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1982년 부산 미국문화원 방화 사건의 주동자.

[가계]

본관은 김해(金海). 1958년 9월 15일 강원도 철원군에서 아버지 김동환과 어머니 최금련 사이에서 1남 1녀 중 큰딸로 태어났다. 그의 가족은 모두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파에 속하는 기독교인이었고,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장과 한신대학장을 지낸 구약학자 김정준 박사가 김은숙(金銀淑)의 둘째[작은] 할아버지였다. 어머니는 아펜젤러재단의 초대 이사장을 역임하였다.

[활동 사항]

김은숙은 1965년 3월 양정초등학교, 1971년 혜화여자중학교, 1974년 이사벨여자고등학교, 1979년 고신대학교 기독교교육과에 입학하였다. 대학에서 김은숙은 학보사 기자로 활동하면서 학생 운동에 참여하였다. 1979년 10월 16일 부산에서 부마 항쟁이 발생하자 김은숙은 남포동으로 나와 항쟁에 참여하였다. 이후 김은숙은 문부식(文富軾) 등과 함께 고신대학교 학생들의 스터디 그룹에서 학습과 토론을 통해 시대의 문제를 고민하고 실천 활동을 모색하던 중 광주에서의 5·18 민주화 운동 소식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이에 광주 대학살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묻기 위해, 1982년 3월 18일 오후 2시 문부식, 이미옥, 최인순, 김지희 등과 함께 중구 대청동에 있는 미국문화원에 불을 질렀다. 사건 발생 14일 만인 4월 1일 김은숙은 사건 주모자로서 문부식과 함께 자수하였고, 이어 11명의 사건 관련자들이 경찰에 검거되었다. 재판에서 김은숙은 무기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5년 8개월 만인 1988년 12월에 석방되었다. 이 사건은 반미(反美) 운동의 무풍지대였던 한국에서 발생한 사건이었기 때문에 미국은 물론 온 국민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으며, 민주화 운동 세력 사이에서만 논의되던 5·18 민주화 운동과 미국의 책임 문제가 공개적으로 논의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김은숙은 마산과 서울 구로 지역에서 노동자 야학 운동에 투신하였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는 창신동 노동자 자녀를 위한 ‘참 신나는 학교’의 교장을 맡아 열정적으로 일하였다. 1993년 소설가로 등단하여, 20여 권의 소설과 번역서를 내기도 하였다. 2010년 8월 위암 말기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 2011년 5월 23일 오후 사망하였다.

[저술 및 작품]

1993년 중편 소설 「갇힌 자의 순례」를 발표했으며, 1995년 장편 소설 『이성이 잠들면 요괴가 눈 뜬다』, 1997년 장편 소설 『첫길』을 출간하였다. ‘김백리’라는 필명으로 『밥 딜런 평전』, 『시몬느 베이유』, 『펼쳐 보는 이슬람』, 『흑색 수배』, 『대공황』, 『사랑, 언제나 목마르다』, 『명상 동화 시리즈』[전 4권], 『어린 왕자를 찾아서 떠나는 여행』 등을 번역하였다.

[묘소]

묘소는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능평리 산16-1번지에 위치한 삼성 개발 공원묘원에 있다.

[상훈과 추모]

2011년 5월 8일 제5회 ‘5월 어머니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