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101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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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Water Hoe |
이칭/별칭 | 낫,게호미,정게호미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물품·도구/물품·도구 |
지역 | 부산광역시 영도구|기장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안미정 |
[정의]
부산광역시 영도구와 기장군 일대에서 해녀들이 사용하는 도구.
[개설]
물호미는 미역이나 톳과 같은 바다의 해초를 채취할 때 사용하는 낫이다. ‘물’호미라 하는 이유는 바다 일을 할 때 쓰기 때문에 농사용의 호미와 구분하는 것이다. 그러나 형태상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물호미는 쇠 날을 나무 자루 속에 박지 않고 밖으로 부착하여 철사로 단단히 조여 매는 것이 특징이다. 바닷물 속에서도 쇠 날이 자루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고안된 것이다. 부산광역시 영도구 동삼동 해녀들은 물호미를 ‘낫’이라 부른다.
[연원 및 변천]
물호미의 연원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부산광역시 영도구 동삼동 등 부산 지역 해녀들이 사용하는 물호미는 제주도와 같은 종류의 것이며, 제주도 출신이 이 지역에 많이 거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로 도구에 미친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일반적으로 동서 남해안에서 볼 수 있는 어로용 호미는 그 이름이 다양하지만 대개 조개류와 연체류 등 움직이는 생물을 채취하는 데 비해, 물호미는 해초 채취용으로 쓰인다는 점에서 다르다. 그리고 조개류 등을 채취하는 호미는 제주도와 남해안에서 호미 외에도 ‘깔쿠리’·‘갈퀴’ 등의 이름으로 불리고, 그 모양새도 조금씩 다르나 기본적으로 낫과는 구분된다.
한편, 유사한 작업을 하는 일본의 해녀[아마]들에게서 물호미에 대한 보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1960년대 이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한 일본 해녀 사진 자료에서는 물호미보다 조금 긴 낫을 볼 수 있는데, 해녀[해사] 관련 보고 자료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최근 한국에서도 물호미의 사용은 그다지 빈번하지 않다. 부산 해녀들도 물호미보다는 ‘호맹이’라 불리는 도구를 더 자주 사용한다. 양식 미역이 많이 생산되므로 예전만큼 자연산 미역 채취가 줄어들었고, 간혹 자급용으로 채취하는 것은 호맹이로 대신할 수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형태]
물호미는 25㎝[한 뼘이 조금 넘는] 정도의 나무 자루에 초승달 모양의 쇠 날을 나무 자루에 박거나 옆으로 잡아매었다. 쇠와 나무 자루가 분리되지 않도록 연결 부위에 철사로 단단히 조여 맨다. 그리고 물에서 놓치지 않도록 자루 끝에 구멍을 내 고무줄을 달았다. 어로용 낫은 크기에 따라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큰 낫[듬북 낫·낫대]은 배 위나 조간대에서 미역이나 듬북[모자반]을 채취할 때 사용하며 낫의 자루가 5m가량으로 길다. 이에 비해 작은 낫[물호미]은 수중이나 조간대에서 미역이나 톳, 모자반 등을 채취할 때 사용하며, 자루의 길이가 25~30㎝가량으로 짧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물호미의 모양이 낫과 같음에도, 호미라는 말이 붙은 것은 제주에서 낫을 호미로 부르는 것과 같은 연유이다. 해녀들이 수중에서 미역을 채취할 때나, 어촌계원들이 조간대에서 톳을 채취할 때도 물호미를 사용한다. 따라서 ‘호미’라 하지만 호미가 아니라 낫의 기능을 하는 어로 도구이다. 해초 채취용은 ‘듬북 낫’과 ‘낫대’가 있고, 이들 낫은 듬북과 미역을 채취할 때 사용하는 공통점이 있으나 나무 자루가 긴 것이 다르다. 조개 채취용으로는 ‘우럭 호미’, ‘물백합 호미’가 있는데, 우럭이라는 조개와 백합조개를 채취할 때 사용하는 것으로 나무 자루가 물호미와 가장 흡사하다.
듬북 낫은 제주도에서 듬북이라는 해초를 배 위에서 베어 낼 때 사용하였던 것으로, 자루의 길이가 3~5m이고 쇠 날은 1m 내외이다. 낫대는 강원도와 경상북도 울진 등지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자루는 듬북 낫처럼 길지만 날의 길이가 30㎝ 이내로 짧다. 날의 폭이 좁고 작아야 물살의 힘을 덜 받아 미역을 베기가 좋기 때문이다.
반면, 우럭 호미는 전라남도 광양시 태인동에서 볼 수 있는데 물호미와 가장 유사하고, 이보다 자루가 조금 더 긴 것으로 경상남도 하동군 하동읍의 우럭 호미와 하동군 금성면의 물백합 호미가 있다. 이 같은 호미는 섬진강 하류 지역에만 분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처럼 물호미와 기능과 형태에서 유사한 호미들이 있고, 배 위와 조간대, 수중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제주도 ‘해녀 노래’ 한 부분에는 물호미에 대한 묘사가 있다. 그 일부를 보면 다음과 같다.
이여싸 이여도 사나[이여싸 이여싸나]
손에다 빗창을 줴곡[한 손에다 빗창을 쥐고]
손에다 호미를 줴영[한 손에다 호미를 쥐어]
메역셍복 다근[미역 전복을 따다간]
어린식 공부영[어린 자식 공부하여]
즤주판 시길랴고[제주 판사 시키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