는 건설업이나 분양 대행업을 운영하는 등 사업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기업의 인수 합병에 관여하기도 한다.

[조직 현황]

2010년 말 기준 부산에서 활동 중인 폭력 조직은 총 22개 조직에 조직원은 396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신흥 조직이나 기존 조직의 하위 조직원 및 조직폭력배 추종 세력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 조직폭력배의 계파는 크게 칠성파 계열과 반칠성파 계열로 나뉘어 적대적인 대립 관계가 계속되어 오고 있다. 반칠성파로 가장 대표적인 조직이 20세기파다. 20세기파는 부산의 최대 파벌인 칠성파에 맞서 1970년대에 형성되었다. 1980년대 중반 신 20세기파로 변신하였으나, 1990년 ‘범죄와의 전쟁’ 때 조직이 와해되었다. 1990년대 후반 다시 재건되는 듯하였으나, 몇 개 분파로 나누어졌다가 ‘통합 20세기파’로 말 그대로 통합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부산의 조직폭력배는 이 두 파벌의 대립 구조를 중심으로 신칠성파, 유태파, 영도파 등의 여러 개 조직이 난립해 있는 상태다.

[운영 방식]

조직폭력배들의 운영 방식도 최근에는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조직폭력배’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이미지처럼 주로 관리 구역을 정하여 유흥업소나 성인 오락실 등에서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받거나 이에 따라 세력 확장을 위한 다툼을 벌여 왔다. 또한 이와 관련된 사업인 주류 도매상 등을 운영하기도 하였다. 그러다 변화를 꾀하면서 한때는 대부업이나 건설업 등에서 자금원을 마련하기도 하였으나, 부동산 시장이 불황을 맞으면서 기업·금융 사기 쪽으로 세를 확장하고 있다.

오늘날 폭력 조직은 기업화되고 있으며 합법적인 사업의 형태를 띠고 있다. 무자본 인수 합병, 회사 자금 횡령, 상장 기업 주가 조작 등 기업 경영에까지 세를 확장하여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심지어 금융 사기 범죄를 주도하기도 한다. 이런 변화 속에서 과거처럼 서로 간의 인간적인 의리보다는 사업적 신뢰를 중시하며, 돈에 죽고 돈에 사는 풍토로 바뀌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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