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53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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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福- |
영어의미역 | I Have My Own Blessing |
이칭/별칭 | 「쫓겨난 딸과 숯 굽는 총각」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부산광역시 강서구 송정동 |
집필자 | 김현주 |
[정의]
부산 지역에서 숯구이 총각에게 시집간 막내딸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내 복에 산다」는 “너는 누구 덕에 먹고 사느냐?”라는 부친의 물음에 “내 복에 먹고 산다.”고 대답했다가 쫓겨난 막내딸이 숯 굽는 총각과 결혼을 하고 금덩이를 얻어서 부자가 되었다는 발복담이다. 이는 「숯구이 총각의 생금장」, 「복 많은 백정의 딸」, 「막내딸과 숯구이 총각」 등과 같이 각기 다른 제목으로 전국에 널리 퍼져 있다.
[채록/수집 상황]
1983년 12월 30일에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발행한 『한국 구비 문학 대계』-경상남도 김해시·김해군편에 「쫓겨난 딸과 숯 굽는 총각」(1),(2)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이는 1982년 7월 27일 김승찬·김경숙 등이 부산광역시 강서구 송정동[구 경상남도 김해군 녹산면 송정리]으로 현지 조사를 나가 주민 김종만[남, 70], 정준탁[남, 66] 등으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내용]
부산광역시 강서구 송정동에는 ‘내 복에 산다’ 형의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첫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어떤 부자가 딸들을 불러 놓고 “너는 누구 덕에 먹고 사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다른 딸들은 다 “아버지 덕에 먹고 삽니다”라고 대답하는데, 막내딸만이 “내 복에 먹고 삽니다”라고 대답했다. 그 말을 들은 아버지는 화가 나서 막내딸을 쫓아냈다.
쫓겨난 막내딸은 길에서 숯 굽는 총각을 만났는데, 날이 어두워져 그 총각을 따라가 하룻밤을 보내고 부부가 되었다. 아침에 밥을 가지고 숯 굽는 가마로 갔더니, 가마가 전부 금덩이였다. 그것을 본 막내딸은 총각에게 숯은 팔지 말고 금덩이만 갖다 팔라고 했다. 금을 팔아 논을 사서 부부는 부자가 되었다. 반면에 막내딸을 내쫓은 부잣집은 차차 살림이 기울었다. 막내딸은 친정집 논을 다 사서 친정집 부모를 먹여 살렸다. 그래서 결국에는 “내 복에 먹고 산다”라고 한 막내딸의 말대로 되었다고 한다.
둘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어떤 부자가 세 딸이 있었는데, 하루는 딸들을 불러서 “누구 덕으로 먹고 사느냐?”라고 묻자 큰딸과 둘째 딸은 “다 아버지 덕입니다”라고 대답하는 반면에 막내딸은 “내 덕으로 먹고 삽니다”라고 했다. 화가 난 아버지는 막내딸을 집에서 쫓아냈다. 그 막내딸의 이름이 복남이였다.
복남이는 집을 나가서 산속으로 들어갔는데, 금세 밤이 깊어 버렸다. 산속에서 불빛을 따라가 보니 조그마한 움막이 하나 있었다. 그 움막 안에는 숯 굽는 총각과 그의 노모가 살고 있었는데, 복남이는 그 집에서 며칠을 머물렀다. 그러던 어느 날, 복남이는 총각을 따라 숯 굽는 가마를 구경하러 갔다. 복남이가 보니 가마 위를 덮은 구들장이 전부 금덩이였다. 복남이는 총각에게 내일부터는 구들장을 한 짐씩 지고 시장에 가서 팔아 오라고 했다. 금덩이를 다 팔고 나니, 복남이와 총각은 청기와 집을 몇 채나 지을 수 있었다. 복남이는 청기와 집을 지으면서 열 두 대문을 달았는데, 대문을 열고 닫을 때 ‘복남아’ 하는 소리가 나도록 만들었다.
한편, 딸을 쫓아낸 그 집안은 하루하루 쇠락하여 망하고 말았다. 그리하여 딸을 쫓아낸 아버지와 어머니는 전국 방방곡곡으로 먹을 것을 얻으러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한 곳에 가니 좋은 청기와 집이 줄줄이 수십 채가 있기에 주인이 있는 제일 큰집을 찾아가서 밥이라도 한 술 얻어먹으려고 대문을 잡아당기니 “복남아” 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쫓아낸 딸 생각에 감정이 솟구쳐 대문을 부둥켜안고 아침 내내 그 열 두 대문을 열었다 닫았다 했다. 복남이가 하인에게 대문 밖이 왜 이리 시끄럽냐고 묻자 하인은 어떤 노파가 와서 아침 내내 대문을 닫았다 열었다 한다고 했다. 복남이가 하인에게 그 노파를 데리고 오라 하여 노파에게 “왜 남의 집 대문을 잡고 이렇게 통곡하는가?” 하고 묻자, 그 노파는 “우리가 밥을 얻어먹으려고 왔는데 자꾸 대문이 우리 막내딸 이름을 불러서 막내딸 생각이 나서 울었습니다.”라고 했다. 그 말을 들은 복남이가 노파를 자세히 보니 바로 자기의 부모였다. 그리하여 부녀가 상봉하게 되었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내 복에 산다」의 주요 모티프는 ‘부자가 된 숯쟁이’, ‘쫓겨난 딸의 발복’ 등이다. 부자가 된 숯쟁이 모티프는 딸이 부친에게 쫓겨나 숯구이[숯장사]와 결혼하는 경우와, 부친의 의도대로 혼인하여 살던 중 남편이 아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쫓아내자 숯구이와 결혼하는 두 가지 유형이 일반적이다. 「내 복에 산다」는 전자에 해당되는데, 막내딸이 아버지와 복에 관한 문답을 나누다가 쫓겨나 숯구이 총각을 만난 뒤 금덩이를 발견하고 친정 부모를 찾아서 먹여 살린다는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한 「내 복에 산다」를 쫓겨난 딸이 부자가 되어 빈곤해진 부모를 먹여 살린다는 ‘쫓겨난 딸의 발복’ 유형으로 볼 수 있는데, 『삼국유사(三國遺事)』의 「온달」이나 무속 신화 「제주도 삼공본풀이」와도 그 맥이 닿아 있다. ‘쫓겨난 딸의 발복’ 유형은 다시 세부적으로 구분된다. 쫓겨난 딸이 금을 발견한 후 치부(致富)로 끝맺는 ‘축출 발복’형과, 딸이 몰락한 아버지를 찾아 모시는 ‘축출 재회’형이 그것이다. 송정동의 「내 복에 산다」는 축출 재회형으로, 막내딸이 자신을 내쫓은 아버지를 다시 만나기 위하여 대문을 열고 닫을 때 ‘복남아’ 하는 소리가 나도록 했다는 일종의 효행담이 가미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