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117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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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遭遇- |
영어의미역 | Encounter Series |
분야 | 문화·교육/문화·예술 |
유형 | 작품/음악·공연 작품 및 영상물 |
지역 | 부산광역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신설령,손금숙 |
[정의]
부산을 대표하는 작곡가 이상근이 1971년부터 1986년 사이에 작곡한 국악 관현악곡 시리즈.
[개설]
「조우」 시리즈는 ‘부산·영남 지역 음악의 대부’ 혹은 ‘한국의 차이코프스키’라고도 불리는 이상근(李相根)[1922~2000]이 16년에 걸쳐 작곡한 국악 관현악곡 시리즈에 붙인 제목을 말한다. 이상근은 미국 유학 중 존 케이지(Jhon Cage)[1912~1992]의 우연성 음악에 감명을 받고 귀국한 후, 한국 전통 음악과 서양 음악과의 만남을 위한 ‘조우’를 착안하고 작곡하였다. 그는 「조우」 시리즈를 통해 동서의 만남, 서로 다른 음악 어법의 만남, 음정 조직의 만남 등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공연 상황]
1. ‘2대의 가야금과 장구를 위한 「조우」 1/71’은 1971년에 작곡되었다. 1971년 7월 서울 창악 발표회에서 초연되었으며 1972년 10월 10일 서울 국립 극장에서 열린 제4회 서울 음악제에서 김정수, 김정자, 문일지의 연주로 재연되었다.
2. ‘가야금, 대금, 장구를 위한 「조우」 1/72’는 1972년에 작곡되었다. 1972년 7월 3일 서울 국립 극장에서 열린 72’ Composer's Forum에서 초연되었다. 1973년 4월 24일 창악회 발표회 때 서울에서 재연되었고 1974년 12월 9일 부산 시민 회관에서 열린 제1회 향신회 작곡 발표회에서 대금 이만호, 가야금 오영환, 장구 이의경의 연주로 재연되었다.
3. ‘가야금, 대금, 관현악을 위한 「조우」 2/72’는 1972년에 작곡되었다. 1974년 3월 26일 서울 국립 극장에서 열린 국향 제123회 정기 연주회 한국 작곡가의 밤에서 가야금 김정자, 대금 이상규, 바이올린 이재현, 피아노 김석의 연주로 초연되었다.
4. ‘소프라노와 가야금을 위한 「조우」 1/73’은 1973년에 작곡되었다. 1974년 4월 18일 서울 국립 극장에서 열린 ‘창악회 현대 음악 연주회’에서 소프라노 박영수, 가야금 김정자의 연주로 초연되었다. ‘소프라노와 가야금을 위한 「조우」 1/73’은 유일한 성악곡으로 당시 이상근이 대표적인 한국 작곡가로 인정받아 호주 시드니에서 개최된 제20회 유네스코의 국제 작곡가 제전[International Rostrum of Composers]에 출품된 작품이다.
5. ‘피리, 아쟁, 관현악을 위한 「조우」 1/74’는 1974년에 작곡되었다. 1977년 2월 11일 서울 국립 극장에서 열린 국향 제153회 정기 연주회에서 이희명, 양연섭의 연주로 초연되었다.
6. ‘대금, 가야금, 현을 위한 「조우」 1/80’은 1980년에 작곡되었다. 1982년 9월 10일 부산 시민 회관에서 열린 이상근 회갑 기념 관현악 작곡 발표회에서 대금 유경조, 가야금 김남순의 연주로 초연되었다.
7. ‘가야금, 거문고, 장구를 위한 「조우」 1/86’은 1986년에 작곡되었다. 1986년 11월 8일 부산 시민 회관에서 열린 부산대학교 국악과 제4회 정기 연주회에서 초연되었다. 이후 1987년 10월 5일 부산산업대학[현 경성대학교] 콘서트홀에서 열린 ‘향신회 제10회 정기 작곡 발표회’에서 가야금 윤은주, 거문고 엄애리, 장구 강은주의 연주로 재연되었다.
8. ‘국악관현악단을 위한 「조우」 2/86’은 1986년에 작곡되었다. 1986년 10월 21일 부산 시민 회관에서 열린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제8회 정기 연주회에서 초연되었다. 이후 1987년 5월 1일 서울 세종 문화 회관 소강당에서 열린 KBS 국악관현악단 제9회 정기 연주회에서 재연되었다.
[구성]
이상근은 1971년부터 1986년까지 16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시도한 「조우」 시리즈 작품명을 작곡 연도별로 구분하여 지속성과 체계성을 보여 주었다. 「조우」 시리즈는 총 8곡으로 ‘2대의 가야금과 장구를 위한 「조우」 1/71’, ‘가야금, 대금, 장구를 위한 「조우」 1/72’, ‘가야금, 대금, 관현악을 위한 「조우」 2/72’, ‘소프라노와 가야금을 위한 「조우」 1/73’, ‘피리, 아쟁, 관현악을 위한 「조우」 1/74’, ‘대금, 가야금, 현을 위한 「조우」 1/80’, ‘가야금, 거문고, 장구를 위한 「조우」 1/86’, ‘국악관현악단을 위한 「조우」2/86’이다. 이 중에서 실내악곡은 「조우」 1/71, 「조우」 1/72, 「조우」 1/73, 「조우」 1/86이고, 관현악곡은 「조우」 2/72, 「조우」 1/74, 「조우」 1/80, 「조우」 2/86이다.
[내용]
1. 「조우」 1/71: ‘조우’는 서양과 동양의 만남 곧 우리 악기와 서양 기법의 만남을 의미하고 있다. 이 곡에서는 가야금의 악기로서의 기능을 개발하고, 장구도 재래의 일정한 리듬형을 벗어나 즉흥적으로 2대의 가야금에 대처하도록 하였다. 작곡자 자신이 이 곡을 우연성에서 착안하였다고 했듯이 리듬 처리는 자유 리듬으로 하여 연주자가 음가를 임의로 결정할 수 있게 하였다.
2. 「조우」 1/72: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악기인 대금과 가야금, 그리고 장구를 새로운 감각으로 다루고 있다. 이 곡은 앞서 작곡한 「조우」 1/71보다 악장 구분이 분명하고, 악기 편성에서 가야금과 장구 외에 대금이 더해진다.
3. 「조우」 2/72: 문화예술진흥원의 위촉으로 탄생한 곡이다. 그동안 「조우」 시리즈로 국악기 실내악곡을 써왔으나 이 곡은 가야금과 대금 그리고 관현악을 함께 편성한 곡이다.
4. 「조우」 1/73: 이 곡은 소프라노와 가야금을 위한 곡으로, 가야금은 12음 음율에 맞추어 조율되고, 소프라노는 1악장에서 ‘e-n-c-o-u-n-t-e-r’의 한 철자 한 철자를 보컬리즈(Vocalise)[모음만을 가지고 노래하는 성악곡]로 다루고 있다. 3악장에서는 앞부분은 ‘encounter[조우]’를 가사로 사용하고, 뒷부분은 ‘조우’를 가사로 사용하고 있다. 4악장에서 사용한 가사는 ‘조우’, ‘만남’, ‘서로 만남’ 등이다. 마지막 5악장에서 사용하는 가사는 ‘바뱌버벼보뵤부뷰다댜도됴두듀드디차챠처쳐초츄츠치’, ‘부딪침’, ‘만남’, ‘조우’ 등이다. 소프라노의 창법은 국악 창법과 서양 창법을 혼합한 우연성 기법에 의한 연주 형태를 사용하고 있다.
5. 「조우」 1/74: 문화예술진흥원의 위촉 작품으로, 작곡가 이상근에 의하면 “오케스트라를 우리 음악에 접근시키고, 피리와 아쟁을 서양 오케스트라에 접근시키고자 한 곡”이다. 박, 좌고 등 전통 타악기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전체적으로 조성적 바탕에 국악적 음계를 사용하고 있으며, 단악장의 곡이지만 5악장의 느낌이 나는 교향시와 같은 곡처럼 보인다.
6. 「조우」 1/80: 대금과 가야금은 마이크를 사용하여 음향을 크게 하였다. 이 곡의 형태는 독주 악기 그룹과 합주 그룹의 대립으로 이루어진다.
7. 「조우」 1/86: 이 곡은 부산대학교 예술대학 국악과 정기 연주회를 위해 작곡한 것으로, 전통 국악기인 가야금과 거문고, 장구를 택하고 전통 주법과는 다른 서양화된 주법을 요구하고 있다. 이상근은 이 곡에 대해 “우리 고유의 뼈대에 새로운 옷을 입힌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이 곡은 마디가 없고 음표에 음가는 표시되고 있다. 그리고 악장마다 속도표를 제시하여 각 악장의 분명한 대비를 주고 있다.
8. 「조우」 2/86: 이 곡은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의 위촉으로 쓴 곡으로, 국악기의 표현을 통해 양악적 양식에의 접근을 시도한 곡이다. 느린 주제와 네 개의 변주곡으로 이루어지며, 네 변주곡은 ‘힘’, ‘한’, ‘슬기’, ‘멋’을 그 주제로 삼고 있다.
[의의와 평가]
부산에서 활동한 작곡가 이상근은 일찍부터 한국 음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자신의 음악에 표현하고자 하였다.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한국적 이국정취’를 탈피하여 세계 무대에 진출할 한국 음악이었다. 이를 위해 다양한 국악기를 위한 작품을 만들되 서양 음악 어법을 사용하면서 동서양의 만남을 통한 새로운 음악, 새로운 음향을 추구하였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 중의 하나가 「조우」 시리즈이다. 이를 통해 동양 음악과 서양 음악의 만남을 시도하면서, 서로 다른 음악 기법과 음정 체계, 그리고 다른 표현과 음악성의 만남 등을 통해 한국 음악 어법의 영역을 넓히고자 의도하였다. 이상근의 작품은 부산의 지역적 한계에서 벗어나 서울 지역의 공연장에서도 연주되었을 뿐만 아니라 토속적인 정서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승화시켰다는 평을 얻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