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68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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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虎狼-將棋- |
영어의미역 | A Scholar Plays Korean Chess with a Tiger |
이칭/별칭 | 「노인으로 둔갑한 호랑이와 장기 둔 선비」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개금동 |
집필자 | 신주영 |
[정의]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개금동에서 내기 장기를 둔 선비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채록/수집 상황]
2010년 부산광역시 부산진구청에서 발행한 『내 사랑 부산진, 그 세월의 흔적을 찾아서』의 249~250쪽에 「노인으로 둔갑한 호랑이와 장기 둔 선비」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이는 2010년 2월 4일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개금동으로 현지 조사를 나가 주민 조성교[성별·나이 미상]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내용]
옛날에 하루 종일 장기만 두는 선비가 있었다. 선비의 장기 실력은 비할 데가 없이 뛰어났으나 장기만 둔 탓에 집안이 가난해졌다. 참다못한 선비의 부인이 선비를 내쫓았다. 장기판만 달랑 들고 길을 나선 선비는 갈 곳 없이 떠돌다가 정자나무 그늘에 앉아 혼자 장기를 두기 시작했다.
그때 한 노인이 다가와 같이 장기 두기를 청했다. 노인은 선비에게 그냥 장기를 두면 재미가 없으니 내기 장기를 두자고 한다. 장기에서 이기는 사람이 상대를 잡아먹기로 하자는 내기였다. 선비가 노인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장기를 두기 시작했는데 노인의 실력이 생각보다 뛰어나서 장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이에 선비는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어던지고 장기에 몰입했다. 선비는 장기의 수가 보이지 않으면 남근으로 장기판을 툭툭 치기도 하고, “장이야!” 하고 일부러 큰소리를 치기도 했다.
그러자 노인이 선비의 남근을 보고 그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선비는 그것이 총이라고 대답했다. 노인은 그럼 그 뒤에 붙어 있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선비는 그것이 총알이라 하였다. 그 말을 들은 노인은 혼비백산하여 도망을 갔는데, 실은 호랑이가 노인으로 둔갑하여 선비를 잡아먹으려고 왔다가 선비가 총을 가진 것을 알고 놀라서 도망간 것이었다.
[모티프 분석]
「호랑이와 장기 둔 선비」의 주요 모티프는 ‘상대 잡아먹기 내기 장기’이다. 호랑이는 우리 설화 속에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개금동에서 채록된 「호랑이와 장기 둔 선비」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우둔한 유형의 호랑이이다. 호랑이는 민중의 삶을 위협하는 두려운 존재였다. 하지만 민중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민담에서 호랑이는 종종 어리석은 모습을 보여 준다. 곶감이 무엇인지 모르고 속아 도망가는 호랑이나, 「호랑이와 장기 둔 선비」에서처럼 남근을 총이라고 믿고 도망가는 호랑이는 무지하고 어리석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호랑이를 이렇게 등장시키는 것은 호랑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자 하는 민중 의식의 반영이기도 하며, 동시에 호랑이가 상징하는 지배 권력층에 대한 비판과 저항 정신의 반영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