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11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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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百中齋 |
영어의미역 | Baekjung-jae Ceremony for Praying for the Deceased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부산광역시 |
집필자 | 박기현 |
[정의]
부산 지역에서 망친(亡親)에게 제사를 지내거나 풍농을 기원하는 풍습.
[개설]
백중재는 지역에서 음식을 차려 조상[망친]의 영혼을 위로하여 좋은 곳으로 인도하는 제사를 지내거나, 그해의 풍년을 비는 농신제(農神祭)를 지내는 풍속이다. 음력 7월 15일은 백중(白中), 백중(百衆), 백종(百種), 백종절(百種節), 중원일(中元日), 망혼일(亡魂日) 등으로 부르는데, 일반적으로 민간에서는 백중이란 말로 부른다. 백중은 고대로부터 이어온 농경의례에 불가에서 행해지는 우란분재(盂蘭盆齋)가 결합하면서 지금의 형태로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백중을 지칭하는 말 가운데 백종은 이 무렵에 여러 가지 과일과 채소가 많이 나와 ‘백가지 곡식의 씨앗’을 갖추어 놓았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연원 및 변천]
‘백중재’는 인도 농경 사회의 조상 숭배 행사에서 비롯된 ‘우란분회(于蘭盆會)’가 불교의 전래와 함께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고대로부터 이어온 천신(薦新) 행사와 결합된 것으로 본다. 신라의 풍속에는 백중일을 기해서 부녀자들의 삼삼기 풍속이 있었는데, 이러한 풍속은 경상남도와 부산광역시 지역 일대에서도 ‘두레삼’이라 하여 전승되었다.
고려 속요인 「동동(動動)」에는 백중 공양에 대한 내용이 등장하며, 『용재총화(慵齋叢話)』에는 “7월 15일을 백종(百種)이라고 부르며, 승가에서는 우란분(于蘭盆)을 베풀어, 미곡을 마치고 망친의 혼령을 불러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우리나라 풍속에 보름(中元)을 민간에서는 망혼일이라 하여 여염집에서 저녁 달밤에 채소, 과일, 술, 밥을 갖추어 죽은 어버이 혼을 부른다.”고 하였다.
[절차]
불가에서는 이날 우란분재를 행했으나 일반 가정에서는 익은 과일을 따서 천신을 올렸다. 또 농가에서는 백중날 일꾼들에게 돈과 휴가를 주어 즐겁게 놀도록 하기도 했다. 지역에 따라서는 이날 농신제와 더불어 집단적인 놀이가 행해지기도 하는데, 이를 ‘백중놀이’라고 한다. 이때는 힘겨운 농사일을 마무리 할 때쯤이므로 여흥을 즐기며 일종의 마을 잔치를 하는 것이다. 부산광역시 남구에서는 이날 오래된 귀신이 갇혀 있다가 풀려나온다 하여 집안에 메 한 그릇, 삼색 나물 한 접시, 여름 과일 한 접시를 차려 놓고 제사를 지낸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부산 지역에서는 백중에 불교 신자들은 절에 가서 ‘백중재’를 지내고, 민가에서는 부녀자들이 메, 술, 나물, 과실 등을 차려 망친에게 제사 지내는 ‘망혼제(亡魂祭)’를 행한다. 백중은 한마디로 먹고 마시고 놀면서 하루를 보내는 날이기도 하다. 지역에 따라서 ‘호미걸이, 호미씻이’ 등으로 불리는 ‘백중놀이’는 일꾼들이 농사로 쌓인 노동의 피로를 풀어내는 축제이다. 부산 지역에서는 이날 바늘에 실을 꿰어 소원 성취를 비는 ‘바늘에 실꿰기’를 행하거나, 성주신에게 농사와 고기잡이가 잘 되게 해 달라고 비는 ‘성주제[成造祭]’를 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