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32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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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Dudeoji [Mole] Ibang |
이칭/별칭 | 두더지 방아,디디지 방아 찧기,메통으로 집안 찧기,지둥 울리기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부산광역시 강서구 가덕도동 |
집필자 | 박기현 |
[정의]
부산 지역에서 정월 대보름이나 입춘 날 아침에 두더지의 피해를 막기 위하여 행하는 풍습.
[개설]
두더지 이방[豫防]은 음력 1월 15일을 전후하여 강서구 가덕도동[가덕도]의 주민들이 한 해 동안 밭에 피해를 주는 두더지를 퇴치하기 위하여 절굿공이를 들고 집 안팎이나 밭을 돌면서 “두더지 잡자!” 하고 반복해서 외치고 다니며 땅을 찧는 풍속이다. 두더지 이방은 전국적으로 행해지는데, 이를 지역에 따라서는 두더지 방아, 디디지 방아 찧기, 메통으로 집안 찧기, 지둥 울리기 등이라고도 한다.
특히 농가에서는 두더지의 피해를 예방해야 밭작물을 무사히 수확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세시 풍속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두더지 방아는 남녀 구분 없이 행하는데, 간혹은 아이들도 두더지 방아를 한다. 방아를 찧는 곳은 두더지가 나타나는 집 주변 혹은 마당 귀퉁이, 뒤뜰, 밭의 네 귀퉁이 등이다. 특히 네 귀퉁이를 찧는 것은 전체 공간을 찧는다는 뜻을 지닌다. 또 주위를 빙 둘러 가며 찧기도 하는데, 이 역시 전체를 찧는다는 의미를 지닌다. 모두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동물인 두더지가 인간의 땅을 침범하기 전에 먼저 그 소유권을 내세우고, 두더지를 밖으로 내쫓아 경계를 분명히 지키겠다는 선언의 상징적 의미가 있는 것이다. 부산에서는 가덕도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연원 및 변천]
정확한 시작 시기는 알 수 없으나 두더지는 땅속을 헤집고 다니기 때문에 집터와 밭 등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 그래서 두더지를 예로부터 밭의 쥐라는 뜻으로 ‘전서(田鼠)’라고도 한다. 이러한 두더지의 피해를 막기 위하여 음력 정월 대보름 전후에 농가에서는 흔히 두더지 방아를 찧었다.
[절차]
부산광역시 강서구 가덕도동[가덕도]에서는 정월 대보름날 낮에 마당이나 밭에서 괭이로 땅을 차며 “디디기 잡자!”라고 하거나, 입춘 날 몽당 빗자루를 보리밭에 거꾸로 박고 절굿공이로 “디디기 찧자!”라고 하면서 밭을 두루 찧는다. 일반적으로 두더지 이방은 낮에 행하지 않는다. 두더지는 야행성 동물이므로 두더지가 출몰하는 밤에 행해야 큰 효험을 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덕도에서는 두더지 이방을 낮에 행한다는 점에서 특이성을 찾을 수 있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두더지 이방은 대체로 음력 1월 14일 저녁이나 음력 1월 15일 새벽 혹은 밤에 행한다. 곧 한 해의 시작이자 풍요를 상징하는 보름을 기하여 방아를 찧음으로써 그해에 미칠 두더지의 피해를 막고 풍년을 보장받고자 한 것이다. 여타 지역에서는 두더지 방아를 수시로 행하기도 한다. 이는 모두 농작물에 해를 끼치는 두더지로 대표되는 땅속 동물의 피해를 막으려는 염원의 표현이다. 이 시기에는 ‘두더지 이방’ 외에도 부스럼을 막기 위해 밤·땅콩·호두 등을 깨물어 먹는 ‘부스럼 이방’, 손톱에 십자(十字)를 긋고 옷섶에 소금을 붙여 다래끼를 막는 ‘다래끼 이방’, 노래기를 쫓기 위한 ‘노래기 이방’, 구렁이나 뱀을 쫓기 위한 ‘구렁이 이방’ 등도 함께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