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52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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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喪輿-禮林里- |
영어의미역 | Song of Bier Carriers [Yerim-ri]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민요와 무가 |
지역 | 부산광역시 기장군 정관읍 예림리 |
집필자 | 신주영 |
[정의]
부산광역시 기장군 정관읍 예림리에서 상여를 메고 가면서 부르는 의식요.
[개설]
「상엿소리」[예림리]는 장례 절차 중에서 출상 당일 상여를 메고 출발하기 전이나 상여를 메고 갈 때에 앞소리꾼과 상여를 메고 가는 상여꾼들이 부르던 장례 의식요이다.
[채록/수집 상황]
2002년 김승찬·박경수·황경숙 등이 집필하고 세종출판사에서 발행한 『부산 민요 집성』의 299~301쪽에 「상엿소리2」로 수록되어 있다. 이는 공저자들이 1997년 1월 10일 부산광역시 기장군 정관읍 예림리로 현지 조사를 나가 주민 손우종[남, 75]으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구성 및 형식]
「상엿소리」[예림리]는 일반적 「상엿소리」와 같이 선후창으로 불려진다. 앞소리꾼이 선창을 하면 나머지 상여꾼들이 후창을 하는 형태로 가창된다. 앞소리꾼의 소리는 의미 있는 내용들로 구성되고, 상여꾼의 후창은 “어허홍 어허홍 어허화능창 어허홍”이라는 말로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지 않는 음악적 후렴구이다. 가사는 탄생, 노쇠, 득병, 치병, 임종, 사자 내습, 저승 풍경, 심문, 죄인 단죄, 선인 치하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용]
[앞소리]어허홍 어허홍 어허화능창 어허홍/ [뒷소리]어허홍 어허홍 어허화능창 어허홍[이하 ‘뒷’으로 표기]/ 세상천지 만물중에/ 사람밖에 또있는가/ [뒷]/ 이세상에 나온사람/ 누덕으로 나왔는가/ [뒷]/ 서가여래님이 공덕으로/ 아버님전에 뼈를 빌고/ [뒷]/ 어머님전 살을비고/ 칠성님전에 명을 빌어/ [뒷]/ 한두살에 철을몰라/ 부모님은공을 못하였고/ [뒷]/ 이삼십을 당도해도/ 어이없고서 가이없다/ [뒷]/ 무정세월이 여류하여/ 원수백발이 돌아오니/ [뒷]/ 절통하고도 망극하다/ 애덟고도 설은지고/ [뒷][중략]/ 일직사자 월직사자/ 한손에는 철공들고/ [뒷] 또한손에는 창검들고/ 쇠사슬을 비껴차고/ [뒷]/ 활대같이 굽은길로/ 살대같이 달려와서/ [뒷]/ 닫은문을 박차면서/ 성명석자 불러내니/ [뒷]/ 혼비백산 내죽겠네/ [뒷]/ 정신차려 살펴보니/ 부모동생 일가친척/ [뒷]/ 만년유택 집을짓고/ 정구업진언한들/ [뒷]/ 죽을목숨이 살아올까/ [뒷][중략]/ 무슨공덕 하였던공/ 바른대로 아뢰어라/ [뒷]/ 너의 죄목이 심중하니/ 풍도옥에다 가두리라/ [뒷]/ 착한 사람을 불러들여/ 위로하고 봉초할 때/ [뒷]/ 요지연에 가려느냐/ 염라대왕을 가려느냐/ [뒷].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상엿소리」[예림리]는 시신을 상여에 실고 장지로 옮기면서 앞소리꾼과 상여꾼들이 부르는 운상요(運喪謠)이다. 전통 상례에서는 방에서 관을 들어 내여 상여 위에 얹고 발인제를 지낸 뒤 장지로 출발한다. 상여는 36명이 메는 큰 틀과 16명이 메는 작은 틀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행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상엿소리」[예림리]는 이들의 행동의 박자와 리듬을 맞추는 노동요적인 성격도 지니고 있다. 일부 「상엿소리」 중 유희적인 가사가 나오는 것도 「상엿소리」가 죽은 이를 위로하는 것 외에 상여를 들고 가는 이들의 흥을 돋우는 역할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황]
오늘날의 상례는 전통적인 방식과 많이 달라져 있다.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집에서 상례를 치르고, 집 근처 선산으로 가서 묻히던 예전에는 상여를 들고 장지로 이동하는 것이 가능하였다. 하지만 오늘날의 상례는 대부분 장례식장에서 치러지고, 장지가 그 근처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상여로 시신을 옮기는 것은 불가능해진 것이다. 상여가 사라지게 되면 「상엿소리」[예림리] 역시 사라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병원 장례식장의 분향소에서 그 입구에 세워진 운구차까지 관을 들고 옮기는 짧은 시간이 있을 뿐인데, 이 시간 동안 「상엿소리」[예림리]를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의의와 평가]
「상엿소리」[예림리]는 회심곡형의 「상엿소리」가 갖추고 있는 기본적인 구성을 잘 따르고 있으며, 부분적으로 확대 혹은 축소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상엿소리」[예림리]에서는 죽음이라는 것은 뜻하지 않게 다가오지만, 그 죽음은 인간의 노력으로는 피할 수 없다는 운명론적인 인식이 잘 나타난다. 그리고 죽은 후에는 죄인과 선인으로 나누어져 각각 단죄를 받거나 치하를 받게 된다고 하여 살아남은 자들의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것은 「상엿소리」[예림리]가 죽은 자만을 위한 노래일 뿐만 아니라 살아 있는 자를 위한 노래임을 보여 주는 부분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