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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19556
한자 農旗
분야 생활/민속,/
유형 물품/도구
지역 부산광역시 영도구
시대 근대/ 개항기
집필자 이현주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문화재 지정 일시 2018년 10월 31일연표보기 - 농기 부산광역시 민속문화재 제19호로 지정
문화재 지정 일시 2021년 11월 19일 - 농기 부산광역시 민속문화재로 재지정
성격 농기
수량 1점
규격 광목에 채색, 372.5×258.5㎝
소유자 국립해양박물관
관리자 국립해양박물관
문화재 지정 번호 부산광역시 민속문화재

[정의]

부산광역시 영도구 해양로 301번길 45에 위치한 국립해양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마을기

[개설]

전북 임실군 신평면 피암리에서 두레를 할 때 사용한 농기로, 광목천으로 제작된 깃발 앞뒤 면에 용과 현무, 잉어, 구름문양이 그려졌다. 현재 기폭 장대, 뀡장목, 기방울 등의 장식품 없이 기폭과 지네발 일부만 남아 있다.

[형태 및 구성]

전북 임실군 신평면 피암리에서 두레에 사용한 농기이다. 농기는 현재 기폭은 완전하게 남아있으나 가장자리는 아랫부분에만 세모형태의 붉은 지네발이 남아 있으며, 기폭장대와 꿩장목, 기방울 등의 장식품은 결실된 상태이다. 기폭은 가로로 긴 장방형의 형태로, 7장의 하얀 광목을 바느질로 이어 한 폭을 형성한 후 외곽 테두리를 둘러 제작하였다. 사용에 따른 훼손 부분에는 손바느질로 천을 덧대어 꿰매었다.

기폭 중앙에는 활달한 필치로 용과 현무(玄武), 잉어, 구름문양 등이 그려져 있다. 용은 발톱이 5개인 오조룡(五爪龍)이며 머리 앞쪽에는 기운이 뻗어져 나오는 붉은 여의주가 있다. 용의 아래 부분에 현무(玄武)와 잉어(鯉魚)가 그려져 있으며 기의 여백에는 채색된 운룡문이 묘사되어 있다.

농기에서의 용은 수신(水神)으로 농사의 관건인 비와 연관이 있어 농사주관의 절대적 상징물로 자리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용이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양상은 앞 시대에 이미 정형화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농촌에서는 해마다 농사의 풍년을 기원한다. 이를 ‘농사용왕’이라고 한다. 농사용왕은 제의 시기가 정월과 시월이다. 정월 농사용왕은 그해 농사가 잘되기를 기원하는 것이고, 시월상달에 행하는 농사용왕은 한 해 농사가 잘된 것에 감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 민간신앙에서 잉어는 동서남북 사해용왕(四海龍王)이 이것을 타고 내린다고 믿는다. 따라서 잉어는 용왕신과 결합된 설화가 많이 전해져 온다. 특히 용왕의 아들인 잉어를 구해 주어 보은을 받았다는 방리득보설화(放鯉得寶說話) 설화도 유명하다. 의례에서 잉어는 용왕을 상징하기도 하는데, 명(明)의 왕기(王圻)가 편집한 『삼재도회(三才圖繪)』에서는 잉어는 물고기의 왕으로 용신(龍神)이 변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현무는 물의 기운을 맡은 태음신(太陰神)이다. 고대로부터 암수가 한 몸으로 뱀이 거북을 휘감은 형상이었으나 조선말기로 접어들면서 뱀이 형상이 사라지고 신구(神龜)라는 신령스러운 거북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용과 현무, 잉어 등의 농기 도상은 모두 농사와 관련된 수신(水神)의 개념이 형상화된 것이다.

기의 좌측에는 묵서로 제작시기 및 제작 관계자를 명시한 연조(年條)가 적혀 있다.

“大韓光武九年乙巳正月十五日造成 避暗里 施主邑內晉宣殿必琪 座上崔奉學 公員金漢洙 畵工池士凡”((대한광무 9년 을사 정월 15일 조성, 피암리, 시주 읍내 진선전필기, 좌상 최봉학, 공원 김한수, 화공 지사범)

글에 의하면 광무 9년(1905년) 정월 15일에 농기가 제작되었으며, 피암리에서 사용되었다는 기록이다. 시주자는 피암리에서 읍내로 나가 뜻을 펼친 전필기이고, 두레의 총책임자인 좌상(座上)은 최봉학, 좌상을 도와서 지시사항을 두레꾼들에게 전달하고 두레 공동체의 조직을 관리하는 공원(公員)은 김한수이다. 그림은 지사범이 그렸다.

[특징]

대부분의 농기에는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나 ‘신농유업(神農遺業)’의 글씨 또는 용이 상징적으로 그려지는데, 이는 물을 가장 중시 여기는 논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이다. 농기에 그려진 용, 잉어, 거북은 모두 물과 관련된 상징물이며, 특히 용은 민간신앙에서 비를 가져오는 우사(雨師)이자 물을 관장하는 수신(水神)으로 잘 알려져 있다. 농사를 생업으로 삼아온 옛사람들에게는 비가 한 해의 풍흉을 결정짓는 열쇠이므로, 비를 내려주는 용, 잉어, 거북 등을 농기에 그려 한 해의 풍년과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였다.

과거에는 마을마다 농기가 있었으나 두레가 소멸되면서 농기도 함께 사라졌다. 농기는 일반적으로 광목 재질로 야외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햇볕과 비바람에 노출되며, 부피가 커서 주로 접어서 밀폐된 장소에 보관하는 까닭에 쉽게 훼손되어 현재까지 남아 있는 수량은 얼마 되지 않는다.

국립해양박물관 소장 피암리 농기는 일부 손상은 있으나 원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다섯 개의 발톱을 가진 용의 형상, 지네발, 연조의 명시 등 마을기로서의 전통적인 용기(龍旗)형식을 따르고 있다.

또한 발문의 기록방식이 전형적인 농기 발문 형식을 온전히 따르고 있고, 화면에 그려진 용과 현무, 잉어 등의 묘사에 있어 상당히 수준 높은 회화적 필치와 색감을 보여준다. 또한 일반적인 농기들이 한 쪽 면에만 그림을 그리는 경우가 다수인 것에 반해 이 작품은 한 면을 먼저 그린 후 뒷면에서 앞 도상의 윤곽선을 따라 똑같이 그려내어 기폭 양면 어느 쪽으로도 회화적인 완성도를 갖추었다.

게다가 알려진 대부분의 농기는 염색하지 않은 흰색의 광목에 그림을 그리고, 기 테두리는 검은 천을 두르거나 검은 색으로 채색하여 전체 기폭화면을 구성하는 반면, 국립해양박물관 소장 농기의 경우는 기폭 테두리는 쪽 염색을, 기폭중앙은 자초 염색이 추정되어 상당한 공력과 비용이 소요되었을 것이라 여겨진다.

특히 1905년 묵서명을 통해 현재까지 남아 전하는 기년명 농기 중에서는 이른 시기의 것이다.

[의의와 평가]

국립해양박물관 소장 <농기>는 372.5×258.5㎝ 의 상당히 크기의 농기로 천연염색을 사용하고 있으며, 기폭의 앞뒷면에 활달한 필치로 용, 잉어, 거북 등의 농사와 관련된 서수들의 형상이 그려져 있다. 또한 발문의 잘 남아 있어 제작자, 제작시기, 제작목적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회화적인 필치와 색채에 있어 그 완성도 또한 높다. 이러한 까닭에 2018년 10월 31일 부산광역시 민속문화재 제19호로 지정되었고,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부산광역시 민속문화재로 재지정되었다.

[참고 문헌]

『三才圖繪』

『국립해양박물관 소장품 도록』

『한국민속신앙사전』, 국립민속박물관, 2009.

김선태, 『한국마을기의 존재양상과 사회문화적 의미』, 민속원, 2016.

농협중앙회 농업박물관, 『농민의 자부심 농기』,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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