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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03776
한자 求貿
영어의미역 Requesting Trade
분야 역사/전통 시대
유형 제도/법령과 제도
지역 부산광역시 중구 신창동|남포동
시대 조선/조선 후기
집필자 정성일

[정의]

조선 후기 부산광역시 중구 신창동남포동 일대에서 일본 측이 요구하는 물품에 대해 조선이 유상으로 지급한 무역 제도.

[개설]

구무(求貿)는 일본의 대마도가 조선과 맺은 전통적인 외교 관계에 근거하여 대마 도주(對馬島主)와 막부(幕府)의 쇼군(將軍) 등이 필요한 물품을 조선에서 조달해 가던 방식이다. 구무는 구청(求請)의 한 형태이다. 즉 일본 측이 요구하는 물품을 조선 측이 무상(無償)으로 지급한 것을 ‘좁은 의미의 구청’이라고 한다면, 일본의 요구에 대해 유상(有償)으로 지급한 것을 말하는 구무는 ‘넓은 의미의 구청’에 해당한다. 그것은 ‘구무하기를 요청’한다는 의미가 구청의 개념 속에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청과 구무의 가장 큰 차이는 대마도가 요청한 물품을 조선 측이 무상으로 지급하였느냐, 유상으로 지급하였느냐에 있다. 대마도가 무상으로 지급할 것을 요청한 물품에 대해 조선 측이 유상으로 지급하는 경우도 구무에 해당한다. 이와 반대로 대마도가 유상으로 구입할 것을 요청한 물품에 대하여 조선 측이 무상으로 지급하였다면, 이것은 요청 자체는 구무라고 할 수 있지만 결과는 구청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구청과 구무의 용어 차이는 일본 측의 요청이나 요구가 유상·무상 중 어느 것이었느냐가 아니라, 거기에 대하여 조선 측이 어떤 형태로 지급하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예조에서 편찬한 외교 자료집인 『춘관지(春官志)』에서 구청을 조선에서 지급하는 항목으로 분류한 것도 이런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시 말해 ‘좁은 의미의 구청’이 회사(回賜)와 비슷하다면, ‘넓은 의미의 구청’ 즉 구무는 ‘공무(公貿)=공무역(公貿易)’과 가깝다고 말할 수 있다.

[제정 경위 및 목적]

1609년(광해군 1) 기유약조 체결 이후 조선과 일본 양국의 국교가 정상화되고 무역이 이루어지면서 구무가 발생하였다. 구무가 발생한 까닭은 대마도가 진상(進上)에 대한 회사나 공무, 더 나아가 무상으로 지급받는 ‘좁은 의미의 구청’만으로는 물품을 조달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또한 대마 도주의 필요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았다.

즉 구무의 목적이나 이유를 살펴보면 대마도 안에서 필요한 것을 조달하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대마 도주가 막부의 쇼군이나 집정(執政) 등 고위 관료의 부탁을 받은 물품을 조선에서 구해 가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거꾸로 대마 도주가 막부의 권력자들에게 자신의 위상을 과시하기 위하여 조선에서 구한 물품을 선물로 제공하려 한 것도 대마도가 구무를 조선 측에 요청하게 된 이유의 하나이었다.

[관련 기록]

『왜인 구청 등록(倭人求請謄錄)』[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소장]과 『전객사 별등록(典客司別謄錄)』[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소장]에 기록이 전한다.

[내용]

대마도가 구무를 통해 조선에서 조달해 갔던 대상을 살펴보면 다양하다. 조선에서 간행된 서적이나 특산품을 비롯하여 살아 있는 동물, 심지어는 기술자 파견을 요청하기도 하였다. 조선에서는 전례가 없는 것에 대해 기본적으로 들어주지 않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조선에서 생산되는 물품이어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대마도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구무의 대상 물품을 조달하기 위하여 조선 정부는 호조(戶曹)와 경상 감영(慶尙監營), 동래부(東萊府) 등 관청에서 직접 조달하게 하거나, 그 물품을 취급하는 상인과 거래할 수 있게 지원하기도 하였다. 구무 물품에 대한 결제는 공무역에서 두 나라가 서로 주고받을 공목(公木)과 공작미(公作米) 중에서 그 값만큼 빼고 계산하기도 하고, 일본의 은(銀)으로 물건 값을 치르기도 하였다. 이런 점에서 보면 구무는 공무역이나 ‘사무역(私貿易)=개시(開市)’와도 비슷한 측면이 있었다.

[변천]

일본의 대마도가 필요한 물품을 구청을 통해 조선에서 조달해 가던 제도는 일본의 메이지 유신[明治維新] 이후 두 나라 외교 관계가 그 전과 달라지면서 소멸되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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