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부산 지역에서 활동한 시인.

[활동 사항]

조순(曺純)[1926~1995]은 1926년 10월 16일 경상남도 의령군 화정면 상정리에서 태어났다. 본래 이름은 조형순(曺馨純)이고, 우촌(雨村), 사와(思窩) 등으로 불리었다. 1945년 진주사범학교[현 진주교육대학교], 1952년 중앙대학교 정치학과를 거쳐 경남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1957년 이후 부산여자고등학교, 경남여자고등학교 등에서 교사로 재직하면서 시인으로 활동하였다. 1957년 진주에서 발행된 『영문(嶺文)』 15집에 「당신의 노래」를 발표하였고, 1958년 『자유 문학』 4월호에 시 「항아리」가 실림으로써 문단에 정식 데뷔하였다. 1959년 『서정시』, 1963년 『시단』, 1968년부터 『한국 시』, 1978년부터 『갈숲』의 동인으로 활동하였다.

조순은 시는 고정 관념이나 이념에서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40년의 시력(詩歷)에 비춰 과작이라 할 수 있는 네 권의 시집에서 이러한 태도를 일관되게 관철시키고 있다. 초기 시들이 주로 서구적 발상과 이미지에 기대고 있다면 후기의 시들은 자연과의 합일을 추구하는 경향이 지배적이다. 그러면서도 두 번째 시집 후기에 “내 주위의 어둡고 외롭고 슬픈 것들 속에서 함께 부대끼면서 우리를 억압하는 모든 것에 반성하는 일에 게으르지 않고 싶었다”라고 쓴 것처럼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자세도 잃지 않았다.

1960년 4월 혁명 시기 경남여자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지역 신문에 「질서의 대열(隊列)로」, 「침묵의 미덕이라도 가져 주었으면-야차(夜叉)의 무리들을 배격한다」, 「새 교사론」 등의 시와 공론을 발표함으로써 혁명의 의의를 되새기고자 하였다. 조순은 부산의 문단에서 최계락(崔啓洛), 박철석(朴哲石), 박돈목, 김규태(金圭泰), 정영태(鄭永泰), 한찬식(韓讚植) 등과 각별히 교분을 나누었으며, 그중 이주홍(李周洪)은 결혼식 주례를 맡겼을 만큼 사숙(私淑)[마음속으로 그 사람을 본받아서 도나 학문을 닦음]하였다. 1950년대부터 줄곧 부산에서 활동하였으며, 이주홍의 뒤를 이어 동인지 『갈숲』을 이끌기도 하였다. 1995년 10월 10일 향년 70세로 세상을 떠났다.

[학문과 저술]

『전후(戰後)에 비는 내리는데』[신흥출판사, 1961], 『촌(材)』[태화출판사, 1983], 『눈물 씻은 눈으로』[혜진서관, 1987], 『작은 행복』[우리문학사, 1994] 등 4권의 시집을 남겼다.

[묘소]

조순의 묘는 경상남도 의령군 화정면 상정리 금동 선영에 있다.

[상훈과 추모]

1982년 눌원 문화상을 수상하였고, 1997년 부산광역시 연제구 거제2동 부산 종합 운동장 입구에 시비가 건립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