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양정동에 있었던 청도 김씨 세거지.

[개설]

청도 김씨(淸道金氏) 시조 김지대(金之岱)는 신라 경순왕(敬順王)의 아들 대안군(大安君) 김은열(金殷說)의 후손이다. 고려 고종(高宗) 때 문과에 급제하고 정당문학(政堂文學), 이부 상서 등을 거쳐 금자광록대부(金紫光祿大夫), 중서시랑평장사를 지내고 오산 부원군(鰲山府院君)[오산(鰲山)은 청도의 옛 이름]에 봉해졌기 때문에 후손들이 본관을 청도로 하였다.

[명칭 유래]

양정동은 『동래부지(東萊府誌)』[1740]에는 ‘양정리(羊亭里)’, 『동래부읍지(東萊府邑誌)』[1832]에는 ‘양정리(楊亭里)’, 『동래부읍지』[1871]에는 양정리(羊亭里)로 표기되는 등 양(羊)과 양(楊)이 혼용되다 현재는 양정(楊亭)으로 사용된다. 먼저 양(羊) 자가 쓰인 연원에 대해서는 과거 지명인 양지곡(陽地谷)[황령산 능선 아래쪽 골짜기로 햇빛이 많이 드는 땅이라는 뜻]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하는데, 양(陽) 자 대신 양(羊) 자가 쓰이게 된 연원은 알려진 바가 없다. 다음으로 현재의 양(楊) 자가 쓰이게 된 것은 이 지역에 버드나무가 많이 심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같은 음의 풍류적인 뜻으로 ‘버들 양(楊)’ 자로 바뀌었다고도 한다. 어느 쪽 설이 타당한지는 분명하지 않다.

[형성 및 변천]

양정동에 청도 김씨가 세거하게 된 것은 조선 중기 후반부로 보인다. 『청도 김씨 족보』에 따르면 14개 파 중에서 고부파(古阜派) 일부가 부산 쪽에 이거, 정착하였는데, 이 가문은 비교적 명확하고 간결하게 흐름이 나타났다. 그 직계를 살펴보면 시조 김지대→김선장(金善莊)→김득제(金得齊)→김복기(金福基),→김인수(金仁秀),→김한귀(金漢貴),→김인(金潾),→김점(金漸),→김유손(金裕孫),→김시우(金時雨),→김윤채(金胤埰),→김여양(金麗良),→김한우(金漢佑),→김응경(金應駉),→김득인(金得仁)에 이른다.

김득인은 아들 김진구(金振雊)가 족보에 1612년(광해군 4)생인 것으로 보아 1570~1580년생으로 보이며, 그의 부부 묘가 양정 화지산에 있는 것으로 미루어 양정 입향조는 ‘김득인’이 명백하다. 김득인은 진사를 지내고 1500년대 후반 경기도 김포에서 동래로 이거하였는데, 큰아들 김진구(金振雊)는 초읍에 정착하고 둘째 아들 김진위(金振偉)는 양정에 정착 세거하였으나, 두 지역이 가까운 거리라 형제들이 양 지역에서 두루 섞여 사는 형태가 되었다.

[자연 환경]

양정동의 서북쪽은 화지산[142m], 남동쪽으로는 황령산[428m]과 금련산[412m]이 있으며, 두 산지 사이에 마비현(馬飛峴)[일명 모너머 고개]이 있었다. 마비현은 황령산에서 북서쪽으로 뻗은 산등성이와 금정산맥의 지맥인 화지산의 남쪽 산등성이 기슭으로 본래 높이 50m 정도로 고개가 아주 가파르고 주위는 숲이 우거졌다고 한다. 1910년 국권 피탈 이후 도로 개설과 1915년 부산과 동래 사이 전차 부설을 위한 착평 공사가 이루어지며 이 고개는 낮은 평지가 되었다. 현재의 송상현 공 동상 일대이다. 또한 화지산 남쪽 산록에서 발원하여 남쪽으로 흐르다가 동쪽으로 꺾이어 거제천 상류로 흘러드는 양정천이 있다.

[현황]

1904년 발간한 『경상남도 동래군 가호안』에는 양정동에 거주하는 총 28가구 중 18가구가 청도 김씨였고, 1934년에 간행된 『조선의 성(姓)』에는 26가구가 산다고 기록되어 있다. 양정 지하철역 주변에 청도 김씨 회관이 있어 청도 김씨들이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