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부산 지역에서 활동한 연극 및 뮤지컬 연출가.

[활동 사항]

홍성모(洪成模)[?~2008]는 동아대학교 미술과를 졸업하였다. 홍성모의 재능이 가장 먼저 드러난 것은 음악 분야였는데, 1970년대부터 뮤지컬 분야를 개척하기 시작하였고, 대학 시절인 1977년 제1회 대학 가요제에서 「제비」로 특별상을 수상하였다. 이 노래는 뒤에 가수 조영남(趙英男)이 리메이크하여 크게 인기를 끌기도 하였다. 이런 홍성모가 연극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1989년 「늙은 도둑 이야기」 연출로 극단 현장에 합류하면서였다. 이후 연극에 미술과 음악을 접목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면서, 다재다능한 예술인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극단 현장 시절에 홍성모는 1989년 이상우의 「늙은 도둑 이야기」, 1990년 이현대의 「하늘로 간 고래」, 1993년 사뮤엘 베게트(Samuel Beckett)의 「고도를 기다리며」 등을 연출하였다. 극단 현장이 사실상 해체된 후 홍성모는 1998년 12월 극단 바다와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약칭 극단 바문사]을 창단하여 대표 겸 상임 연출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였다. 극단 바문사에서 홍성모는 1998년 12월 창단 공연인 악극 「이수일과 심순애」를 연출하고, 이후 2001년 「늙은 도둑 이야기」, 2001년 김승일의 「의원님 도둑님」, 2002년 「2002 고도를 기다리며」, 2003년 「2003 청남대로 들어간 늙은 도둑 이야기」, 2004년 이상우의 「부산진역 W.C」와 존 필미어(John Pielmeier)의 「신의 아그네스」 등을 연출하였다.

홍성모의 연극은 리얼리즘을 바탕으로 하되, 원작에 구애 받지 않은 실험적 연출을 시도한 것으로 유명하였다. 「2002 고도를 기다리며」는 원작의 큰 틀만 빌려오되, 완전히 현대화한 것이었다. 기관총을 든 사내들이 극중 인물로 등장하는가 하면 스님까지 등장하는 ‘퓨전’으로, 원작을 완전히 해체하여 파격적인 무대를 구성하였다.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1992년 2월부터 1993년 1월까지 제13대 한국연극협회 부산지부[부산연극협회]의 지부장을 역임하기도 하였다.

한편 뮤지컬로는 1980년대에 연출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가 있는데, 가수 윤복희 등과 함께 로스앤젤레스·하와이·괌 등지를 오가며 공연하였다. 이후 「이 손을 보라」·「장화 신은 고양이」 등 뮤지컬 연출을 계속하였으며, 2007년 4월에는 「지저스 지저스」를 부산 시민 회관 대극장에 올렸다. 전국적인 뮤지컬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 1990년대 말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홍성모는 한국 뮤지컬의 선두 주자였던 셈이다.

또한 홍성모는 대형 행사 개·폐회식 연출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로 꼽혔는데, 1994년 대전 엑스포와 1995년 제1회 광주 비엔날레의 개·폐회식 행사를 연출하고, 1996년부터 1998년까지 제1회부터 제3회 부산 바다 축제와 1997년부터 1998년까지 제2회·제3회 부산 국제 영화제의 개·폐막식을 연출하였다. 홍성모는 부산을 배경으로 부산 사람들의 기질과 정체성을 그린 뮤지컬 극본 「텍사스 아이들」을 쓰고 연출을 시도하였으나 완성하지 못한 채 2008년 8월 23일 간암으로 사망하였다.

[저술 및 작품]

대표 연출 작품으로 연극 「늙은 도둑 이야기」·「하늘로 간 고래」·「고도를 기다리며」·「이수일과 심순애」·「의원님 도둑님」·「신의 아그네스」등이 있으며, 뮤지컬로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이 손을 보라」·「장화 신은 고양이」 등이 있다.

[묘소]

묘소는 부산 영락 공원에 마련되었다.

[상훈과 추모]

1977년에 대학 가요제에서 「제비」로 특별상을 수상하였으며, 1991년 제9회 부산 연극제에서 미술상을 수상하였다. 2008년 8월 26일 부산연극협회는 홍성모의 연극적 업적을 기리는 의미에서 부산 시민 회관 소극장 야외 무대에서 부산연극협회장을 치러 애도를 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