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12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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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Recharge of Fruit Trees|Prevention of Hope for a Good Harvest of Fruit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부산광역시 강서구|수영구 |
집필자 | 안미정 |
[정의]
부산 지역에서 과일나무의 해거리를 방지하기 위해서 행하던 풍습.
[개설]
과일나무 해거리 이방은 해를 거르지 않고 매년 풍성한 과일을 수확할 수 있게 하는 예방책을 일컫는다. 이방[豫防]은 민간에서 질병이나 재액 따위를 미리 막기 위하여 하는 행위로, 과일나무의 해거리 이방은 과일나무 시집보내기와 마찬가지로 과실이 많이 열리기를 기원하는 풍속이다. 다만 해거리를 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위협적인 시늉을 한다는 점에서는 풍년을 바라며 하는 과일나무 시집보내기와 다르다.
[연원 및 변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따르면, 중국 명나라의 서광계(徐光啓)[1562~1633]가 쓴 『농정전서(農政全書)』[중국 최고의 농정서, 전 60권]에는 자두나무[오얏나무]에 이러한 방법을 쓴다고 하였고, 당나라의 유종본(兪宗本)은 『종수서(種樹書)』에 실린 종과(種果) 항목에 대한 자세한 설명에서 자두나무 시집보내는 시기는 정월 초하루 또는 보름이라고 하였다. 또 청나라의 진호(陳淏)[1612~?]가 쓴 『화력신재(花曆新栽)』[중국 청대에 주요 화훼 식물을 소개한 책]에는 자두나무를 시집보내는 방법으로 섣달그믐 밤 오경(五更)에 장대로 자두나무 가지를 두들기면 결실이 많다고 하였고, 석류나무를 시집보내는 방법으로 설날에 돌멩이를 갈라진 가지 사이에 얹어 두면 열매가 크게 열린다고 하였다. 과일나무 해거리 이방 역시 이러한 과일나무 시집보내기와 비슷한 연원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절차]
과일나무 해거리 이방은 정해진 절차가 있는 것은 아니다. 『부산 지방의 세시 풍속』을 보면 여러 형태의 이방 사례를 확인할 수가 있다. 강서구 생곡동에서는 마을의 청장년들이 돌을 과실나무 주위에 묻었으며, 수영구 수영동에서는 해거리 나무에 도끼 자국을 내고 거기에 찰밥을 붙이기도 하였다. 강서구 가덕도동에서는 해거리한 과실나무 앞에 한 영감이 가서 도끼로 찍을 자세를 취하며, “텃값하라고 심었는데 왜 텃값을 안 하고 해거리하노? 찍어 버려야 하겠다!”라고 하면, 할미가 “이 나무를 왜 그라요. 다시는 해거리 안한다요. 참으소. 그만 놔둡시다.”라 하면서 영감한테서 도끼를 빼앗는 시늉을 하였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과일나무 해거리 이방은 주로 정월에 행해지는데, 과일의 풍성한 수확을 기원한다는 점에서 과일나무 시집보내기와 유사하다. 정월 하순에 농가에서는 재거름을 재우고 보리밭을 밟았으며, 어촌에서는 김이나 파래, 미역을 채취하였다. 정월 첫 소날에는 소가 한 해 동안 건강하고 일을 잘 하도록 콩을 삶아 먹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장군 기룡리와 연구리에서는 정월 보름날 주부가 소에게 밥과 나물을 먹이고, 금정구 금성동에서는 찰밥과 나물을 먹였다고 한다. 강서구 가덕도동에서는 바람이 좋은 날 풍어를 기원하는 작은 배를 만들어 바다에 띄웠다고 한다. 이러한 풍속들은 모두 새해가 풍요로워지기를 바란다는 점에서 유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