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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를 배경으로 한 현대 문학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17103
한자 海雲臺-背景-現代文學
영어의미역 The Modern Litratures Set in Haeundae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문재원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관련 장소 해운대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지도보기

[정의]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에 있는 해운대를 배경으로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이루어진 문학 활동.

[개설]

해운대는 소나무 숲과 수려한 사빈 해안, 그리고 동백나무로 유명한 동백섬 등이 조화를 이루는 절경지로 예로부터 시인 묵객들이 많이 찾아드는 명승지이다. 부산의 대표적인 해운대 해수욕장을 끼고 관광 특구로 지정되면서 내외적으로 부산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곳이 ‘해운대’가 될 만큼 해운대는 해양 도시 부산과의 인접성을 잘 나타내 준다.

[해운대 배경 가요·수필·소설]

해운대는 본격적인 개발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낭만적인 바다의 이미지와 결합되어 문학 속에 나타났다.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가요 「해운대 에레지」[1958]나 「해운대 연가」[2002]는 애수의 정한을 담고 낭만적 바다, 애수의 바다 이미지를 전달한다.

문학 작품 안에서도 이미 이광수(李光洙)[1892~1950]의 기행 수필 「오도답파여행(五道踏破旅行)」에서 해운대의 진경은 ‘야(夜)’에 있는데, 그중에서도 ‘월야’임을 강조하며 달밤의 해운대에 대해 극찬하고 있다. 달밤의 해운대최서해(崔曙海)[1901~1932]의 소설 「누이를 따라」에서도 세밀하게 묘사된다. “…… 바다는 달빛에 잠겨서 전면에 은빛이 굼실거렸다. 그 위로 미끄러져 나가는 두어 개의 돛도 달지 않은 어선은 수묵을 찍은 것 같다.” 바다를 바라보는 맛이 “옛날 한시를 읽는 맛”으로 비견될 만큼 멋스러움을 지닌 장소로 묘사된다.

이 아름다운 장소가 남매의 한 많은 생을 마감하는 장소로 설정되어 있는 것은 곧 이 장소가 자진 생(生)과 사(死)의 역설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장소적 의미와도 관련 있다. 왜냐하면 수평의 최극단인 바다가 내포하고 있는 피안의 세계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일상에서 해운대가 절망과 고뇌에 찬 사람들의 소망을 비는 장소로 될 수 있는 것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유익서의 「바위 물고기」[2003]에서 인생의 우여곡절을 겪은 주인공이 과거 자신의 소망을 빌었던 장소였던 해운대에서 자신처럼 절망에 찬 사람들이 비원을 하는 것을 본다. 이를 계기로 그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내면적 의지를 발견하게 된다. 이처럼 해운대는 죽음과 삶이 공존하는 역설적 장소이면서도 특히 ‘재생’의 의미를 내재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의 장소성은 이태준(李泰俊)[(1904~1956]의 「석양」, 유진오(兪鎭午)[1906~1987]의 「화상보」에서도 잘 나타난다. 매천과 그의 여인 타옥의 재생, 즉 약혼자를 만나러 가는 타옥은 더 이상 숭고하고 탈성화된 여성상이 아니라 현실의 새로운 육체를 얻어 생활 속으로 나가게 되고, 매헌은 그런 그녀를 보내며 해운대의 석양을 바라보는 것으로 「석양」은 결말을 맺는다. 「석양」에 등장하는 주요 배경 경주와 비교를 통해서 해운대의 공간성이 뚜렷해지는데, 소멸해 가는 과거의 표상으로 등장했던 경주와 달리 해운대는 새로운 신생의 공간으로 대두하고, 그 속에서 인물들은 각자에게 주어진 육체의 모습을 다시 만나게 된다.

유진오의 「화상보」[1939. 12~1940. 5 『동아 일보』 연재] 역시 낭만적 사랑이 완성되는 공간으로 해운대를 제시하고 있다. 식물학 연구에 전력하는 교사 장시영과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음악가 김경아의 사랑 이야기가 중심으로, 당대 조선의 지식인 사회의 교양에 대한 서사를 펼쳐 보인다. 여기에서 장시영과 김경아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장소가 해운대인 것이다.

김정한(金廷漢)[1908~1996]의 「그러한 남편」[1939] 역시 소설 안에서 지금의 남편과 결혼에 결정적인 원인 제공을 한 장소가 “바다에 미친 사람들이 와글와글 떠들고 있는” 늦은 여름의 해운대인 것이다. 하숙집 처녀와 하숙생인 군청 공무원의 해운대 행을 통해 1930년대 청춘남녀의 해수욕 풍경을 묘사하고 있는 대목이 있다.

그 자체의 정경만으로 낭만적 사랑의 메신저가 되었던 해운대가 근대화를 거치면서 더 이상의 낭만을 허락하지 않는다. 추리 소설 작가 김성종은 『백색 인간』[1981], 「국제 열차 살인 사건」[1987]에서 해운대를 범죄와 욕망이 얽힌 추리 공간으로 해운대를 불렀다. 특히 「국제 열차 살인 사건」은 단순한 뺑소니 사고에서 출발하여 마약 운반, 살인까지 하게 되고, 그 무대도 파리, 로마까지 확장되면서 국제적 스케일의 범죄와 연관된 해운대를 그려 낸다.

김설의 『게임 오버- 수로 바이러스』[1997]도 유사하다. 주인공인 백수 수로가 우연히 끼어든 조직 간의 마약 범죄를 전자 미로 게임으로 바꾸어 현실의 절망적 미로를 말하고 있다. 1980년대 마약 조직의 리얼에서 1990년대 디지털 세대의 특징인 전자 게임이라는 미로를 하나 더 보태서 해운대를 더욱 복잡한 미로의 공간으로 선택하고 있다.

2000년대 이상섭의 「우리는 원시 시대가 그립다」[2000]에서 몸을 파는 10대 가출 소녀와 스쿠터를 타고 여관에 야식을 배달하는 사내아이의 눈을 통하여 시궁창 같은 욕망이 흐르는 해운대를 그려 내고 있다.

이처럼 해운대는 월야의 낭만적 밤바다에서 물과 여성이 만난 충만한 재생의 공간으로 문학 작품 안에서 그려지다가 근대화 공간으로 변모해 가는 과정에서 스펙터클한 이미지 뒤에 가려진 현대인들의 일그러진 욕망이 뒤얽혀 있는 장소로까지 다양하게 그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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