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1769 |
---|---|
영어의미역 | Hair Washing |
이칭/별칭 | 물맞이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부산광역시 금정구 두구동 |
집필자 | 박기현 |
[정의]
부산 지역에서 유두에 머리를 감는 풍습.
[개설]
머리감기는 음력 6월 15일[유둣날]에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 풍속이다. 이를 ‘물맞이’라고도 한다. 머리감기는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널리 분포하고 있다. ‘유두’는 ‘동류수두목욕(東流水頭沐浴)’의 약자로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한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부산 지역에서는 이때 머리를 감으면 머릿결이 좋아진다고만 하나 원래는 흘러가는 물에 부정(不淨)한 것을 씻어버리는 풍속이다. 머리를 동쪽으로 흘러가는 물에 감는 것은 동방이 청(靑)을 상징하며, 양기가 왕성한 방향이기 때문이다. 한편 유두라는 글자가 신라 때의 이두(吏讀)식 표기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유둣날의 물맞이 장소는 각 지방과 마을마다 물맞이 명소가 있어 물맞이는 유둣날을 비롯한 여름철의 주요한 연중 행사였다.
[연원 및 변천]
유둣날 머리감기의 시작이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알 수 없으나 신라 시대부터 존재했다고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소개하고 있다. 동쪽으로 흐르는 물은 양기(陽氣)가 풍부하여 여기서 머리를 감으면 한여름 더위를 먹지 않고 건강하다는 것이다. 또한 유두를 이두로는 소두(梳頭), 수두(水頭)로 표기하였는데 수두란 물마리, 곧 ‘물맞이’란 뜻이다. 신라의 옛 땅인 부산과 같은 경상도 지방에서는 지금도 유두를 물맞이라 부르기도 한다.
고려 속가 「동동(動動)」에는 “유월ㅅ 보로매, 아으 별해 룐 빗다호라. 도라보실 니믈 젹곰 좃니노이다. 아으 동동(動動)다리.”라 했고, 고려 명종 때의 학자 김극기(金克己)의 문집에는 “경주 풍속에, 6월 보름에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아 불길한 것을 씻어 버린다. 그리고 계음(禊飮)을 유두연(流頭宴)이라 한다.”라는 내용이 있다. 또 조선 시대 정동유(鄭東愈)의 『주영편(晝永編)』에는 “우리나라 명절 중에 오직 유두만이 고유의 풍속이고, 그 밖의 것은 다 중국에서 절일이라고 일컫는 날”이라고도 했다.
[절차]
부산광역시 금정구 두구동에서는 유둣날 맑은 시냇물에 머리를 감으면 머릿결이 고와진다고 하여 시냇물에 머리를 감는다. 또 유둣날 여름에 땀띠가 나지 말고 건강하라고 약수터에 가서 물을 먹고 목욕을 하거나 폭포에 가서 물[벼락수]을 맞기도 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유두는 물과 관련이 깊은 명절이다. 물은 부정(不淨)을 씻는 정화력을 가진다. 이 때문에 유둣날 머리감기와 탁족 놀이 역시 몸과 마음을 정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예로부터 유두는 동류수에 머리를 감고 궂은일을 털어버리는 불제(祓除)[재앙을 물리침]를 지내고, 음식을 차려 먹으며 놀이를 했던 날로 전해 온다. 이날 약수를 찾아가서 머리를 감으면 부스럼을 앓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산이나 계곡을 찾아 폭포처럼 쏟아지는 물밑에서 물맞이를 한다.
유둣날 가정에 따라 유두천신을 하기도 하는데, 천신이란 계절에 따라 새로 나는 각종 음식물을 먼저 신에게 올리는 제사를 말한다. 유두 무렵에는 참외, 수박 같은 과일이 나기 시작하므로 햇과일과 함께 밭작물인 밀로 만든 국수, 또는 밀전병, 떡 등을 제물로 올려 유두 제사를 지낸다.
또 논과 밭에서 용신제(龍神祭) 또는 밭제를 지내기도 하는데, 이는 풍농을 위한 것으로 유두 고사 또는 유두제라고도 한다. 유두에도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풍속이 있다. 유둣날에 내리는 비를 유둣물 또는 유두수(流頭水)라고 하며, 농사에 이로운 물로 여겼다. 또 유둣날 우레 소리가 일찍 들리면 서리가 일찍 내린다고 하며, 유두뢰(流頭雷)라고 한다. 이날 부산광역시 강서구에서는 밀전병을 논에 흩어 그해의 풍흉을 점치는 풍속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