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개항기 부산광역시 동래구 명륜동에 있었던 사립 교육 기관.

[교육 목표(교훈 포함)]

일제의 식민지화 교육 정책이 강력히 추진되고, 사립 학교에 대한 탄압이 가중되고 있던 시기에 ‘민족 교육’을 교육 목표로 하여 설립되었다.

[변천]

일제가 교육령을 통해 식민지 정책을 시행하려고 하자 민족 교육에 대한 바람이 일었다. 당시 동래 향교가 학교를 설립하지 않아 근심하던 차에 동래 부윤 서리 참서관 최덕(崔悳)이 1907년(순종 1) 12월 15일에 설립을 권유하고 많은 사람들이 동조하여 사립 명륜학교를 설립하게 되었다. 1908년(순종 2) 5월 28일에 설립에 따른 발기인은 정인우, 박문열, 박전필, 김준희, 김지태였다. 임원은 교장 문병희, 교감 금환, 금문주, 정인우, 학감 감독 재무원 등으로 구성되었다.

사립 명륜학교의 재원은 원래 동래 향교의 재산인 전답 254두 6도지를 방매하여 학교 경비와 교사 수리비 등 운영비로 쓸 계획이었으나, 향사들의 반대로 전답은 팔지 않았다. 그러나 동래 향교 안에 세워진 학교이므로 명륜당을 교사로 쓰는 등 재정 기반은 향교에 두고, 학교 운영비 등은 동래의 유지와 인접 면의 면장 등의 기부금에 의존하였다. 특히 동래 부윤 서리 최덕을 찬성장(贊成長)[사람들의 찬성으로 뽑힌 장]으로 하여 학교 운영을 위한 기부금을 모집하였으며, 학교 설립 때는 기부금이 700여 원이었다.

사립 명륜학교가 언제 폐교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사립 명륜학교의 설립 경위와 교수 일지인 『명륜학교일사』를 참고해 보면, 1909년(순종 3) 12월 29일로 기록이 끝나 있으며, 1910년(순종 4) 1월 7일까지는 동기(冬期) 휴업이라고 적고 있다. 아마도 1909년 2월의 기부 금품 모집 취체 규칙과 1909년 4월의 「지방비법」의 반포로 재정 면에서 타격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되며, 특히 1910년 4월의 향교 재산 관리 규정의 반포로 존립 자체가 위태로웠을 것으로 보인다. 1915년에 작성된, 조선총감이 동래의 각 신학교에 기증금을 내렸을 때 각 학교에 분배한 현황에 따르면 사립 명륜학교의 학생 수는 84명이라고 되어 있다. 이 문서에 의하면 사립 명륜학교는 적어도 1915년 이후까지 존속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 뒤의 기록은 확인되지 않는다.

[교육 활동]

사립 명륜학교는 학기를 춘계·하계·동계의 휴업 기간으로 구분하여 3학기로 구분하는 등 대체로 당시의 신학교 규정을 준수하여 운영하였다. 그러나 사립 학교이기 때문에 학부령에 따른 교과 과정, 시간표 등을 그대로 따르지 않았으며, 반드시 보통학교 교과 과정만을 가르친 것도 아니었다. 교과 과정과 시간표의 특성을 보면 국어·한문·산술·수신·일어 교육이 중심이었다. 특히 일어 시간[일어 회화 포함]이 국어 시간보다 많았다. 일어 교육이 강조되고 있는 점은 어쩔 수 없이 시세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립 명륜학교의 교육 내용이 민족 교육과는 다른 개명의 차원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 준다.

학교 교과 과정의 중요한 특성은 3학년 교과 과정이 1, 2학년과는 크게 달라진 점이다. 국어와 한문 시간이 줄고, 지리·역사·서취·박물 시간이 한 시간씩 첨가되고 있다. 이 점은 다른 사립 학교들의 교과 과정과 비슷한 점이라 하겠으나, 국어 시간을 크게 줄이고 있는 점은 사립 명륜학교만의 특징이라고 하겠다. 학부의 보통학교 교과 과정에서도 국어는 전 학년에 6시간씩 배정되어 일어와 같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사립 명륜학교에서 국어를 일어보다 적은 시간으로 배정하고 있는 것은 교육 내용이 민족 교육을 목표로 한 교육이었다고 하기 어렵다. 또한 당시 이미 법령에 의하여 교재의 검정을 요구하고 있어 일제가 신학교의 교육 내용에 대하여 상당한 통제를 가하고 있었다. 따라서 동래 향교에서 민족 교육이라는 명분으로 설립된 학교이지만 실제는 일제 교육 정책에 부응한 교육 과정이 운영이 된 것으로 보아 일제의 교육 정책이 얼마나 치밀한가를 알 수 있다. 다음은 사립 명륜학교 교과 과정 일람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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