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범천동에 있었던 금융 기관.

[설립 목적]

동남은행(東南銀行)은 중소기업 금융 전문 은행으로 제도 금융권에서 소외된 기업을 지원하고,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방 중소기업 육성에 활력을 불어 넣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설립되었다.

[변천]

1989년 5월 동남금융 창립총회를 가졌다. 1989년 9월 은행업 영위 인가를 취득하고 상호를 동남금융에서 동남은행으로 변경하였다. 1989년 11월 1일 은행 영업을 개시하였다. 개점 첫날 총 수신고가 신탁 자금을 포함하여 7000억 원에 이르렀고, 1990년 9월 총 수신은 1조 78억 원, 총 여신은 9980억 원으로 확대되었다. 1990년 6월 자회사 동남리스를 설립하였다.

1991년 신설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런던에서 3000만 달러의 변동 금리부 채권을 발행하였다. 미국 뱅커스트러스트와 외환은행이 공동 주관사를 맡고 국내외 7개 금융 기관이 채권 인수단으로 참여하였다. 동남은행은 채권을 룩셈부르크 증권 거래소에 상장하였고, 이를 계기로 국제 자본 시장에도 참여하게 되었다.

1991년 9월 9일 펌 뱅킹 전용 패키지를 개발하여 설치하였다. 동남 톱 라인(TOP LINE)은 은행과 기업의 컴퓨터를 연결해 은행 창구를 이용할 필요 없이 예금, 대출, 외환 관련 정보의 조회 및 집금 업무, 급여 이체 등의 업무를 회사 내 컴퓨터에서 직접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었다. 1992년 7월 신디케이트론 방식으로 2500만 달러의 외화 자금을 도입하였다. 1992년 9월 말 총 여신은 1조 4800억 원이었고 이 가운데 91%인 1조 3400억 원이 중소기업에 집중되었다. 1993년 8월 5일 대우통신이 협력 부산 도시 철도 8개 역에 무인점포를 가능하게 하는 ATM 현금 자동 입출급기를 설치하였다.

1994년 3000만 달러 신디케이트론을 도입하였다. 1994년 10월 말 기준, 총 수신 3조 5억 6100만 원, 총 여신 3조 2102억 원에 이르렀다. 전국에 83개 점포를 두었고, 그중 44개를 부산직할시, 경상남도 지역에 두었다. 창업 기업이나 담보 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 신규 발굴에 주력하여 1,000여 개의 업체에 966억 원을 지원하였다. 1994년 새마을금고를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전산 프로그램 톱 라인을 개발하였다. 1994년 11월 15일 전자 화폐인 전자 지갑을 출시하였다. 플라스틱에 반도체 칩이 내장된 것으로 입출금과 송금은 물론이고 쇼핑까지 가능하였다. 또 각종 회원권 등 수많은 기능을 추가할 수 있었다.

1995년 투자 신탁 회사와 제휴하였다. 1995년 7월 20일 홍콩에 현지 법인인 동남금융유한공사를 설립하였다. 1995년 8월 1일 재정경제원에서 전자 화폐에 대한 승인을 받아 부산광역시 내에서 버스, 지하철, 택시, 주차장, 고속 도로 톨게이트의 5가지 교통수단에 결제 시스템인 하나로 카드를 도입하였다. 1995년 10월 3일 총 수신 4조 원을 돌파하였다.

1996년 7월 3일 주식 시장에 상장하였으며, 1996년 10월 10일 인도네시아 종합 금융 회사인 PT클레몬트파이낸스 주식 50%를 인수하여, 인도네시아에 합작 법인 동남클레몬트파이낸스인도네시아를 설립하였다. 1997년 12월 29일 전산 중계 센터 구축을 완료하였다. 1998년 3월 20일 매일 금융 상품 대상 특별상을 수상하였다. 1998년 6월 29일 금융통화위원회의 영업 정지 결정이 있었고, 퇴출 은행으로 결정되어 한국주택은행에 인수되었다.

[주요 사업과 업무(활동 사항)]

일반 은행 업무와 신탁, 외환 업무 등을 취급하였으며,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주로 하였다. 납입 자본금 1000억 원으로 출범하였고, 대출 금리 체계를 기존의 시중 은행(市中銀行)[전국적 점포망을 가진 상업 은행]보다 우대 금리 기준으로 0.25%씩 낮춤으로써 대출자의 이자 부담을 덜어 주는 등 적극적인 중소기업 대출을 하였다.

동남은행은 부산·경남 지역 상공인과 주민이 전체 자본금 중 70%를 출자하였으며, 나머지는 중소기업은행과 국민은행이 각각 8%씩, 부산 지역 단자 보험 회사 등이 14%를 출자하였다. 은행권 최초로 창구 단말기를 PC로 교체하고 제2 금융권이 금융 공동망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가상 계좌 시스템을 처음 시도하였다. 또 국내 처음으로 교통 카드 시스템에 스마트카드를 도입,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의의와 평가]

동남은행은 9번째 시중 은행이며, 대한민국 최초로 전국 은행 중 서울특별시가 아닌 부산광역시에 본점을 둔 금융 기관이었다. 설립 초기에는 본점과 서울·경기 영업 본부, 온천동 지점, 장림동 지점을 두었다. 부산광역시 사하구 장림동에 장림동 지점을 둔 것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준 것이라 할 수 있다.

하나로 카드로 대표되는 전자 화폐를 최초로 도입하는 등 IT 기술을 광범위하게 적용한 선진적인 은행이었다. 부산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공격적인 지원을 하였음은 물론이고 부산 지역에 대한 연구도 한 은행이다. 대표적 연구로 1994년 6월 17일 동남은행 지역개발연구실이 해방 후부터 1993년까지 부산 지역 사회 경제, 산업 문화 등을 연구한 문헌 4,138건을 수록한 부산권 연구 문헌 목록집을 발간하기도 하였다.

중소기업 의무 대출 비율이 90%로 높았고, 다른 시중 은행이나 지방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중소기업에 대출할 수밖에 없었다. 중소기업의 대출 비중이 높으니 가계 자금을 제대로 대출할 수 없었다. 또 총 예수금 중 가계 자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45%선으로 예금 은행 평균보다 20% 낮았다. 이 부족분을 고금리인 신탁 자금으로 충당하였지만 마진율이 미미하였다. 이러한 구조적 제약 속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에 대한 보상적인 혜택은 없었다. 동남은행의 퇴출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고 할 수 있으며, 예견된 부실과 퇴출이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