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35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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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賣子 |
영어의미역 | Selling of Children to Healthy Families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부산광역시 금정구 두구동 |
집필자 | 박기현 |
[정의]
부산 지역에서 아이의 장수를 빌기 위하여 타인과 수양 관계를 맺는 의례.
[개설]
매자(賣子)는 아이의 건강을 지키고, 무병장수를 기원하기 위하여 점쟁이나 산신 또는 점쟁이가 정해 주는 의모(義母)[수양어머니]에게 아이를 파는 의례이다. 이때 아이를 판다는 것은 신력(神力)을 지닌 존재에게 아이에 대한 책임을 맡겨 아이를 보호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매자는 무속에도 존재한다. 무속에서는 부모들이 아이의 나이가 홀수일 때 무당에게 ‘명다리’라는 것을 만들어 바친다. 명다리는 무명천에다 아이의 생시(生時), 성명과 ‘수명장수(壽命長壽)’, 또는 ‘수명장수 재수발원(壽命長壽 財數發願)’ 등의 글을 써 놓은 것을 말한다. 이때 바친 명다리는 칠성님 전에 놓고 아이의 장수를 빌어 주며, 이후 칠성 전 아래 함이나 신단 밑에 보관한다. 칠성은 북두칠성을 말하는 것으로, 민간 신앙에서도 사람의 명운을 관장한다고 믿는 존재이다. 이러한 행위를 무속에서도 아이의 무병장수를 위하여 무녀에게 ‘아이를 파는 것’이라 한다.
이렇게 무당에게 팔린 어린아이는 무당의 자녀가 되어 무당의 ‘신딸’과 ‘신아들’이 되고, 무당은 ‘신어머니’가 되는 단골 관계가 성립된다. 이것은 어린아이의 장수를 신력(神力)이 있는 무당이 책임진다는 신앙에서 나온 것이다. 무당은 이 아이들의 수명장수를 빌어 주어야 하는 의무가 있어서 자신의 굿을 할 때에는 반드시 이 아이들의 명다리를 가지고 춤을 춘 다음 축원을 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매자 의례는 부산 지역에서도 전해 내려오는데 금정구 두구동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연원 및 변천]
매자 의례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기원 형태나 내용을 살펴보았을 때 마을에서 행해지는 매자는 무속에서 나왔으리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즉 본격적인 무속의 매자가 단순화된 형태의 매자로 변했을 것이다.
[절차]
부산광역시 금정구 두구동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점쟁이나 산신, 점쟁이가 정해 주는 의모와 수양(收養) 관계를 맺고 아이의 수명장수를 빈다. 점쟁이를 어머니로 모실 때는 점쟁이에게 속옷을 해 주고 평생 동안 어머니로 모신다. 또 점쟁이와 산모가 같이 고목나무나 큰 바위 또는 산신에게 아이를 팔기도 한다. 산신에게 팔 경우에는 제사 음식과 같이 음식을 해 놓고 “할아버지 아닙니까, 어떻든지 애 수명이 길도록 해 주시오” 등의 말을 하며 빈다. 또 점쟁이가 의모를 정해 줄 경우 옷을 한 번 해 주는데, 의모는 아기 밥그릇을 사 주고, 아기는 의모가 죽으면 상주 노릇까지 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오늘날과 달리 의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아이가 태어나더라도 그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무사히 자라도록 하는 것은 매우 힘들고도 중요한 일이었다. 민간 신앙에서 ‘삼신’이 매우 중요하게 받들어지는 것 역시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삼신은 ‘삼신할머니’라고도 불리는데, 그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여신으로서 기자(祈子)의 대상으로부터 출산 및 육아 그리고 산모의 건강까지를 담당하는 신으로 섬겨져 왔다. 이는 아이가 탄생되는 것은 신의 섭리라고 생각하고, 부정한 것을 막아 아이의 잉태에서부터 출산, 육아에 이르기까지 경건한 마음으로 신에게 기원하여 온 산속(産俗)이다. 부산광역시 금정구 두구동에는 매자와 더불어 아이와 산모를 보호하기 위해 삼신을 모시는 ‘삼신 모시기’가 존재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신(神)의 힘에 의존하여 아이를 보호하고자 하는 간절한 방편에서 행해진 의례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