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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나무 시집보내기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01296
한자 -媤-
영어의미역 Grafting of Fruit Trees|Marriage of Fruit Trees
이칭/별칭 가수,과실 기풍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지역 부산광역시 기장군
집필자 안미정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세시 풍속
의례시기/일시 음력 섣달그믐|음력 1월 15일

[정의]

부산 지역에서 섣달그믐 또는 정월 보름에 과실의 풍작을 바라며 행하던 풍습.

[개설]

과일나무 시집보내기는 음력 섣달그믐 또는 정월 대보름날 과일나무 둘레에 오줌을 붓거나 또는 과일나무의 가지에 돌을 끼워 넣거나 찰밥을 붙여서 그해에 과실(果實)이 많이 열리기를 기원하는 풍속이다. 이를 ‘가수(嫁樹)’, ‘과실 기풍(祈豊)’ 등이라고도 한다. 기장군 정관읍 월평리에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과일나무 시집보내기를 하고 있다. 첫째, 섣달그믐과 정월 대보름 무렵 과일나무에 붉은 치마를 두르고 나무뿌리 둘레를 파 오줌을 붓는다. 둘째, 정월 대보름에 마을 부녀자나 청년들이 과실나무 가지 사이에 돌멩이를 끼워 놓아 과실의 풍작을 기원한다. 이외에도 찰밥을 지어 나무에 붙이거나 아이들이 발가벗고 과실나무 주위를 돌며 오줌을 누고, 혹은 남자 변소의 오줌을 퍼서 나무 주위에 붓는다.

[연원 및 변천]

농가에서는 제사나 잔치 때, 혹은 일상생활에 쓰기 위하여 울타리 안이나 집 근처에 감나무, 대추나무, 밤나무, 배나무, 사과나무 등의 과목을 심는다. 시장에서 구입할 수도 있으나 직접 생산하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고, 특히 장손 집에서는 과일나무를 심어 제물로 사용하였다. 풍성한 수확을 위하여 사람이 혼인하여 자녀를 낳는 것처럼 나무도 시집보내는 모방 주술 행위가 성행하였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따르면, 중국 명나라의 서광계(徐光啓)[1562~1633]가 쓴 『농정전서(農政全書)』[중국 최고의 농정서, 전 60권]에는 자두나무[오얏나무]에 이러한 방법을 쓴다고 하였고, 당나라의 유종본(兪宗本)은 『종수서(種樹書)』에 실린 종과(種果) 항목에 대한 자세한 설명에서 자두나무 시집보내는 시기는 정월 초하루 또는 보름이라고 하였다. 또 청나라의 진호(陳淏)[1612~?]가 쓴 『화력신재(花曆新栽)』[중국 청대에 주요 화훼 식물을 소개한 책]에는 자두나무를 시집보내는 방법으로 섣달그믐 밤 오경(五更)에 장대로 자두나무 가지를 두들기면 결실이 많다고 하였고, 석류나무를 시집보내는 방법으로 설날에 돌멩이를 갈라진 가지 사이에 얹어 두면 열매가 크게 열린다고 하였다.

이처럼 과일나무 시집보내기는 중국에서 행해졌던 풍속과 관련되고, 그 날짜도 섣달그믐 밤, 설날, 정월 보름날 중에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한편,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정월령에는 “실과나무 버곳깍고 가지사이 돌 끼우기 정조(正朝)날 미명시(未明時)에 시험조로 하여 보라.”라고 노래하고 있다. 제철 과일이라는 말이 무색한 오늘날에 이러한 풍속은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 되었고, 더 이상 이러한 방법으로 과실이 맺기를 기대하는 이도 없지만, 열매 맺음을 음양의 조화로 바라본 옛 선인들의 생각은 시대가 바뀌어도 변함없이 자연의 생명 사상을 깨우쳐 주는 교훈으로서 부족함이 없다.

[절차]

정해진 절차가 있는 것은 아니며, 보름날에 과실 풍작을 빌며 이루어지는 것이다. 마을 청장년들이 돌을 주워 과실나무 주위에 묻거나, 나이든 부녀자가 과일 나무 가지 사이에 돌멩이를 끼워 놓는다. 또는 해거리 하는 나무에 도끼 자국을 내고 거기에 찰밥을 붙인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과일나무 시집보내기와 유사한 것은 과일나무의 해거리 이방인데, 이는 해를 거르지 않고 매년 풍성한 과일 수확을 위하여 행하는 예방책을 말한다. 강서구 생곡동에서는 과일나무 주위에 돌을 묻어 과일의 풍작을 기원하였다. 단오에는 대추나무에만 나무 시집보내기를 하여 이를 별도로 대추나무 시집보내기라고 하였다. 이 무렵이 막 대추가 열리기 시작한 때이다. 또 곁가지를 자르고 다듬는 일[가지치기]을 하면 수확이 많다고 하여 시집보내기와 함께 가지치기를 하는 일도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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