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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10493
한자 1970年代釜山-映畵
영어의미역 Movies of Busan Location in the 1970s
분야 문화·교육/문화·예술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부산광역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최용성

[정의]

1970년대 부산 지역에서 현지 촬영한 영화.

[1970년대 부산 영화계]

1970년대의 한국 영화계는 이전의 어느 시대보다도 침체되고 암울한 시기를 맞았다. TV의 전국적인 보급과 함께 유신 정국 하에서의 가혹한 검열로 표현의 제한은 한국 영화를 불황 속에 내던졌으며 영화의 질적 하락을 초래하였다. 따라서 부산 지역도 로케이션이 된 영화가 많지 않았다. 영화계는 산업화되지 못하였고 소수의 영화 자산가를 만들어 내면서 영화감독들에게는 박탈감을 안기고 영화에는 질적인 퇴보를 가져왔기에 부산 지역 역시 그러한 영향을 받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 부산 출신의 하길종(河吉鍾) 감독이 미국 유학에서 귀국하여, 한국 영화계의 체질 개선을 위한 새 시대를 여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부일 영화상이 1973년 16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는 것이 당시의 부산 영화계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점이다.

1978년 한국 영화의 재도약을 위하여 『주간 국제』가 주최한 전국 신인 남녀 영화배우 선발 대회에는 유현목 감독, 영화배우 장미희 등을 비롯한 유명 영화인들이 심사 위원으로 대거 참석하였고, 현진영화사 부산출장소가 개설되어 부산을 무대로 임권택 감독의 「내일 또 내일」이 제작되었다.

이외에도 1970년 영화 평단을 이끌던 부산대학교 장갑상 교수가 처음으로 영화 평론집 『영화와 비평』을 출간하였고, 소설가 김정한의 「인간 단지」가 발표되었으며, 지역 출신 시나리오 작가 나소원이 「봄봄」으로 청룡상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또한 이 시기는 8㎜ 소형 영화의 전성시대로 부산의 아마추어 영화 동호인들이 활동하였다는 것이 부산 영화 문화의 저력이다.

1970년대 부산을 배경으로 한 로케이션 영화는 그렇게 활발하지 못하였다. 다만 강대진 감독의 「눈물 젖은 부산항」[1970], 전우열 감독의 「황혼의 제3 부두」[1971], 강범구 감독의 「항구의 왼손잡이」[1971], 이상언 감독의 「항구의 등불」[1972], 이원세 감독의 「인간 단지」[1975], 임권택 감독의 「내일 또 내일」[1979], 이혁수 감독의 「제3 부두 고슴도치」[1977], 「돌아와요 부산항」[1977], 이원세 감독의 「병아리들의 잔칫날」[1978], 하길종 감독의 「속 별들의 고향」[1978], 「병태와 영자」[1979], 김호선 감독의 「밤의 찬가」[1979] 홍파 감독의 「갑자기 불꽃처럼」[1979], 김수용 감독의 「사랑의 조건」[1979] 등이 부산 로케이션 영화들이었다. 특징적은 점은 1970년대 항구 도시로서의 부산을 보여 주는 촬영 장면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1970년대 부산 로케이션 영화]

1970년대 부산 로케이션 영화를 구체적으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눈물 젖은 부산항」[1970]

이민덕이 1970년 제작한 강대진 감독의 로맨스·멜로 장르의 작품이다. 신성일, 최남현, 김지미, 독고성 등이 출연하였다.

시놉시스: 해양대학을 졸업한 주인공 민호는 은사의 딸 애리와 장래를 약속하고 항해 길에 오른다. 그로부터 6년의 세월이 흘러서 오랜 항해 길에서 돌아온 민호는 부푼 가슴을 안고 애리를 찾았지만 애리는 이미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어 있었다. 민호는 한 때 애리의 배신을 서러워하기도 하고 분개하기도 하였지만 저간의 사정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는 일이라고 자위하게 되었다. 그래서 민호는 허탈한 가슴을 안고 다시 항해 길에 오른다. 뱃고동이 울린다. 그 때 달려온 애리가 그 동안에 고이 길러 온 석이를 민호의 품에 안겨 주고 눈물로 전송한다.

2. 「항구의 등불」

명보필름이 1972년 제작한 이상언 감독의 계몽 장르의 작품이다. 남진, 김희라, 현시흠 등이 출연하였다.

시놉시스: 부산항의 유명한 덥석부리 택시 운전사와 노동자는 교통사고에서 아름다운 고아 소녀 미연을 구한다. 미연은 덥석부리와 그의 양아들 민철과 상진의 친절한 간호로 부상에서 회복된다. 그러나 거친 민철은 온순한 상진과 다투며 미연의 사랑을 독차지하려 한다. 민철은 밀수 사건으로 체포되었을 때 죄를 상진에게 돌리고, 상진은 자진해서 감옥으로 가며 둘의 행복을 빈다. 그러나 자신과 아버지에 대한 상진의 사랑에 깊이 감동한 민철은 법정에 자수하고 더 나은 미래를 약속한다.

3. 「인간 단지」

국제영화흥업에서 1975년 제작한 이원세 감독의 드라마 장르의 작품이다. 황해, 방희, 김추련 등이 출연하였다.

시놉시스: 노년에 문둥병에 걸린 우중신은 옛날 문둥병으로 죽은 아내 복돌이를 회상한다. 그러나 우 영감이 몸담고 있는 음성 나환자 보호 시설인 자유원의 박 원장은 악질로서 그들을 명목 삼아 들어오는 구호물자를 빼돌려 치부(致富)하는 인간이다. 몇 차례의 탄원이 박 원장의 교활한 처세로 아무 소용이 없어지자 우 노인은 같은 나환자들을 데리고 옛날 나병이 든 아내와 함께 살던 무인도로 간다. 그곳에 인간 단지를 만들어 문둥이도 인간답게 살자는 것이 우 영감의 꿈이다. 그러나 박 원장은 여기까지 따라와 그들의 새 삶을 방해한다. 황무지를 개간해 뿌린 보리의 싹이 돋아날 무렵, 박 원장의 횡포에 무저항으로 버티던 우 영감도 마침내 쓰러져 죽어 간다. 그 곁에 선 나환자들은 죽어 가는 우 영감의 모습을 보고 새 삶의 의지와 신념을 더욱 굳힌다.

4. 「내일 또 내일」

1979년 제작한 임권택 감독의 드라마 장르의 작품이다. 박은수, 정희, 이덕화, 안소영 등이 출연하였다.

시놉시스: 규화와 진우는 소꿉친구이지만 성격은 매우 다르다. 진우가 같은 소꿉친구 미연의 적극적인 애정 공세로 난처한 사이, 규화는 진우의 여자 친구 가희가 부잣집 딸임을 알고 가희를 빼앗는다. 규화는 결혼 후 성공의 기회를 얻지만 결국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가희와 갈등을 일으킨다. 규화는 반항심으로 미연과 사귀게 되는데 미연이 자신과의 사이에 딸을 두게 되자 미연을 학대하고 연상의 여인과 다시 사귀기 시작한다. 아내 가희는 규화의 문란함에 좌절해 자살을 하고 규화는 그때서야 잘못을 깨닫고 새 출발을 다짐하게 된다.

5. 「병태와 영자」

1979년 제작한 하길종 감독의 코미디 장르의 작품이다. 손정환, 이영옥, 양광남, 이승현, 한진희 등이 출연하였다.

시놉시스: 영자[이영옥]에게 실연당한 후, 군에 입대한 병태[손정환]는 제대를 2개월 앞두고 영자의 면회를 받는다. 영자가 돌아간 후, 영자에게서 자신을 잊지 못하였다는 편지를 받고 기뻐하지만 영자는 이미 젊은 의사 주혁[한진희]과 결혼하기로 한 상태이다. 병태는 복학 후 영자의 결혼을 막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영자도 병태의 마음을 받아들이지만 병태의 무책임한 행동에 절교를 선언한다. 절망에 빠진 병태는 동생의 위로를 받고 주혁을 찾아가 내기를 한다. 먼저 약혼식장에 도착한 사람이 영자와 결혼하기로 한 것. 자신만만하게 승용차에서 내린 주혁보다 맨발로 뛰어 먼저 도착한 병태는 영자의 손을 잡고 약혼식장을 나선다.

6. 「돌아와요 부산항」

김인동이 1977년 제작한 김성수 감독의 드라마 장르의 작품이다. 이경희, 김희라, 한소룡, 한지일, 유정희 등이 출연하였다.

시놉시스: 미모의 여인 정화는 남편도 없이 아들을 키우며 시어머니와 시동생 성구가 사법 고시에 합격되기를 유일한 소망으로 삼고 모든 역경을 이겨 내며 살고 있다. 형 성필은 동생 성구를 살리려다 억울한 살인 사건에 휘말려 행방불명이 되었다. 성구는 사법 고시에 수석으로 합격된다. 학술 세미나 관계로 일본에 간 성구는 형을 찾아 무죄가 밝혀졌음을 알려 준다. 성필은 십여 년 망향 끝에 감격에 벅찬 귀국 준비를 서둘지만 교통사고로 비명에 간다. 한편 십 년 만의 재회를 기다리며 감격에 부푼 부산의 가족들 앞에 홀로 돌아온 성구는 형이 죽었다는 사실을 차마 말할 수 없어 귀국이 늦어진다고 속인다. 어머니와 정화는 성구가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깨닫지만 아빠를 목메어 기다리는 어린 아들 기원이를 위하여 슬픔을 삼킨다.

[의의와 평가]

전체적으로 1970년대에는 한국 영화의 불황기라는 여건 속에서 부산 로케이션 영화가 많지 않았다. 또한 아쉬운 점은 부산의 항구를 재현한 영화들에서 항구 도시로서의 부산을 보여 주는 촬영 장면들이 많았지만, 부산의 지역성이 상실된 채 부산의 바다는 정주적이지 않고 유목적이며 만남과 헤어짐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장소로 재현되었다는 점이다.

1970년대의 「눈물 젖은 부산항」, 「황혼의 제3 부두」, 「항구의 제3 부두」[1971] 등은 모두 만남과 이별이 이어지는 영화인데, 부산이라는 고유한 이미지의 공간이 아니라 항구라는 일반적인 이별의 공간으로만 기능하는 한계를 보였다. 다시 말해서 부산이라는 지역성과 토착성을 배경으로 만든 영화가 아니라 항구라는 통념에 근거하여 영화를 만들고, 그 통념에 부산의 이름을 부여한 영화라는 문제점을 갖고 있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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