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6438 |
---|---|
한자 | 萇山國-建國神話 |
영어의미역 | Founding Myth of Jangsang-guk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부산광역시 기장군 |
집필자 | 조정효 |
[정의]
부산광역시 기장군에서 장산국의 건국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장산국의 건국 신화」의 전반부는 하늘의 선인이 내려와 고선옥(高仙玉)과 결혼하여 장산국(萇山國)을 세웠다는 건국 신화이고, 후반부는 선인이 하늘로 돌아간 후 고선옥의 자손들이 각자의 씨족을 다스렸다는 성씨 시조 신화이다. 삼한 시대의 장산국은 『동래부지(東萊府誌)』에 따르면 전체 약 100명 안팎인 아주 작은 소집단 부족 국가인 것으로 보이는데, 아마 부산광역시 일대를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것이 아닌가 한다. 장산국의 ‘장’자는 ‘거칠다’는 의미와 ‘거친 복숭아’란 뜻을 지니고 있어 ‘거칠산국(居漆山國)’으로도 불린다.
[채록/수집 상황]
2001년 기장군지편찬위원회에서 간행한 『기장군지』에 「장산국의 건국 신화」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정확한 채록 시기와 채록 장소는 분명하지 않다.
[내용]
옛날 고씨(高氏)들이 장산 기슭에 있는 장자벌에서 마을을 이루고 살고 있었다. 이 마을에 고선옥이란 처녀가 홀어머니와 함께 토막집에서 살고 있었다. 어느 여름날 소나기가 그치자 하늘에서 선인이 무지개를 타고 이 마을에 내려왔다. 선인은 바람을 타고 풍겨 오는 분(粉) 향기에 이끌려 고선옥의 토막집을 찾아 들었다.
선인은 선녀보다 아름다운 고선옥의 모습에 매혹되어 그녀와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다. 이들 사이에 아들 열 명과 딸 열 명이 출생했는데, 장성하여서는 모두 20곳의 마을에 흩어져 살았다. 저마다 안(安)씨, 정(鄭)씨, 박(朴)씨, 이(李)씨, 김(金)씨, 최(崔)씨로 창성(創姓)하여 그 마을을 다스렸고, 선인은 마을에 토성을 쌓아 그 씨족들을 다스리는 대족장이 되었다. 선인은 회혼(回婚) 때가 되자 옥황상제의 부름을 받고 하늘로 올라갔다.
그때부터 고선옥은 고씨족을 다스리는 고씨 할매가 되었는데, 날마다 아들딸을 순산하였던 제왕반에 제물을 차려 놓고 옥황상제께 선인의 하강을 열심히 빌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고씨 할매는 그 바위 밑에서 선인을 기다리다 지쳐서 숨졌다. 20곳의 마을에 있던 아들딸들은 고씨 할매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 그 가족들을 이끌고 와서 바위를 다듬어 상여를 만들고, 상여 바위 정상에 큰 묘를 만들어 안장하였다. 지금도 그 제왕반 바위, 상여 바위, 영감할매 바위가 있고, 그 묘라는 것이 있다.
[모티프 분석]
「장산국의 건국 신화」의 주요 모티프는 ‘천신 하강(天神下降)’이다. 「장산국의 건국 신화」는 신화 계열에서 전설 계열로 변모해 가는 과정 중의 이야기로, 장산국이라는 소국의 건국 유래에 대해서 앞부분에서 설명한 후 뒷부분은 고씨와 그 자제들의 안씨, 정씨, 박씨, 이씨, 김씨, 최씨 등의 창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한 「장산국의 건국 신화」에는 전설처럼 제왕반 바위, 상여 바위, 영감할매 바위 등의 증거물이 등장할 뿐더러, 마을의 동제(洞祭)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어 건국 신화에서 성씨 시조 신화와 마을 신화, 그리고 전설로 변모해 가는 과정 중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