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5175 |
---|---|
한자 | 舊石器時代 |
영어의미역 | The Paleolithic Period |
분야 | 역사/전통 시대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부산광역시 |
시대 | 선사/석기 |
집필자 | 장용준 |
[정의]
부산 지역에 있는 구석기 시대의 사회와 문화.
[개설]
우리나라의 구석기 유적은 대부분이 중기와 후기 구석기 시대에 해당하며, 전기 구석기 시대의 유적은 그리 많지 않다. 부산 지역의 좌동 구석기 유적·중동 구석기 유적·청사포 유적은 모두 후기 구석기 시대에 해당하며, 빙하가 가장 발달하였던 시기[최대 빙하 발달기]가 조금 지난 뒤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기에는 바다의 해수면이 100~135m 정도까지 낮아질 정도로 추위가 덮쳤다. 1만 7000년~1만 년 전에는 전나무속, 자작나무속과 함께 초본류들이 가장 많았다. 당시에 살았던 사람들은 지금보다 더 추운 기후 속에서 생존을 위해 노력하였다.
일반적으로 구석기 시대 사람들은 250만 년을 전후해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가르히 또는 호모 하빌리스로 진화하기 시작하여 호모 에렉투스, 호모 사피엔스를 거쳐 후기 구석기에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로 진화한 인류가 부산 지역에 살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부산 지역의 구석기 유적지에서 집터나 화덕 자리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집이나 텐트를 지어 화덕 자리를 만들어서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도구 문화]
구석기 시대의 도구 문화는 돌날[석인(石刃)] 문화와 좀돌날[세석인(細石刃)] 문화로 나누어지며, 석기로 만든 수렵 도구인 찌르개가 출현한다. 중동 구석기 유적에서 출토된 끼움식 찌르개는 1만~2만 년 전에 사용된 도구이다. 이러한 찌르개는 최고의 기술이 집대성된 도구로 뼈 도구와 석기를 결합한 매우 정교한 석기로서, 대부분 소형이면서 가벼워 본격적인 원거리 사냥이 가능한 장점이 있었다. 후기 구석기에도 석영계 석기 전통이 지속적으로 사용되었으나, 주먹 도끼·찍개 등과 같은 몸돌[석핵(石核)] 석기의 비중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좌동 구석기 유적과 중동 구석기 유적에서는 다량의 석기 제작과 관련된 유물들이 출토되었는데, 직접떼기와 눌러떼기로 떼어내거나 다듬어서 석기를 완성하였다. 좌동 구석기 유적에서는 석기 제작과 관련된 특별한 유구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석기 제작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3개의 작은 구역에서 소형 격지를 떼어내기 위한 몸돌이 출토되었다. 이것은 바깥에서 안쪽으로 박리(剝離)[떼기]가 진행된 특징이 있다. 망치돌과 모룻돌은 물론 다수의 석기 부스러기들이 출토된 것으로 보아 유적 내에서 석기가 만들어졌다. 소형 격지들을 다량으로 생산하여 석기를 만든 것이 특징이다. 석재는 95%가 이암(泥巖)으로 만들어졌고, 석영과 안산암도 사용되었다.
후기 구석기의 대표적인 석기 제작 기법인 좀돌날 기법이 확인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중동 구석기 유적은 한반도 남부 지역의 대표적인 좀돌날과 관련된 유적으로, 좀돌날을 활용하여 조합식 찌르개를 만들어 동물을 사냥하였다. 좌동 구석기 유적의 구석기인들은 작은 격지들에 있는 날을 활용하여 도구로 사용하였다.
한편 중동 구석기 유적에서 출토된 밀개를 이용하여 사냥한 동물들의 가죽을 다듬어 옷이나 신발을 만들었다. 또한 생활에 필요한 각종 생필품을 만들었을 것이다. 좌동 구석기 유적과 중동 구석기 유적에서 출토된 긁개나 칼을 이용하여 사냥감을 해체하기도 하였다. 중동 구석기 유적에서 출토된 새기개는 골각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소재를 분할하거나, 조합식 찌르개나 칼을 만들 때 필요한 구멍을 내는 데 사용하였다. 뚜르개는 물건에 구멍을 뚫을 때 필요한 도구였다. 또한 좌동 구석기 유적에서 출토된 갈린 석기들로 보아 주변에서 채집한 식물들도 섭취한 것으로 추정된다.
[의의와 평가]
부산의 구석기인들은 자원에 대하여 풍부한 지식을 활용해 이동하면서 수렵과 채집 생활을 하였다. 특히 주변에서 획득 가능한 모든 식량 자원을 이용하였으며, 석재와 같은 것은 원거리에서 구하기도 하였다. 좌동 구석기 유적은 부산은 물론 영남 지역에서 정식 발굴 조사된 대규모 구석기 유적으로, 남부 지방의 후기 구석기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자료이다. 부산의 역사를 구석기 시대까지 올려 주는 중요한 유적이다. 특히 소형 석영제 석기들을 이용한 석기 제작 및 사용이 매우 특징적인 유적으로 일본 규슈[九州] 지역과의 관련성이 주목받고 있다. 한편 부산 지역에서 구석기 시대의 유적이 발견된 곳이 세 곳뿐이며, 부산의 구석기 시대 양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기에는 부족하므로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