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65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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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左水營漁坊- |
영어의미역 | Eobang Nori in Jwasuyeong[Fishing Village Festival] |
분야 | 생활·민속/민속,문화유산/무형 유산 |
유형 | 작품/무용과 민속극 |
지역 | 부산광역시 수영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국희 |
[정의]
부산광역시 수영구에서 후릿그물로 고기 잡는 과정을 엮은 민속놀이.
[개설]
좌수영어방놀이는 수영만(水營灣) 앞바다에서 고기잡이를 했던 일련의 어로 행위와 그에 따르는 민요를 재현한 놀이이다. 수영만은 1592년(선조 25)부터 근 300년 동안 경상좌도 수군절도사영이 있었던 곳으로 현재의 수영동, 망미동, 민락동, 광안동, 남천동 일대를 아우르는 지역이다. 경상좌수영의 어방은 수영의 민간인과 수군들이 서로 상조하는 어업 협업체로, 수군들은 조선 및 항해술과 노동력을 제공하고 어민은 수군의 부식으로 어획물을 제공했다.
이곳의 어부들은 가후리[지인망(地引網): 물가에 긴 그물을 둘러쳐서 양 끝에 줄을 연결하여 육지에서 끌어당겨 어획하는 어구]로 멸치잡이를 했는데, 배에 그물을 싣고 가면서 해안에서부터 반원형으로 고기떼를 둘러싸고 양쪽 벼릿줄을 육지에서 끌어당겨서 고기를 잡는 방법이다. 후릿그물을 잡아당기는 일은 힘들고 여러 사람이 호흡을 맞추어야 하므로 사람들은 작업의 고단함을 덜기 위해 어로요(漁撈謠)를 불렀다.
6·25 전쟁 이후 수영 일대가 도시화되면서 더 이상 멸치잡이 후리질을 하지 않게 되자, 소중한 전통 문화가 사라지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수영 사람들이 이를 보존하고 전승하려는 목적으로 연희화하여 ‘좌수영어방놀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1978년 5월 9일 국가무형문화재 제62호로 지정받았고,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국가무형문화재로 재지정되어 지금까지 활발하게 전승되고 있다.
[구성 및 형식]
좌수영어방놀이는 수영의 어로 과정을 민속놀이로 연행하기 알맞게 재구성하였는데, 어로요를 중심으로 고기잡이의 전 과정을 재현한다. 연희의 구성은 서두 춤판 놀이, 용왕 고사, 내왕소리, 사리소리, 가래소리, 칭칭 소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용]
1. 서두 춤판 놀이
놀이꾼들이 각자가 필요로 하는 소도구를 들고 나와 놀이마당을 빙빙 돌며 신나게 춤을 춘다. 이 마당은 놀이의 서막에 해당하는데, 앞소리꾼이 칭칭 소리의 사설을 메겨 주면 놀이꾼들은 소리를 받지 않고 춤만 추면서 놀이마당을 빙빙 돈다.
2. 용왕 고사
바다를 향하여 고사 상을 차려 놓고 선주가 제사를 지낸 후 사설을 잘 읊는 사람이 나와 사설을 읊으며 춤을 춘다. 어부들과 아낙들은 고사 상 뒤로 모여 서서 합장하며 풍어가 되기를 축원한다. 사설은 다음과 같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용왕님전에 비나이다/ 동해바다에 용왕님요 서해바다에 용왕님요/ 남해바다에 용왕님요 북해바다의 용왕님요/ [중략]/ 우리 어부들 만수무강 하시기를 용왕님전에 비나이다.”
3. 내왕소리
어부들이 줄 틀에 매달려 굵은 밧줄을 꼬면서 부르는 노래이다. 이 밧줄은 끌줄이라 하는데, 후릿그물의 양쪽 다불줄[벼리줄]에 매달아서 고기를 포획하여 끌어당길 때 쓰는 줄이다. 줄 꼬기 작업이 실제로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지루하므로, 노래를 불러 지루함을 덜고 일의 능률을 높이는 것이다. 놀이판에서는 두 대의 줄 틀을 적당한 간격으로 놓은 후 한 틀에 8명이 작업을 하는데, 북재비와 앞소리꾼이 양쪽 줄 틀의 가운데에 서서 앞소리를 메기고 북을 치며 흥을 돋운다. 가사는 다음과 같다.
“에-헤이 에헤야/ 에-헤이 에헤야/ 운천강에 에헤야/ 가닥났다 에헤야/ 남걸비야 에헤야/ 남걸비야 에헤야/ 거제봉산에 에헤야/ 남걸비야 에헤야/ [이하 생략].”
4. 사리소리
후릿그물로 고기를 포획하여 끌어당기는 과정을 놀이화한 것이다. 실제로 작업할 때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야 하므로 어부들은 물론 마을 사람들도 바닷가로 나와 그물 줄을 당겨 주고 짓[대가로 받는 생선]을 얻어가기도 했다. 이때 사설꾼과 북재비는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춘다. 가사는 다음과 같다.
“오-호 사리여 오-호 사리여/ 이줄을놓고 오-호 사리여/ 저줄을땡기라 오-호 사리여/ 저줄을놓고 오-호 사리여/ 이줄을땡기라 오-호 사리여/ [이하 생략].”
5. 가래소리
해안이나 뱃전에 끌어올린 고기를 가래[원래는 나무로 만든 삽을 말하나, 여기서는 그물로 만든 고기 퍼 담는 기구를 일컬음]로 퍼 담을 때 부르는 노래이다. 그물에 잡힌 멸치나 잡어를 가래로 바구니에 담아 주면 아낙네들이 큰 바구니에 갖다 붓는다. 가래소리는 해안 지방의 고기잡이 하는 마을에서는 흔한 노래이나, 지역에 따라 가사나 가락이 조금씩 다르다. 수영의 가래소리 박자와 선율은 내왕소리 때와 같다. 사설꾼과 북재비는 계속 춤을 추며 활동한다. 가사는 다음과 같다.
“오-호 가래야 오-호 가래야/ 이가래가 누가랜고 오-호 가래야/ 우리선주 가래로다 오-호 가래야/ 가래목은 반장사요 오-호 가래야/ 서발가래 대가래요 오-호 가래야/ [이하 생략].”
6. 칭칭 소리
어로 작업이 풍년일 때 선주는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해신[용왕]에게 고사를 드리고 다음의 풍어를 기원한다. 어부들은 술과 음식을 먹으며 고기잡이의 노고를 잊고 풍악을 치고 칭칭 소리를 부른다. 이 과장은 민속놀이의 끝놀이인 판굿 놀이에 해당하므로,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놀이에 소용되었던 도구를 들고 나와 원형을 지어 빙빙 돌며 춤을 춘다. 가사는 다음과 같다.
“겨기나칭칭노네 겨기나칭칭노네/ 얼씨구나 절씨구나 겨기나칭칭노네/ 청청하늘에 잔별도많고 겨기나칭칭노네/ 이내가슴에 수심도많고 겨기나칭칭나네/ 시냇가에 잔돌도많고 겨기나칭칭나네/ 헌두디기 이도많고 겨기나칭칭나네/ [이하 생략].”
[연행 시기 및 관련 의례]
좌수영어방놀이는 민속 행사나 지역 축제 등에서 연행되고 있다.
[현황]
좌수영어방놀이는 수영고적민속예술보존협회를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으며 박등무, 김태롱, 김정태가 보유자로 있다.
[의의와 평가]
좌수영어방놀이는 멸치잡이 후리질에 직접 참여했던 노인들이 중심이 되어 소도구를 제작하고 노동 현장을 재현하여 과거의 고기잡이 작업을 생생히 보여 주면서, 아울러 어로요를 전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적 가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