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33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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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十月墓祀 |
영어의미역 | Tomb Ritual in October |
이칭/별칭 | 시제,묘제,묘사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부산광역시 |
집필자 | 김국희 |
[정의]
부산 지역에서 음력 10월 조상의 묘를 찾거나, 재실에 가서 제사를 지내는 풍습.
[개설]
시월 묘사는 문중 종가의 자손이 음력 시월 중순 무렵 좋은 날을 택하여 제물을 장만하고 조상 묘소나 조상의 신위를 모셔둔 재실에 가서 기제를 지내지 않는 5대조 이상의 조상 제사를 지내는 풍속이다. 이를 시제, 묘제, 묘사 등이라고도 한다. 부산광역시 기장군 일광면 문동리 산28-4번지에 재실을 두고 있는 김해 김씨 삼현파 서생·문동 문중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다.
[연원 및 변천]
김해 김씨 삼현파 서생·문동 문중의 중시조는 김관(金管)[1250~1345, 가락국 김수로왕(金首露王)의 49세손, 고려 판도판서(版圖判書), 시호 문정공]이며, 김관의 16세손인 김용복의 후손 117여 세대가 현재 주로 부산과 서생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초기 문중회에서는 울주군 서생면 주변에 산재한 조상들의 묘소에 묘사를 지내기 위해 묘답을 두고, 부산과 서생 인근의 후손들이 대를 이어 100여 년간 1년에 한 번씩 가을에 모여 묘사를 지내 왔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참여 인원이 감소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어, 1993년 당시 문중회에서 재실을 건립하고 서생면 주변의 조상 묘소를 모두 현장에서 화장하고 재실에 위패를 봉안하여 가을 시제(時祭)를 지내고 있다.
[절차]
시월 묘사의 일시는 매년 음력 10월 10일에 가까운 일요일 오전 11시이다. 현재 문중은 4개의 집안으로 이루어져 있어, 해마다 한 집안씩 돌아가며 제수 준비를 맡는다. 문중회장은 시제를 지내기 1개월 전에 제수 준비에 필요한 비용을 지출한다. 제수의 종류와 진설은 일반 가정의 기제사와 같아서 고춧가루와 마늘을 사용하지 않고, 이름 끝에 ‘치’가 들어간 생선은 사용하지 않는다. 문중회 회장은 시제를 지내는 당일에 사용될 모사[띠의 묶음과 모래]·초·향·한지·필묵 등을 준비한다.
시월 묘사의 제주는 문중회장이 맡고, 좌집사·우집사·헌관 등은 당일 참석한 사람들이 의논하여 정한다. 우선 시제에 앞서 우집사의 주관으로 재실 앞쪽 산언덕에서 산신제를 먼저 지낸다. 상은 간략하게 차리되, 찜닭을 한 마리 통째로 올리고, 향은 피우지 않는다. 술을 한 잔 올린 후 문중회의 이름으로 축문을 읽고, 두 번 절을 하고, 잠시 후에 술잔의 술을 주변에 뿌리고 상을 치운다.
이어서 시제를 지내는데, 문중의 19세(世) 이상의 모든 조상들은 통합하여 재실의 중앙에 모셔[통합 신위] 제사를 지내고, 20세 이하는 세대 순으로 좌우 바깥에 모셔 각 신위별로 제사를 지낸다. 제수를 진설할 때도 19세 이상의 통합 신위에는 마련한 제수에다 상징적으로 수저 10벌을 수저 그릇에 별도로 비치하고, 20세 이하의 개별 신위에는 각각 메[밥], 나물, 탕국, 술잔, 수저를 올린다. 구체적인 시제의 절차는 다음과 같다.
1. 참신(參神): 참신은 재실 내의 신위께 참배하는 예식이다. 메와 탕을 올리고 통합 위패와 개별 지방이 있는 감실의 문을 열어 놓은 후, 제주 이하 참가자 일동은 신위께 두 번 절을 올리고 묘사를 시작한다.
2. 강신(降神): 강신은 재실 밖에 계시는 조상신을 모시는 예식이다. 제주는 상 앞에 꿇어 앉아 향을 피우고 두 번 절한 후, 우집사가 주는 술잔을 향로에 세 번 원을 그리듯이 두른 다음 모사 그릇에 세 번 나누어 붓는다. 이는 향을 피워 하늘에 계신 신에게 알리고, 술을 모사 위에 부어서 땅에 계신 신에게 알리는 것이다. 빈 잔을 우집사에게 돌려준 후 두 번 절한다.
3. 초헌(初獻): 초헌은 제사 때에 첫 번째로 술잔을 올리고 축문을 읽는 예식이다. 제주가 상 앞에 꿇어앉으면 좌집사가 술잔을 주고, 우집사가 술을 따른다. 중앙의 통합 신위와 바깥쪽 개별 신위의 순으로 각각 술을 올리고 읍한다. 다음 좌집사가 통합 신위의 메 뚜껑을 열고, 숟가락을 꽂고, 젓가락은 나물 위에 올린다. 이후 좌·우집사는 좌·우측의 개별 신위에게도 마찬가지로 한다. 제의 참가자는 모두 꿇어앉고, 제주 혹은 축관이 축문을 읽는다. 축문 읽기가 끝나면 같이 두 번 절한다. 할아버지 술잔의 술을 퇴주 그릇에 비우고 빈 술잔을 올린 다음, 할머니의 술잔도 같은 방법으로 올린다. 제주가 잠시 뒤로 물러서서 아헌자를 제상 앞으로 부른다.
4. 아헌(亞獻): 아헌은 제사 지낼 때 두 번째로 술잔을 올리는 예식으로, 제주 다음가는 웃어른이 잔을 올린다. 통합 신위의 할아버지 신위와 할머니 신위에 차례로 술을 올리고 읍한다. 좌집사는 술잔을 받아 통합 신위에 놓고 젓가락을 고기나 생선 위에 올려놓는다. 아헌자가 일어서면 모두 같이 절한다. 초헌과 마찬가지로 양 신위의 술잔을 퇴주 그릇에 비운다. 이때 개별 신위에는 아헌을 하지 않는다.
5. 종헌(終獻): 종헌은 제사 지낼 때 세 번째로 술잔을 올리는 예식으로, 아헌자의 다음가는 웃어른이 잔을 올린다. 아헌과 방식이 같으나 술을 조금 적게 따라서 헌다 때 그 잔에 술을 더 부을 수 있도록 한다. 퇴주 그릇에 술을 비우지 않는다.
6. 헌다(獻茶): 조상신에게 차를 올리는 예식이다. 좌집사와 우집사가 통합 신위의 할아버지·할머니와 개별 신위에 숭늉을 올리고, 메를 조금씩 세 번 떠서 물밥을 한다. 다음 제주가 주전자를 향로 위에 세 번 돌리고 읍하고 나면, 좌집사가 받아서 중앙 신위와 개별 신위의 술잔에 술을 더 붓는다. 모두 같이 두 번 절한 후, 좌집사가 중앙 신위의 술잔 2개를 제주에게 주면 제주가 음복할 사람에게 음복하게 하거나 퇴주 그릇에 비운다.
7. 사신(辭神): 조상신을 전송하는 예식이다. 좌집사가 통합 신위의 수저를 거두고 메 뚜껑을 덮으면, 이어 좌·우집사가 양쪽의 개별 신위의 수저를 거두고 메 뚜껑을 덮는다. 참가자 일동이 두 번 절한다. 이어서 지방과 축문을 불사르고, 촛불을 끄고 감실 문을 닫는다.
8. 음복(飮福): 시제에 참석한 모두가 제사 음식을 나누어 먹는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묘사 후에는 문중 회원들이 모여 정기 총회를 개최한다. 이때 혈육 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문중의 대소사를 처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