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168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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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Feminism |
분야 | 정치·경제·사회/사회·복지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부산광역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정오 |
[정의]
부산광역시 내의 양성 평등을 위한 여성 운동.
[페미니즘의 개념과 의미]
페미니즘(Feminism)은 ‘여성 해방론’으로 번역되어 사용되어 온 사회학적 용어이다. 페미니즘의 사전적 의미는 여성이 사회적으로 불평등과 억압을 당하고 있다고 인식하여 여성의 사회·정치·법률상의 지위와 그 역할의 신장을 하도록 주장하는 주의[Ism]이다. 페미니즘은 가부장적 문화와 자본주의로 인해 성차별을 당한다고 인식하는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을 비롯하여, 프로이드의 성역할 사회화를 비판하고 근대적 주체의 형성 과정을 통해 성차별의 원인을 찾으려는 포스트모던 페미니즘, 인권이나 개인주의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근대 이전의 사회인 전 자본주의 사회까지 거슬러가서 불평등의 원인을 규명하려고 하는 자유주의적 페미니즘, 출산을 둘러싼 여성의 생물학적 특수성에 의한 성 역할 형성으로 남성 지배를 정당화하는 급진적 페미니즘, 남성 중심의 권력 체계가 지구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관점의 에코 페미니즘 등이 있다.
페미니즘은 사회학적 측면에서 양성 평등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여권 신장을 주창하는 사회 운동으로, 초기에는 사회에서 여성의 종속성, 여성의 사회·문화적 배제, 남성에 대한 여성의 주변성 등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의 차별, 편견, 부당한 대우 등에 대한 논의와 담론이 주어졌으나, 후기에는 국가적·사회적 차이에 의한 여성 집단 자체 내의 내적 불평등과 일상생활 속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양태의 성차별에 대한 양성 평등적 관점에서 담론이 이루어지고 여권을 신장하려고 활동하고 있다.
[페미니즘의 발달 배경]
여권 신장이라는 정치적 측면에서 페미니즘의 발달은 성 평등, 즉 남성과 동등하게 여성에게도 참정권을 허용하라는 맥락에서 19세기 후반부터 미국을 포함한 유럽에서 전개된 사회 운동이 제1기 페미니즘의 시작이다. 이후 프리던[Friedan B.]의『여성다움의 신화』[1963]가 출판되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과 규범에 대한 전통적인 성 역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등장하고,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사회의 주류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사회 운동이 전개되었는데, 이것이 제2기의 페미니즘이다. 한국 사회에서도 가부장 중심의 전통 사회에서 ‘다움’으로 인한 성 역할 사회화가 자연스럽게 전개되며 남성 주도의 성불평등을 당연시 되었으나, 급속한 사회 변화로 1990년대 이후 성차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나타나면서 학문적인 이론화 작업을 거쳐, ‘여성학’ 강좌란 이름으로 페미니즘이 등장하였다.
[페미니즘의 발달 과정]
우리나라의 페미니즘 발달은 1990년대 초기에 대학과 여성 운동 단체에서 ‘여성학’ 강좌로 여성 해방론이 확산되며 본격화되었으나 1977년 9월에 이미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여성학 강좌가 최초로 개설되었다. 1980년대부터 여성학 강좌가 본격화 되었는데, 1982년에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여성학과가 개설되어 ‘여성학’을 전공하는 전문 인력이 양성되기 시작하였고, 이들 전문 인력이 전국의 각 대학이나 여성 단체에서 교양 강좌로 ‘여성학’을 대학생과 일반인들에게 가르치면서 지식과 인권적 측면에서 우리 사회 전반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부산 지역에서도 지역의 국립대학인 부산대학교와 신라대학교에서 1988년에 여성학 강좌가 개설되었고, 이후 1990년에는 부산 지역의 거의 모든 대학에서 교양 강좌로 여성학이 도입되었다. 그리고 이 두 대학에는 여성연구소가 개소되어 여성과 관련된 문제들에 관심이 있는 법학, 정치학, 사회학, 경제학 등 다양한 전공자들이 모여 월례회와 논문집을 발간하는 등 활발하게 페미니즘의 저변을 넓혀갔다. 이런 부산의 페미니즘, 즉 여성 운동은 부산여성가족개발원에서 2009년부터 3년에 걸쳐 2009년의 「인물편」과 2010년의 「고대에서 근대까지 여성사」, 그리고 2011년의 현대편인 「부산 여성사 Ⅲ」이 수록된 『역사 속의 부산 여성』[2011년]을 발간하여 부산의 페미니즘을 종합하고 있다.
[부산 페미니즘의 역사]
부산의 여성과 여성 운동이라는 측면의 페미니즘 역사는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07년의 국체 보상 운동 당시 부산 여성들은 여성들만으로 구성된 조직을 결성하고 민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섰다고 한다. 또한 일제 강점기의 부산 여성 운동은 비밀 결사 조직, 3·1 운동, 여자 청년회 운동, 근우회 운동, 여성 노동자 운동 등으로 전개되어 그 시작점으로 잡고 있다. 해방 이후의 페미니즘의 전개는 크게 네 시기로 구분된다.
첫 번째 시기는 1945년부터 1950년대까지 궁핍하고 가족적인 삶을 영위했던 시기로 조선부녀총동맹 부산지부, 부산여자기독청년회, 우익 여성 단체인 대한부인회 등이 결성되고 활동했던 때로 부산 여성 운동의 혼란과 침체의 시기였다. 두 번째 시기는 1960년에서 1970년대 산업화 과정 때이다. 이 시기의 여성 단체들은 직능 단체가 많고 자녀 교육, 가정생활 합리화, 사회봉사 위문 활동 등에 동원되는 관치적 성격이 강했다. 새마을부녀회를 비롯하여 전국주부교실중앙회 부산지부, 대한주부클럽 부산지부 등의 단체들이 활동하였다.
세 번째 시기는 1980년대 민주화 운동 속에서 부산 여성 운동이 일어났던 때로 이때부터 여성에 대한 각성과 여성 운동의 질적인 전환을 가져오게 되는 전환점이 되었다. 즉 여성 해방이나 저항 정신이 강조되고 여성의 지위를 향상하려는 방향으로 여성 운동이 변혁을 했던 것이다. 여성평우회는 성차별 문화 타파, 남녀 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여성 운동을 전개하였다. 여성 자신의 의식 개혁과 노동 운동, 진보적 성향의 여성 단체 출현 등 기존 여성 단체뿐 아니라 새롭게 등장하는 여성 단체들이 여성 지위 향상과 여성 자신의 자각을 위한 운동을 전개하게 된다.
마지막 시기는 1990년대로 여성의 지위 향상과 여성 세력 연대 속에서의 부산 여성 운동이 전개되었던 때이다. 1990년대 이후 여성의 삶을 변화시키려는 논의와 함께 여성 문제가 사회 전반에서 구조적인 문제로 출현한다는 인식이 생겨난다. 이른바 페미니즘적 논의가 이루어지는 시기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여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학문적이고 이론적인 담론을 위한 여성학 강좌 개설, 집담회, 심포지엄, 전문지 발간, 논문 발간 등의 활동이 나타났고, 여성 단체들의 여성 운동도 다변화되어 부산정신대문제협의회, 부산여성장애인연대, 성폭력상담소, 부산여성사회교육원, 각종 여성단체연합회 등 다양한 여성 단체들이 설립되고 활동하였다.
[부산 페미니즘의 성과와 문제점]
부산의 페미니즘은 우리나라 전국에서 전개된 여성 운동과 거의 동일한 궤적을 가지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일시적인 이슈가 아닌 지속적인 활동을 전제로 한 목적을 가지고 전문적인 여성 단체가 설립되고, 다양한 여성 문제를 극복하려 노력하고 문화 및 생활 운동으로 전개하여 대중화되었으며, 대중화를 위한 소모임 강화와 연대 활동으로 역량을 강화하고, 정치 세력화로 여성의 참정권을 확대해 가는 등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부산의 여성 운동은 여성주의 및 평등주의에 입각한 양성 평등 실현 운동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점과 운동을 전개하는 이론 모색이 부족하고 소외 여성의 입장을 반영하지 못하며, 여전히 대중성 확보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