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부산 지역어에서 사람이나 사물, 장소의 이름을 대신 나타내는 품사.

[개설]

부산 지역어는 넓게는 동남 방언인 경상도 방언에 속하며 좁게는 양산시, 울산광역시 등과 더불어 경상남도 방언의 동부 방언에 속한다. 대명사는 사물의 이름을 나타내는 명사를 대신하는 말로 그 의미는 대체될 수 있는 단어를 전제로 파악된다. 대명사는 지시 대상이 사람일 경우와 아닐 경우에 따라 두 가지로 분류된다. 지시 대상이 사람일 경우 이를 인칭 대명사라 하고 아닐 경우에는 지시 대명사라 한다. 지시 대명사는 다시 지시 대상이 사물이냐, 장소이냐에 따라 다시 분류된다.

[인칭 대명사]

인칭 대명사의 체계는 1인칭, 2인칭, 3인칭으로 이루어지며 각 인칭은 다시 단수와 복수로 구분된다. 이외에도 미지칭(未知稱)과 부정칭(不定稱)에 해당하는 대명사도 있다. 부산 지역어에서 나타나는 1인칭 대명사는 ‘내’, ‘지’, ‘우리’ 등과 같이 세 어휘가 있다. ‘내’, ‘지’는 단수형으로 ‘내’는 예사말로, ‘지’는 겸사(謙辭)말[겸양어]로 사용한다. ‘우리’는 대체로 복수형으로 사용하는데 때로는 단수로 쓰이기도 한다. 단수로 사용될 때에는 이를 ‘동아리’ 단수라고 한다. 1인칭 복수 겸사말 단독형은 발견되지 않으나 ‘지’에 복수 접미사 ‘들’을 결합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2인칭 대명사는 ‘니’, ‘자내’, ‘당신’, ‘너어·너그’와 같이 네 어휘가 있다. ‘니’는 예사말이며, ‘자내’는 평대 관계에 있는 상대를 공대할 때 사용하며 ‘당신’은 공대 표현이다. ‘너어·너그’는 예사말로 복수 표현에 해당한다. 2인칭 복수 표현은 단수형에 복수 접미사 ‘-들’을 결합하여 사용한다. 2인칭 공대 표현으로 ‘어르신’을 종종 사용하기도 한다.

3인칭 대명사는 주로 지시 관형사 ‘이, 그, 저’에 사람을 나타내는 명사 ‘아[아이], 사람, 분’이 결합하여 ‘야:[이아], 가[가아]:, 쟈[자아]:’, ‘이사람, 그사람, 저사람’, ‘이분, 그분, 저분’과 같이 실현된다. 이들은 모두 ‘이, 그, 저’와 마찬가지로 말할이와 들을이의 관계에 따라 결정되는 상황 지시의 관점에서 분류되는 것으로 ‘이’ 계열은 근칭, ‘그’ 계열은 중칭, ‘저’ 계열은 원칭에 해당한다. ‘야:[이아], 가[가아]:, 쟈[자아]:’는 예사말이고 ‘이사람, 그사람, 저사람’은 당사자를 예사로 공대할 때, ‘이분, 그분, 저분’은 당사자를 공대할 때 사용한다.

이 외에도 부산 지역어에서는 재귀칭(再歸稱) ‘지, 저그’가 있다. 재귀칭은 한 문장 안에 있는 선행 명사구를 다시 지칭할 때 사용되는 것으로 일반 대명사와는 그 형태가 다르다. 예를 들면 ‘아범 지가 그래 놓고는 와 넘 타시를 하노?’에서 ‘지’는 선행 명사구 ‘아범’을 지칭하는 것으로 재귀칭에 해당한다. 재귀칭 ‘지’의 복수형은 ‘저그’이다.

[지시 대명사]

지시 대명사는 사물 표시 지시 대명사와 장소 표시 지시 대명사로 나뉜다. 부산 지역어에서 사물 표시 지시 대명사로는 ‘이거, 그거, 저거’가 있으며 장소 표시 지시 대명사로는 ‘여어, 거어, 저어’가 있다. 지시 대명사는 ‘이, 그, 저’와 사물을 표시하는 ‘거’와 장소를 표시하는 ‘어’가 결합한 것으로 화자를 기점으로 파악할 때 ‘이거, 여어’는 근칭, ‘그거, 거어’는 중칭, ‘저거, 저어’는 원칭에 해당한다.

[미지칭과 부정칭]

인칭 대명사와 지시 대명사 모두에 미지칭과 부정칭이 있다. 미지칭이란 가리킴을 받는 지시 대상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를 때 사용하는 대명사며, 부정칭은 특별한 지시 대상이 정해지지 않을 때 사용하는 대명사이다. 부산 지역어에서는 사람 미지칭 ‘누’, 사물 미지칭 ‘오둔거’, 장소 미지칭 ‘오데’가 있다. 그리고 부정칭은 ‘아무’, ‘아무거’, ‘아무데’가 발견되는데 ‘아무’는 사람 부정칭, ‘아무거’는 사물 부정칭, ‘아무데’는 장소 부정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