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66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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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親舊- |
영어의미역 | A Story of a Man Living with the Wife of His Friend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부산광역시 강서구 송정동 |
집필자 | 조정효 |
[정의]
부산광역시 강서구 송정동에서 친구 아내와 살게 된 도령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친구의 아내와 살게 된 이야기」는 강판사집 이웃 처녀를 거부한 류도령과 이런 류도령을 거부한 과부의 정절담이고, 김진사가 며느리를 죽였다는 누명담이며, 류도령과 친구 아내가 부부가 되어 잘 살았다는 호연담(好緣談)이다.
[채록/수집 상황]
1983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간행한 『한국 구비 문학 대계』-경상남도 김해시·김해군편에 「친구의 아내와 살게 된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이는 1982년 7월 27일 부산광역시 강서구 송정동으로 현지 조사를 나가 주민 김종만[남, 70]으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내용]
안동 지방에 버들 류자를 쓰는 양반이 살았는데 몹시 가난했다. 아들 공부를 시키려 하니 형편이 안 되어 서울의 친구 강판사 댁에 아들을 보냈다. 그 집 아들도 독자인데 생년월일시(生年月日時)가 아들과 같았다. 그렇게 공부를 같이 하다 강판사집 아들은 나이가 차서 장가를 들게 되었다. 그때 마침 강판사집 이웃에 강원도에서 이사 온 사람이 있었는데 우연히 그 집 처녀가 세수하는 류도령을 보고 상사병이 나서 누웠다. 무당을 불러 굿을 해도, 의사를 불러 치료를 해도 병의 차도가 없었다. 처녀가 죽을 지경이 되어서야 그 총각 이야기를 하니, 이야기를 들은 처녀의 외삼촌이 강판사댁에 와서 자초지종을 말하고 의향을 물었으나 류도령은 수차례 거절했다. 이에 강판사가 “남자가 열 계집도 한다하는데, 사람을 살려야지 죽일 수가 있느냐?” 하며 아무리 친구의 자식이라 해도 공부를 못 시키겠으니 나가라 하였다. 류도령은 그 댁을 나왔는데 그날로부터 누워 있으면 눈에 혼 같은 무엇이 일렁거려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래서 깊은 산중의 절로 옮겨 공부를 하니 그때부터는 또 괜찮아졌다.
한편, 이웃 마을에 김진사라는 사람이 큰집에 제사가 있어 새로 본 며느리만 두고 제사를 지내러 갔다. 그때 중 하나가 동냥을 왔다가 새댁을 보고 마음이 동해 겁탈을 하고자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자 차고 있던 채칼로 새댁의 목을 찌르고 나왔다. 김진사가 돌아와 기척이 없어 며느리 방문을 열어 보니 방에 피가 흥건했다. 그런데 때마침 이웃 사람이 며느리 방에서 나오는 김진사를 목격하는 바람에 김진사가 누명을 쓰게 되었다. 새댁을 죽인 이 중은 바로 류도령이 공부하고 있던 절에 기거하고 있었는데, 류도령과 술을 마시다가 그만 이 이야기를 하고 말았다. 류도령이 대번에 중을 발로 차서 바위 밑으로 떨어뜨렸다. 그러자 공중에서 웃음소리와 함께 고맙다는 인사가 들렸는데, 바로 새댁의 영혼이었다. 류도령은 그 길로 절에서 도망쳐 산을 내려왔다. 밤이 깊어 젊은 과부 집에서 밥을 얻어먹게 되었다. 그런데 류도령이 과부를 보고 마음이 동해 여자에게 사정을 하였다. 그러자 여자는 “글귀를 내놓을 테니 화답만 하면 허락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글귀가 너무 어려워 대답을 못하고 그 집을 나왔다.
류도령이 서울의 강판사댁에 가 보니 담장이 다 무너지고 집이 형편없었다. 알고 보니 강판사 집안은 망하고 아들도 죽고 강판사와 며느리만 살고 있었다. 류도령이 하룻밤 머무르려고 예전에 기거하던 방에서 잠시 쉬고 있었다. 그런데 이전 친구의 마누라가 술상을 차려와, “마음이 동해서 서방님한테 몸을 풀러 왔다.” 하는 것이었다. 도령은 내키지 않아서 일전에 과부가 내놓았던 글귀를 보여 주고 화답하면 응하겠지만 못하면 매질을 하겠다고 하였다. 이 색시 역시 글귀에 대답을 못했다. 도령이 회초리를 드는데 마침 강판사가 보고는 “내 나이 칠십인데 뒤에 아무도 없으니 네가 내 아들이 되고 너희들이 내외간이 되어 자식을 낳고 살아라.”고 하였다. 결국 둘이 부부가 되어 아들 삼 형제를 낳고 잘 살았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친구의 아내와 살게 된 이야기」의 주요 모티프는 ‘원통함을 풀어 주는 해원(解寃)’, ‘부부가 될 운명’ 등이다. 그런데 「친구의 아내와 살게 된 이야기」는 특이하게도 두 개의 원한과 두 소원이 중첩되어 있다. 김진사의 며느리가 중에 의해 억울한 죽음을 맞게 된 것과, 그 죽음의 원인에 대한 누명을 김진사가 쓰게 되었다는 것이 두 개의 원한이며, 강판사의 며느리가 류도령과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는 것과 강판사가 류도령을 아들로 삼아 며느리와 연을 맺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두 개의 소원이다. 그 가운데 류도령은 이 두 원한과 소원을 모두 풀어 주고 이루어 주어 행복한 노후를 누린다는 것이 「친구의 아내와 살게 된 이야기」의 기본 축을 형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