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부산 지역에서 활동한 개신교 지도자.

[활동 사항]

노진현(盧震鉉)[1904~2002]은 1904년 8월 28일 동래부 사상면 구포[현 부산광역시 북구 구포동]에서 부친 노원필과 모친 장소개 사이에서 삼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 구포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노진현은 부산의 동명학교[현 동래고등학교]에 진학하였으나 항일 학생 운동으로 인하여 수업이 불가능해지자 서울의 중동중학교에 재입학하여 학업을 마쳤다. 이후 1920년대에 진주 광림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다가, 1929년 일본 고베신학교[神戶神學校]에 입학하여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5년 동안의 신학 교육을 받은 후 교토[京都]와 오사카[大阪] 등에 있는 한국인 교회에서 사역을 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고향인 부산에서 해방을 맞이하였다.

8·15 광복 후 노진현은 초대 부산시 부시장을 지냈던 초량교회의 장로 양성봉(梁聖奉)의 요청으로 사회 운동을 시작하였다. 1945년 10월 28일 동구 좌천동 부산진교회에서 교계 지도자 및 기독 청년들이 모여 부산YWCA 창립을 결의하고, 11월부터 일본 감리교 부산교회[현 부산중앙교회]에 간판을 걸고 활동하였다. 1961년까지 총무로 일하면서 부산 지역 사회 운동의 기초를 닦았다. 또한 노진현은 일본인 목사로부터 감리교 부산교회를 인수받아 목회 활동을 시작하였는데, 이것이 부산중앙교회의 시작이었다.

부산중앙교회는 6·25 전쟁이라는 혼란기를 통해 전국적인 교회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임시 수도인 부산으로 피난을 내려온 보수적인 목사들이 부산중앙교회로 몰려들었기 때문이었다. 전쟁 기간 동안 부산중앙교회는 구국 기도회와 사상 강연, 총회의 장소로 이용되었다. 당시 미국 교계에서 한국 교회를 도우려 구호 활동을 벌였는데, 노진현은 총회 구제부 경남위원장이 되어 구제품 분배의 총책을 담당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노진현의 목회 활동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어, 1958년 서울 영락교회에서 열린 제43차 총회에서 부산 지역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에 선출이 되었다. 그러나 노진현이 총회장으로 있던 제44차 총회에서 에큐메니칼 연합 문제와 신학 문제 등 교단 내 여러 가지 갈등이 표출되면서 장로교회가 합동 측과 통합 측으로 분리가 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교회 정치의 영역에서 시련을 겪기도 하였지만 노진현이 사역한 부산중앙교회는 1960년대와 1970년대를 지나면서 재적 교인 수가 1천 명이 넘는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이 시기에 부산중앙교회는 양산, 통영 등 경상남도 일대와 부산시 서구에 교회를 개척하기도 하였다. 1975년에 노진현이 공식적으로 은퇴를 하자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비판하는 사람들 사이에 갈등이 생겨나 결국 노진현이 목회를 하는 부산 새중앙교회가 분립을 하는 과정을 겪기도 하였다. 이후에도 노진현은 합동신학교 이사장을 맡아 신학 교육에 노력을 다하다가 2002년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