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104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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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1960年代釜山-映畵 |
영어의미역 | Movies of Busan Location in the 1960s |
분야 | 문화·교육/문화·예술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부산광역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최용성 |
[정의]
1960년대 부산 지역에서 현지 촬영한 영화.
[개설]
1960년대 영화 산업을 보면 제작 편수가 전국적으로 1,500편을 넘을 만큼 다작을 이루었는데, 1968년부터는 한 해에 200편이 넘게 제작되었다. 영세한 개인 프로덕션들이 난립하여 제작 자본 형성에 어려움이 따르자 부산의 개봉관과 지역 영화업자들이 제작비 지원에 상당한 역할을 하였다.
1962년부터 시작된 급격한 근대화 과정으로 1960년대 말 부산은 6·25 전쟁기에 볼 수 있던 급속한 인구 증가[58.6%]를 다시 경험하게 되는데, 인구 유입의 상당 부분은 농촌의 해체와 그 인구의 도시로의 유입을 가속화한 근대화 때문이었다. 인구 증가와 관련해서 영화는 호황기를 맞았는데, 때맞춰 새로 동명 극장[1961년], 태화 극장[1962년], 부영 극장[1969년], 국도 극장[1969년]의 대형 영화관이 문을 열었으며, 부산시극장협회[1962년], 한국영화인협회 부산지회[1964년]가 결성된 것도 이 무렵이다.
또한 이 시기에 유현목 감독의 「아낌없이 주련다」[1962]가 제작되면서 부산이 로케이션의 적지로 조금씩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아낌없이 주련다」는 1962년 여름 부산의 다대포와 몰운대를 중심으로 올 로케이션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신성일을 일약 스타로 만든 화제작이다.
그 이후 신경균 감독의 「마도로스 박」[1964]과 김수용 감독의 「갯마을」[1965], 강대진 감독의 「삭발의 모정」[1965]이 부산에서 로케이션 되었다. 또 전쟁의 와중에 일어난 진정한 순교와 신앙의 문제를 다룬 유현목 감독의 「순교자」[1965], 최무룡 감독의 「아리랑」[1966], 김수용 감독의 「빙점」, 「만선」[1967], 김기영 감독의 「렌의 애가」[1969] 등의 화제작들이 줄을 이어 부산을 찾았다.
[1960년대 부산 로케이션 영화]
1960년대 부산 로케이션 영화를 구체적으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아낌없이 주련다」
극동흥업에서 1962년 제작한 유현목 감독의 통속 장르의 작품이다. 이민자, 신성일, 허장강 등이 출연하였다. 유현목은 이 영화를 통해 오랜만에 흥행에 성공하였다. 연상의 미망인과 연하의 청년과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멜로물이다.
시놉시스: 1·4 후퇴 당시의 항도 부산, 미망인인 바 마담과 바의 관리인인 20대 청년 사이에 불같은 사랑의 꽃이 핀다. 그러나 미망인은 항상 악당인 정부의 위협 속에 지내야만 하였다. 그럴수록 두 사람의 사랑의 열기는 높아만 간다. 마침내 미망인은 병으로 쓰러진 채 영영 회생하지 못하고 청년의 비통한 오열 속에 숨을 거둔다.
2. 「이별의 부산 정거장」
1961년 제작한 엄신호 감독의 로맨스·멜로 장르의 작품이다. 최무룡, 김지미, 조미령, 문정숙, 이예춘 등이 출연하였다.
시놉시스: 6·25 전쟁기의 항구 도시 부산, 법학도인 김진오는 처자식을 남겨 두고 단신으로 남하하여 어려운 여건 속에서 부산 기생인 정채옥의 도움을 받게 된다. 어느덧 두 사람 사이에는 연정이 싹트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김진오는 처자식을 두고 온 몸으로 정채옥을 사랑할 형편이 못되었다. 드디어 서울이 수복되고 김진오는 부산을 떠나야 하는 상황을 맞는다. 부산역에 마주 서게 된 두 사람은 서로의 행복을 빌어 주며 뜨거운 눈물의 작별을 고한다.
3. 「마도로스 박」
동원영화사에서 1964년 제작한 신경균 감독의 활극 통속 장르의 작품이다. 박노식, 도금봉, 이예춘 등이 출연하였다.
시놉시스: 밀수 혐의로 체포된 마도로스 박은 압송 도중에 탈출하는데, 때마침 마도로스 박을 노리고 있던 조련계 간첩들이 일제 사격을 한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마도로스 박은 10여 년 후에 귀국하여 국내에서 암약하는 간첩 일당에게 복수한다. 하지만 마도로스 박은 일급 살인자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다.
4. 「갯마을」
대양영화사에서 1965년 제작한 김수용 감독의 문예 장르의 작품이다. 신영균, 고은아, 황정순, 이낙훈, 이민자 등이 출연하였다. 촬영지는 부산광역시 기장군 일광면 이천리 바닷가이며 부산 출신의 고은아가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시놉시스: 갯마을의 고기잡이배가 출어하여 풍랑을 만나서 돌아오지 않게 되자 마을엔 과부들이 부쩍 늘어나는데 해순도 그들 중 한사람이다. 시어머니와 단둘이서 살아가던 그녀는 어느 날 숯 구덩이에서 일하는 성구와 육체관계를 갖고 마침내 성구에게 개가하여 뭍으로 간다. 그러나 성구마저 징용에 끌려가게 되어 해순은 다시 갯마을로 돌아온다. 그 후 실성한 해순은 바다가 보이는 산으로 올라가서 돌아올 기약 없는 남편을 기다린다.
5. 「순교자」
합동영화사에서 1965년 제작한 유현목 감독의 문예 장르의 작품이다. 신영균, 고은아, 황정순, 이낙훈, 이민자 등이 출연하였다.
시놉시스: 미국에서 작가 활동을 하는 김은국의 소설이 원작이다. 6·25 전쟁을 배경으로 한 목사가 신의 존재에 회의를 품으면서도 민중의 신앙적인 바람을 따르기 위해 순교자가 된다. 열두 명의 목사가 학살된 전모를 더듬어 가면서 전개되는 종교적 주제를 가진 차원 높은 문예 영화였다. 유현목 감독은 그 후에 「사람의 아들」[1980]에서 종교적 테마를 영화화하기도 하였다.
6. 「삭발의 모정」
대영영화사에서 1965년 제작한 강대진 감독의 실기 장르의 작품이다. 황정순, 김운하 등이 출연하였다.
시놉시스: 군에 입대한 아들이 휴가를 왔지만, 집에는 아들에게 한 끼 밥을 해 줄 쌀조차 없었다. 이에 어머니는 40년을 고이 길러 온 머리카락을 잘라 쌀을 사온다. 이것이 바로 자식을 사랑하는 모정인 것이다.
7. 「나운규의 일생」
연합영화사에서 1966년 제작한 최무룡 감독의 전기 장르의 작품이다. 최무룡, 엄앵란, 김지미, 박암, 조미령 등이 출연하였다. 배우 최무룡이 연출한 나운규의 일생은 다큐멘터리 터치를 통해 조명되었다.
시놉시스: 영화를 위해 태어나서 영화와 더불어 살다가 영화와 함께 숨진 나운규의 일생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8. 「만선」
동양영화사에서 1967년 제작한 김수용 감독의 작품이다. 바다에서 사는 어부들의 삶의 애환을 사실주의적으로 그렸으며, 제12회 샌프란시스코 영화제에 출품되었다.
시놉시스: 서해안의 섬 용초도, 곰치[김승호]는 평생 어부를 하며 아내 구포댁[주증녀]과 딸 슬슬이[남정임], 역시 어부인 아들 도삼[남정원]과 살아가고 있다. 곰치는 열심히 일하지만 흉어 때문에 빚만 지고 아내가 선주 임씨[변기종]에게 생활비를 빌려서 빚은 더욱 늘어 간다. 오랜만의 만선으로 마을 사람들은 기뻐하지만 선주인 임씨는 그 동안의 적자를 핑계 대며 삯을 주지 않는다. 좌절한 곰치는 아들과 이웃 청년 연철[신영균] 등을 데리고 배에 오른다. 풍랑이 치는 바다, 배가 소식이 없자 연철을 좋아하는 슬슬이와, 아들과 남편을 바다로 보낸 구포댁은 절망한다. 배에 올랐던 사람 중에 연철만이 난파한 배의 조각에 몸을 실어 살아난다.
[의의와 평가]
1960년대 부산은 충무로 중심의 서울 영화 제작의 환경과 영화 흥행의 분위기 속에서 영화 제작의 기회를 가질 수는 없었지만 로케이션 영화의 적지로 조금씩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또한 대부분의 영화의 공통점은 도시를 전쟁 후의 처참한 폐허보다는 건강한 활기와 생동감, 도시적 감수성이 살아있는 공간으로 묘사하였다는 것이다.
이렇듯 부산은 196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촬영지로서 각광을 받고 근대화로 부산 이주민이 늘어나 영화 산업이 발전하였다. 이에 부산의 영화 동호회 활동이 활발하였다. 즉 ‘나쁜 영화를 추방하자’는 슬로건 아래 관객 운동을 벌이고 있던 부산시네클럽이 한국 영화, 외국 영화 ‘베스트 10’을 선정하였다. 또한 영화예술연구회, 신조시나리오동인회 등의 여러 영화 동호인들이 다양한 활동을 보여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