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128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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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愛子 |
영어의미역 | Goodbye, Mom |
분야 | 문화·교육/문화·예술 |
유형 | 작품/음악·공연 작품 및 영상물 |
지역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중동|마린시티3로 52[우동 1410-3]|기장군 기장읍 대변리|연제구 월드컵대로 359[거제동 1330]|토곡로 20[연산동 243-11]|강서구 공항진입로 108[대저2동 2350]|동구 초량로 80번길 5[초량6동 827]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최용성 |
[정의]
부산광역시 동구 초량동, 연제구 거제동 등에서 현지 촬영한 정기훈 감독의 영화.
[공연 상황]
감독은 정기훈, 기획은 임건중, 각본은 정기훈·윤애리·김경모, 촬영은 박용수, 조명은 최철수, 음악은 김준석, 무술 감독은 박영식, 편집은 이현미가 맡았다. 제작은 시리우스 픽쳐스, 배급은 시너지에서 맡았다. 최강희, 김영애, 배수빈, 최일화, 성병숙 등이 출연하였다. 2009년 9월 9일 개봉하였으며 192만 2833명의 관객을 동원하였다.
부산은 영화 속 전체 분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장소가 되고 있다. 부산은 주인공인 애자[최강희]가 어린 시절부터 엄마 영희[김영애]와 오랫동안 시간을 쌓아 온 고향인 동시에 두 사람의 마지막 추억을 만들어 가는 공간이다. 로케이션에서도 사실적인 멋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애자」는 부산 사투리에 담긴 정서를 표현한다. 싸우는 듯 거칠게 쏘아붙이는 경상도 사투리 안에 흐르는 사랑. 그 문화와 정서를 완벽하게 담아내었다. 모녀가 원수처럼 싸우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더없이 사랑하는 사이라는 걸 표현하는 데에는 경상도 사투리만한 게 없다.
또한 애자의 학창 시절의 배경이 되는 학교는 부산에 있는 부산컴퓨터과학고등학교이다. 모든 교실의 창문에서 시원한 부산 앞바다가 보이며, 그 동안 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섭외가 있어 왔으나 가파른 지형으로 모두 포기를 하였던 학교이다. 하지만 「애자」 제작진은 뚝심 하나로 촬영을 밀어붙였고 덕분에 애자의 부산 학창 시절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되었다.
한편 산과 바다의 정취를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인기가 높은 명소 암남 공원은 엄마를 위한 애자의 깜짝 이벤트 공간으로 등장한다. 병원 식단에 질려 버린 엄마를 암남 공원으로 데려가 직접 낚시를 해서 싱싱한 생선회를 대접한다. 특히 암남 공원은 실제로도 바다낚시로 유명해 애자의 특별한 이벤트는 사실성을 더한다.
참고로 「애자」의 부산지역 촬영 지원을 위한 날짜와 장소는 2009년 1월 30~31일 부산컴퓨터과학고등학교, 초량 낙석 고개 주택가, 2월 3~5일 김해 국제 공항, 부산연제경찰서, 대변항, 하나은행 개금지점 등, 3월 2~8일 부산의료원, 한화 리조트, 해운대 도로, 암남 공원, 3월 9~11일 청사포, 김해 국제 공항이다.
[구성]
「애자」는 좀처럼 서로의 본심에 접근하지 못하던 모녀의 오랜 갈등 속에 잠재되어 있던 애틋한 속내를 드러내고 이로써 심금을 울리는 가족 신파이다. 모정을 연출하고 죽음으로 방점을 찍는 「애자」는 분명 강력한 파토스[격정, 노여움 따위의 감정]를 전달하고 있다. 비극적 피날레를 예감하게 만드는 중반부부터 감정을 축적해 나가다 그 끝에 다다라 어김없이 강력한 신파적 에너지를 분출한다.
가족 코미디와 멜로드라마를 이어 붙인 영화처럼 전후반부의 양상이 다른 작품이다. 애자의 학창 시절을 발랄하게 묘사하는 도입부는 캐릭터의 개성을 적극 활용한 가족 코미디를 연출하며 신파를 가늠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이점은 신파적 형태로 귀결되는 「애자」의 전반적인 감정이 절제되어 있다는 인상을 주는 동시에 전후반부의 감정적 대비 속에서 결과적인 감정을 더욱 짙게 물들이는 보색적 효과를 낳는다.
[내용]
왕년에 잘 나갔지만 결국 인생 평균 점수 빵점의 스물아홉 살 애자의 이야기이다. 비 오는 날이면 시를 쓰러 바다로 떠나는 낭만, 전교 10등은 따 논 당상의 완벽한 두뇌, 비장의 공중 돌려 차기의 싸움 실력으로 부산을 휘어잡던 박애자. 소설가의 꿈을 품고 서울로 상경하였지만 스물아홉 애자에겐 지방 신문 당선 경력과 바람둥이 남자친구, 산더미 같은 빚만 남아 있을 뿐이다.
마지막 인생 한방을 노리며 1억 공모전 소설을 탈고한 어느 날, 천덕꾸러기 취급만 하던 엄마가 오빠의 결혼을 핑계 삼아 막무가내로 부산으로 내려올 것을 종용한다. 눈물겨운 상봉은커녕, 전보다 더 억척스러워진 엄마 때문에 며칠간의 동거마저도 갑갑하기만 한 애자. 그러나 평생 철의 여인 같던 엄마가 급작스레 쓰러지고, 철없던 애자의 29년 인생도 흔들리기 시작한다. 자신이 사고뭉치 딸인 건 생각도 않고 엄마에게 지겨움을 토로하던 어느 날, 엄마가 쓰러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말기 암으로 고통 받는 엄마와 그걸 지켜봐야 하는 딸의 스토리가 시작된다. 죽음을 맞기 전 엄마의 병치레는 여전히 가족에게, 그걸 책임져야 할 딸에게 통과해야 할 일상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애자의 심경에도 변화가 찾아온다. 다가올 엄마의 부재가 점차 기정사실이 되는 순간, 영화는 기존의 유머러스함 대신에 장중한 슬픔을 제공한다. 그 과정에서의 울음은 꾸며 낸 것도, 어떤 방식의 카타르시스도 아니다.
클라이맥스에서 관객이 겪는 슬픔은 애자의 엄마가 아닌 자신의 엄마를 향한 유사체험이다. 어느 순간에서라도 “밥은 먹고 다니느냐.”고 걱정해 주는 사람은 엄마 밖에 없다는 가슴 뭉클한 깨달음. 애자라는 한 여성의 성장담을 통해서 감독은 그 당연한 사실을 일깨워 준다. 그 결과 자극적이지 않은 전개지만, 「애자」가 전해 주는 파도의 자장은 생각보다 더 크고 깊다.
[의의와 평가]
대개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남성성을 많이 보여 준다면, 「애자」는 모성애를 부산식으로 보여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부산영상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였던 「애자」는 사고뭉치 딸과 엄마 사이의 정을 그린 작품이다. 전라북도 전주 출신인 정기훈 감독이 굳이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구상한 것은 무뚝뚝한 부녀 관계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정감 넘치는 전라도 사투리보다는 왠지 부산 사투리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마케팅 단계에서 딱히 부산이라는 지역적 특색을 내세우지 않았음에도 「애자」가 ‘부산 영화’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은 캐릭터와 언어적 특성 때문이다. 13회 상하이 국제 영화제[2010]에서 아시아 신인 감독상으로 정기훈 감독이 수상하였고, 11회 전주 국제 영화[2010] 야외 상영에 초청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