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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음식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10123
한자 名節飮食
영어의미역 Korean Traditional Festival Foods
분야 생활·민속/생활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부산광역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정숙

[정의]

부산광역시 일원에서 절기에 맞추어 특별히 만들어 먹는 시절 음식.

[개설]

우리나라의 시식과 절식 풍속은 농업을 위주로 하는 생활 환경과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형성되었다. 농업이나 어업은 계절적 변화에 따라 이루어졌고, 풍작과 풍어를 기대하면서 계절별로 행하는 의례가 있었다. 그 주기적인 연중행사가 세시 풍속의 초석을 이루었고, 이때 차리는 음식이 절식이 된 것이다. 이러한 시식과 절식의 관행은 4계절 자연의 영향을 받고 역사의 변천에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되어온 전통적인 식생활 문화의 한 단면으로 우리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조절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부산은 한반도 동남단에 있는 천혜의 양항인 부산항을 모체로 발달한 도시로 해안 남쪽과 동쪽으로는 태평양에 접해 있고, 서쪽에는 낙동강과 김해 평야가 있으며, 북쪽에는 금정산이 있다. 이에 부산은 바다의 수산물 및 민물 수산물, 김해 평야의 여러 곡식과 야채, 금정산의 임산물을 음식 재료로 풍요롭게 사용하면서 요리가 발전해 왔고, 시식과 절식도 이에 맞게 특색을 가지게 되었다.

[내용]

1. 설[음력 1월 1일]

새해 첫날이라 하여 1년 중 가장 큰 명절로 꼽는다. 차례 상과 세배 손님을 위한 세찬을 준비한다. 떡국, 전유어, 나물류, 찰떡, 시루떡, 절편, 단술, 강정 등의 세찬과 세주를 갖추어 차례를 지낸다. 부산에서는 떡국의 육수를 만들 때 소고기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멸치를 사용하여 내기도 하고, 맹물에 조선간장으로만 간을 하여 만든 육수를 사용하기도 한다. 굴이 제철이므로 굴 떡국을 만들어 먹기도 하였고, 찹쌀 부꾸미를 썰어 넣기도 하였다. 차례 상을 위해 ‘두투’나 ‘돔배기’로 부르는 상어 고기 산적, 삶은 문어, 군소 등 다양한 어물이 많이 준비되며, 온갖 해산물과 소고기의 진한 맛이 어우러진 탕국을 만들어 먹는다. 엿물이나 조청에 여러 가지 곡식이나 견과류를 넣고 섞어서 손으로 자그마하게 만들거나 반대기를 지어서 편으로 썬 엿강정을 준비하여 먹었다. 부산 지역에서는 쌀을 튀겨 만든 엿강정을 ‘밥상 강정’이라고 부른다.

정월 초하루에 부산광역시 금정구 두구동에서는 떡국, 강정, 조청을 먹고, 기장군에서는 떡국, 강정, 수정과, 식혜[기룡·연화·학리·청광·고촌·대룡·연구·내리·동암 마을], 단술[덕선 마을]을 먹는다. 가덕도에서는 떡국, 수정과, 강정을 먹고, 산성 마을에서는 떡국, 강정[콩강정, 깨강정], 단술을 먹는다.

2. 정월 대보름[음력 1월 15일]

한 해의 풍년을 기원하고 오곡이 잘되라는 뜻으로 오곡밥을 지어먹고 호박고지, 박고지, 말린 가지, 무시래기, 고사리, 고비, 도라지, 취나물, 고구마 순 등 최소 9가지의 나물을 여름이나 가을에 잘 말려 두었다가 기름에 볶아서 먹는다. 이런 묵은 나물은 겨우내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무기질을 보충하여 원기를 북돋아 줌으로써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게 도와준다. 부산 지역에서는 오곡밥과 함께 생선 조림을 빠뜨리지 않고 먹는 것이 특징이다. 명태, 가자미와 무를 섞어 생선 조림을 만들었으며 고등어를 이용하기도 하였다. 김이나 취나물, 배추 잎에 밥을 싸서 복(福)쌈이라 하여 먹고,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고 하여 생밤, 호두, 잣 등의 견과류를 껍질째로 깨무는 ‘부럼 까기’를 하며, 귀밝이술을 먹는다.

대보름에 두구동에서는 오곡밥을 먹고, 기장군에서는 오곡밥[예림·대룡·연구·내리·동암·덕선 마을], 약밥, 묵나물[묵은 나물: 기룡·청광·고촌·대룡·연구·내리 마을]을 먹는다. 가덕도에서는 오곡밥, 약밥, 찰밥, 솔떡을 먹고, 산성 마을에서는 약밥과 찰떡을 먹는다.

3. 삼짇날[음력 3월 3일]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 하여 큰 명절로 삼았는데, 진달래 화전과 파전을 해 먹는다. 파는 삼짇날 무렵 가장 맛이 좋은데, 해안 지역에서는 각종 해산물을 함께 이용하여 파전을 만들었다. 삼월 삼짇날이 되면 동래 파전을 먹으러 사람들이 장에 올 정도로 파전은 사랑을 받았다.

삼짇날에 두구동에서는 파전을 먹고, 기장군에서도 파전{대룡·연구·내리·동암·덕선 마을]을 먹는다. 가덕도에서는 화전을, 산성 마을에서는 파전을 먹는다.

4. 단오[음력 5월 5일]

창포물에 머리 감고 그네뛰기, 씨름하는 풍습이 있는데 수리취떡, 준치국, 도미찜, 앵두화채 등을 먹는다. 수리취떡은 양기가 오를 대로 오른 쑥 잎을 뜯어 멥쌀가루에 넣고 찐 수레바퀴 모양으로 찍은 둥근 절편이다. 지금도 부산 지역에서는 쑥굴레, 쑥구리, 쑥굴레 단자를 해서 먹는다.

단오에 기장군에서는 수리떡[기룡·연화·고촌 마을]과 밀가리떡[학리 마을], 죽순[기룡 마을]을 먹고, 가덕도에서는 찔레꽃떡, 쑥떡, 수리취떡, 망개떡을 먹고, 산성 마을에서는 찔레꽃떡, 쑥떡, 수리취떡, 찰전병을 먹는다.

5. 추석[음력 8월 15일]

각종 햇곡식과 햇과일을 거두며 수확의 기쁨을 나누는 날로 햇녹두, 청태, 깨 등으로 속을 넣어 빚은 햅쌀 송편, 화양적, 누름적, 닭찜 등을 먹는다. 차례 상을 위하여 돔배기[상어 고기] 산적과 문어, 군소 등 다양한 어물을 많이 준비하며 미나리전, 배추전이 올라간다. 탕류가 다른 지역보다 많이 올라가는 것이 부산 지역의 특징이다.

추석에 두구동에서는 송편을 먹고, 기장군에서는 송편, 시루떡, 인절미[기룡·학리·고촌·대룡·연구·동암·덕선 마을], 호박떡[예림 마을], 약밥[내리 마을]을 먹는다. 가덕도에서는 송편, 증편, 절편, 시루떡, 햅쌀 술을 먹고, 산성 마을에서는 햅쌀 밥, 감주[단술], 송편, 증편을 먹는다.

6. 동지[양력 12월 22일]

팥죽과 동치미를 먹는다. 찹쌀가루로 둥글게 빚은 새알심을 넣은 붉은 팥죽을 쑤어 먹는데 “나이 수만큼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고 하여 새알심을 나이 수만큼 먹는 풍습이 있다. 잡귀를 쫓는다고 하여 동지 팥죽을 솔가지에 적셔 대문뿐 아니라 담벼락과 마당에까지 뿌렸다. 팥죽의 축귀 능력은 확대되어 동짓날 이외에도 이사를 하거나 새집을 지었을 때 거기에 깃든 잡귀를 쫓는 수단으로 팥죽을 끓여 집안 구석이나 장독대 등에 뿌렸다. 돌림병이나 유행병이 돌 때는 팥죽을 쑤어 동네 입구에 뿌려 잡귀가 들어오는 것을 막기도 하였다.

동지에 두구동, 기장군[기룡·연화·학리·청광·예림·고촌·대룡·연구·내리·동암·덕선 마을]에서는 팥죽을 먹고, 가덕도에서는 팥죽, 청어 구이, 대구구이, 수정과 등을 먹는다. 기장군 동암 마을과 가덕도에서는 동짓달에 김장을 담근다.

[의의와 평가]

시식과 절식의 풍습은 4계절 자연의 변화에 순응하며 살아온 우리 민족 문화의 특징이다. 지금은 계절에 상관없이 다양한 식품이 생산되고 있고, 공업화·도시화로 생활 양식이 크게 변하여 향토색이 짙은 명절 음식뿐만 아니라 시식과 절식의 풍속이 사라져 가고 있다. 부산도 이러한 흐름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부산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몇몇 성씨 집단이나 자연 마을에서 이러한 전통을 이어가고 있어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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