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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05604
한자 民俗
영어의미역 Folk Culture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부산광역시
집필자 황경숙

[정의]

부산 지역에서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민간의 전승 지식과 생활 습속.

[개설]

민속은 한 문화권 내에서 다수가 향유하고 있는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문화로 민중들이 자연적·역사적·사회적 환경에 대처하고 적응하는 지혜와 믿음으로 엮어낸 생활 양식이다. 부산의 민속 중 부산 시민의 세계관과 미의식이 가장 잘 나타나 있는 것으로는 민간 신앙, 민속 연희[가면극], 구비 문학[민요·설화] 등을 들 수 있다.

[부산의 민간 신앙]

1. 공동 제의

1)당산제와 당산신

부산 지역에서는 지금까지 각 마을의 주민들이 합심하여 마을 수호신인 ‘산신’, ‘당산신’, ‘거릿대신’ 등에 제를 지내는 당산제의 전통을 면면히 계승하고 있다. 부산 지방에서 모시고 있는 당산신의 신격은 천지신명, 산신, 지신, 곡신(穀神), 마을신, 인신(人神)[신화적 인물, 전설적 인물, 역사적 인물], 입향조, 목신, 불교 계열의 신, 도교 계열의 신, 가신 계열의 신, 성황신 계열의 신 등으로 다양하다. 이중 인신 중 입향조를 당산신으로 모시는 경우는 부산 동남 해안 지역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역사적 인물의 경우 최제우(崔濟愚)[1824~1864]를 당산신으로 모시는 경우는 부산 지방이 유일하다.

2)제의 시기와 절차

당산제를 모시는 시기는 부산 지방의 경우 각 지역마다 다소 상이하나, 대체적으로 부산의 동부 지역에서는 정월 대보름날에, 서부 지역에서는 정월 보름과 연말연시에 지내는 경우가 많다. 당산제의 제의 절차의 경우 예전에는 산신제→ 당산제→ 거릿대장군제 순으로 모시거나 산신제→ 당산제→ 용왕제[샘제]→ 거릿대장군제 순으로 모셨으나, 근자에는 제의 절차가 간소화되어 산신제→ 당산제[당산 할배, 당산 할매 합사] 순으로 모시거나 당산제만 지내고 있다.

그렇지만 당산제와 관련한 금기 문화는 상대적으로 전승력이 강하여 당산제를 주관하는 제주는 제를 지내기 전부터 시작하여 제를 지낸 후에도 부정한 곳[출산, 혼사, 초상]을 가리며, 부부간의 잠자리는 물론 타인과의 만남도 꺼리며, 제물을 구입하거나 조리할 때에도 흥정을 하지 않거나 부정한 것을 만지거나 먼저 간을 보지 않는 등 엄격한 금기를 이행하고 있다. 당산제의 제물 역시 신성시 하여 집안에 부정이 있는 이는 제물을 음복하지 않거나, 음복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은 부정을 가리는 금기를 행한다.

3)당산신 설화

부산 지역의 경우 당산신과 당산나무와 관련된 구전 설화는 상대적으로 적다. 부산의 대표적인 당산 설화로는 북구 구포동 대리 마을 당산나무인 ‘팽나무에 얽힌 설화’, 해운대구 재송2동의 ‘고씨 할매신 설화’, 중2동 청사포 마을의 ‘김씨 골매기할매 좌정 설화’와 ‘손장군 설화’, 영도구 신선2동「봉래산 산제당과 아씨당」[아씨 제당 창건 설화], 동래구 명륜동 삼성대 당산의 「명륜동의 삼성대 당산신」[김덕령(金德齡) 장군 설화], 남구 용호동의 ‘제석공 제당의 신설 설화’ 등이 남아 있다.

2. 개인 제의

1)시주단지 모시기[시주단지제]

시주단지는 조상의 혼령을 모시는 신앙으로 부산 지방에서는 이를 ‘시조단지’, ‘시준단지’, ‘조상단지’, ‘세존단지’, ‘시준할매단지’, ‘세존할매단지’ 등 다양하게 칭한다. 시주단지에 모시는 조령은 대부분 조상의 혼령 중 억울하게 죽은 조상이나 자손이 없이 죽은 조상이 대부분이며, 점바치나 무당의 권유로 모시는 경우가 많다. 시주단지 안에는 쌀을 넣어 두는데, 이 쌀은 대개 10월 초순의 손 없는 날이나 섣달그믐에 주부가 새 쌀로 교체한다. 이때 부산 지방에서는 쌀의 상태를 보고 미래를 점쳐보기도 한다. 만약 쌀이 변색하거나 상했을 경우는 집안에 우환이 들 것으로, 쌀이 깨끗하면 그해 재수가 길할 것으로 간주한다. 시주단지 안의 쌀로는 밥을 지어 가족들만 음복한다.

2)조왕 모시기[조왕제]

조왕신은 가신 중의 하나로 부엌을 관장한다. 부산 지방에서는 달리 ‘조왕각시’, ‘조왕할매’ 등이라 부르며, 성주신 다음으로 널리 숭상하고 있다. 조왕신을 상징하는 신체는 부엌의 큰 솥 뒷벽에 정화수를 뜬 작은 그릇이 일반적이다. 조왕제는 섣달그믐과 설날이나 보름에 행하는 안택굿을 할 때에 행하며, 가정의 주부가 제의를 주관한다.

제를 지낼 때에는 먼저 부뚜막에 밥을 솥 채로 얹은 후 밥 위에 열십자를 긋고 그 가운데에 주걱을 꽂은 뒤 그 주위에 식구 수대로 숟가락을 꽂는다. 다음으로 탕, 편, 나물, 과일, 술, 마른 명태 등을 진설하고 촛불을 켠 뒤 안과태평과 번영을 기원하는 비손을 한다. 비손이 끝나면 식구 수대로 소지를 올리고, 제물을 약간씩 떼어 내어 아궁이에 던지는 것으로 마무리 한다. 특히 섣달 그믐날 밤에는 조왕신이 12월 25일에 하늘로 올라가 옥황상제에게 일 년 동안 집안에 있었던 일들을 보고하고 돌아오는 날이라 하여 주부가 조왕단지의 물을 새로 갈거나 부엌 바닥이나 부뚜막에 짚을 깔고 솥뚜껑을 뒤집어 놓은 뒤, 그 위에 간단히 제물을 차려놓고 새해에도 집안이 평안하고 복이 깃들기를 바라며 비손한다.

3)업신 모시기[업장군제]

업장군은 그 집 재물을 관장하는 신격으로 고방이나 집 뒤켠에 쌓아 둔 땔감나무나 짚 속에 있다고 여긴다. 부산 지방에서는 집안에 부정한 일이 생기면 업이 나가 집안이 망하게 된다고 여겨 업이 나가지 못하도록 잘 섬긴다. 업장군제는 설날 저녁이나 정월 보름날 저녁에 주부가 고방이나 집 담 밑에서 약간의 제물을 차린 뒤 집안에 재물이 많게 해 달라고 비손한다. 이때 제물은 자기 집의 복을 빌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지 않고 가족끼리만 음복한다. 한편, 동짓날이 되면 팥죽을 쑤어 사기에 담아 짚을 깔고 고방 안에 두는데, 다음날 가면 사기 안의 팥죽이 남아 있지 않는다 한다.

4)뱃고사

배서낭은 배를 수호하는 신격이다. 부산 지방에서 배에 모시는 서낭신으로는 ‘남서낭’, ‘여서낭’, ‘조상서낭’, ‘쥐서낭’ 등이 있는데, 대부분은 여서낭을 모신다. 뱃고사는 부산 해안 지역에서 어업을 하는 이들이 주로 행하는 제의로 정월 보름, 추석, 동짓날, 섣달그믐 등에 배의 무사고와 풍어를 기원하기 위해 배 위에서 선주나 무당들이 지낸다. 고사를 지낼 때에는 배 위에 제물을 차려 놓은 뒤 사방을 향해 비손하고는 팥, 소금, 정화수 등을 배 주위에 뿌려 부정을 없앤다. 그 다음 한지로 싸서 흰 타래실로 묶은 마른 명태나, 삼색 실로 묶은 한지 등 서낭신의 신체 앞에 제물을 차려 제의를 모신다. 이때 무당이 마른 명태와 대를 잡아 서낭신을 모시는데, 서낭신이 내리면 서낭신을 명태에 좌정시킨다.

서낭신이 좌정한 명태는 오색실로 묶어 머리가 위로 향하게 세운 뒤 배 안에 모셔 둔다. 제의가 끝나면 서낭신을 따라온 잡신들을 위해 제물의 일부를 큰 그릇에 담아 물밥을 만들어 바다에 뿌린다. 한편 부산광역시 강서구에서는 배를 소유하고 있는 가정에서 동짓날이 되면 팥죽을 끓여 배의 이물서낭, 고물서낭, 기계서낭 앞에 차려 놓고 “이물서낭님, 고물서낭님, 기계서낭님요, 바다에 배를 타고 가면 바람살, 물살 막아 주시고, 하룻밤에 일확천금을 얻도록 해 주소.”라고 비손한다.

5)용왕먹이기

정월 보름날이나 길일을 택해 주부가 바닷가나 강을 찾아 용왕에게 안가태평과 가족들의 수복을 빌며 액을 막고 재수를 기원하면서 올리는 제의다. 부산 지방에서는 주로 낙동강이나 태종대, 광안리, 해운대, 송정, 기장군 일대의 바닷가에서 행한다. 용왕을 먹일 때에는 쌀, 나물, 과일, 술, 마른 명태 등을 차린 뒤 “물밑의 용왕님, 물위에 용왕님, 팔만 사천 용왕님요, ◯◯◯ 가정의 안가태평을 빕니다.”라 고하며 비손한 뒤 소지를 올리고 제물을 바다에 던진다.

한편 기장군에서는 제를 지내는 장소에 삼색 천을 묶어 걸며, 비손할 때는 쌀과 소금을 물에 뿌리기도 한다. 혹 무당을 청해 용왕먹이기를 할 때에는 제의 말미에 무당이 마른 명태로 주부의 머리 위를 휘두른 다음 물에 던져 버리기도 한다. 제물을 바다에 던질 때 특히 마른 명태가 물에 가라앉지 않고 머리가 위로 하여 물길 따라 흘러가면 그해 운수가 길할 것으로 여긴다.

6)조개제

조개제는 주로 강서구 가덕도동에서 조개 양식을 하는 가정에서 행하는 의례다. 제의는 주로 보름날 저녁에 행하는데, 무당을 청하는 경우가 많다. 조개제를 지내는 가정에서는 무당을 데리고 양패장 앞 바닷가에 가서 제물을 차려 놓고 무당이 조개가 잘 번식하기를 기원하는 치성을 드린다.

7)영동 할미제

이월 초하룻날이나 이월 초순에 풍신인 영동 할미를 집안에 모셔 주부가 안가태평과 자녀들의 소원 성취를 기원하는 의례다. 부산 지방에서는 달리 ‘영동 할망제’, ‘장독 할망제’, ‘이월 할마시제’, ‘이월 풍신 할매제’, ‘제석천왕님제’ 등으로 칭하기도 한다. 제의는 주로 장독대나 부엌에서 지내는데, 제의를 지낼 때에는 먼저 주부가 새벽에 목욕재계를 한 뒤 장독대 위에 정화수를 올려놓는다. 이 정화수는 영동 할미가 천상으로 올라간다는 이월 스무날까지 매일 새 것으로 갈아 놓는다. 다음으로 오색 천이나 삼색 한지를 막대기에 달아 정화수가 얹힌 장독 옆에 세우거나 장독 뒤에 매달아 둔다. 이 천이나 한지로 골무를 만들거나 글쓰기를 하면 바느질 재주와 글쓰기 재주가 좋아진다고 여긴다.

제물은 일반적으로 조리한 채로 풍성하게 올린다. 제물을 진설한 뒤에는 “영동 할망네요, 우리 아이들 명, 복 좋게 주고 집안 잘 되고 올해 농사 잘 되게 해 주소.”라 비손한 뒤 가족 수대로 소지를 올린다. 소지를 올릴 때에는 소지의 올라감을 보고 각 가족들의 그해 운수를 점치기도 한다. 부산 지방에서는 영동 할미는 이월 초하루에 내려온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승천하다고 여기는데 이를 각기 상층, 중층, 하층이라 칭한다. 영동 할미와 관련된 속설로는 영동 할미가 며느리를 대동하면 영동 할미가 내려오는 날에는 며느리를 밉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 비가 내리고, 대신 딸을 대동하면 딸의 모습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바람이 부는데, 영동 할미가 내려오는 날에 비가 내리면 그해 풍년이 든다고 여긴다.

8)용신제

부산 지방에서는 유월 보름날이나 유둣날, 그리고 초복이 지난 첫 용날에 농사를 짓는 농가에서는 그해 논농사가 잘 되고 병충해가 없기를 기원하며 용신제를 베푼다. 이를 달리 ‘유지제’, ‘제석할미제’라 칭하기도 한다. 부산 지방의 경우 용신제를 지내는 방식은 가정마다 다소 상이하다. 어떤 가정에서는 유둣날 밀개떡을 만들어 논고랑에 던지거나 삼대의 삼을 벗긴 대에 끼워 물꼬에 꽂아 놓으며, 또 어떤 가정에서는 유둣날 농가의 주부가 목욕재계한 뒤 막대에 한지를 달아 논의 물꼬에 꽂은 뒤 제물을 차려 놓고 “용신님네, 어짜든지 올 농사 잘 되도록 해 주소, 나락에 탈 없이 아무 병 없이 잘 되게 해 주소.”라 이령수를 외며 비손하기도 한다.

한편, 다른 가정에서는 유둣날이나 초복이 지난 첫 용날에 주인이 밀개떡을 막대기에 꽂아 물꼬에 세워 놓고 “용신님네 아무 잡것 없이 나락 농사 잘 되고 시절 좋게 해 주소.”라 비손하면 머슴들이나 아이들이 이 떡을 빼어 먹고 논다. 이와 달리 유둣날 집안의 가장이 밀전병이나 검정콩과 팥으로 떡을 만들어 논 귀퉁이나 논의 물꼬에 뿌리며 “웃논에 용신님네요, 아랫논에 용신님네요, 이 떡 드시고 어짜든지 충해 풍해 한재 다 막아 주시고 비도 많이 오게 해서 올해 나락농사 잘 되게 해 주소.”라 비손하기도 한다.

9)원두막제

부산 지방에서는 수박이나 참외를 재배하는 농가에서 수박과 참외가 잘 되도록 기원하기 위해 유두 이전의 길일을 택해 원두막 옆에서 제를 모신다. 강서구 녹산동에서는 제물로 수제비를 만들어 올리며, 북구 화명동에서는 떡만 올리기도 한다. 한편, 금정구 두구동에서는 주인이 처음으로 연 수박이나 참외 앞에서 술 한 잔 올리기도 하며, 해운대구에서는 주인이 제물을 차려 제를 지내는 것 대신 우장과 삿갓을 쓰고 수박밭이나 참외밭에 뒹굴면서 수확이 많도록 기원하기도 한다.

10) 우마제

부산광역시 기장군 장안읍 대룡리에서는 시월 첫 말날 저녁에 소와 말의 건강을 기원하며 제를 지내는데, 이를 달리 ‘마소고사’라 칭한다. 우마제는 외양간 앞에 메, 편, 과일, 나물 등을 차려 놓고 간단히 비손하는 형식으로 모신다.

11) 고목제

부산광역시 강서구에서 집안에 고목(古木)이 있는 가정에서는 동짓달 중 하루를 택해 고목 앞에서 안가태평과 가정의 복록을 기원하는 고목제를 지낸다. 제를 지낼 때에는 고목 주위에 금줄을 친 다음 고목 밑에 정화수, 메, 과일, 나물, 마른 명태 등을 진설한 뒤 주부가 비손한다.

[부산의 가면극]

1. 「수영 야류」

「수영 야류」는 음력 정월 보름날에 행한다. 이날 수양반을 중심으로 탈놀음꾼들은 ‘산정머리 송씨 할매당’, ‘최영 장군당’, ‘북문밖 조씨 할배당’ 등을 돌며 고사를 먼저 올린 뒤, 해질녘에 이르러 수영 다리 부근이나 먼물샘에서 길놀이를 행한다. 「수영 야류」가 정월 대보름날에 연희되는 것은 「수영 야류」가 예로부터 동제와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수영 야류」의 제의적 성격은 연희에 앞서 탈을 신성시하여 탈제를 지내는 전통에서도 찾을 수 있다.

「수영 야류」의 탈놀음은 제1과장 양반, 제2과장 영노, 제3과장 할미·영감, 제4과장 사자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과장은 민중의 상징인 말뚝이가 양반의 도덕적 타락성을 폭로하고 풍자하는 내용이며, 제2과정은 참양반이라 내세우던 수양반이 사실은 가짜 영반임이 폭로되어 결국 영노에게 잡아먹히는 내용이며, 제3과장은 영감과 본처인 할미, 첩인 제대각시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통해 가부장적 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이며, 제4과장은 사자와 담비가 서로 싸우다가 담비가 사자에게 잡아먹히는 내용으로 무언극이다.

이중 제4과장은 「수영 야류」에만 등장하는 놀이로, 그 연원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전하고 있다. 하나는 호환을 막기 위한 것에서 비롯되었다는 설과, 다른 하나는 수영의 풍수지리와 관련된 설로 수영 동남쪽에 위치한 백산의 형상이 마치 사자가 마을을 등지고 달아나는 형국이므로 사자신을 위로하여 달아나지 못하도록 담비를 제수로 치제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 한다.

2. 「동래 야류」

「동래 야류」는 부산광역시 동래구에서 전승되는 민속 가면극을 말한다. 이 연희는 정월 대보름 세시 풍속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행해졌다. 즉, 정월 대보름 전후에 행하는 동래 줄다리에서 승리한 편이 주관하여 「동래 야류」를 연희한 것이다. 연희 장소는 넓은 마당으로 주로 동래 시장 앞 네거리 패문루 일면 미곡 시장에서 행해졌다 한다. 놀이판은 원형 놀이판 형태로 노천에 횃불과 모닥불로 경계선을 쳐 연희 장소와 관람 장소를 구분하였으며, 놀이판 옆에는 연희자들이 연희를 준비하는 개복청을 따로 설치하였다.

「동래 야류」 탈놀음은 문둥춤과장, 양반과장, 영노과장, 영감·할미과장 등 네 과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문둥춤과장은 양반의 자손으로 조상들의 누적된 죄과로 인해 문둥병에 걸린 이들의 비분과 한을 춤으로 풀어낸다. 둘째, 양반과장은 민중의 상징인 말뚝이가 대부인 마누라와 상간한 내용을 폭로하고 양반층의 무능함과 허례허식을 비판하고 풍자한다. 셋째, 영노과장은 민중의 저항 의식을 영노라는 동물을 통해 상징적으로 부각시켜 양반과 대결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지는데, 영노가 양반을 잡아먹는 「수영 야류」와 달리 「동래 야류」에서는 양반을 끝까지 응징하지 않고 화해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넷째, 영감·할미과장은 영감과 조강지처인 할미 그리고 첩인 제대각시가 등장하여 처첩 간의 갈등을 통해 가부장적 사회의 남성의 횡포를 폭로한다.

탈놀음을 모두 마친 뒤에는 연희자들과 구경꾼들이 함께 어우러져 뒷놀이를 하며 신명을 푼다. 「동래 야류」「수영 야류」와 달리 인물들의 극적 갈등의 대립 양상보다는 대립 과정에서 비롯되는 풍자와 해학이 풍부하게 펼쳐져 있다.

[부산의 민요]

민요란 민중들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전승되어 온 비전문적인 민중의 노래다. 민요 속에는 지역의 다양한 생활상은 물론 민중들의 진솔한 생각과 상상력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부산 지방에 전승되고 있는 노동요는 다채롭다. 부산의 지리적 환경이 들과 산, 강과 바다를 끼고 있기에 들을 배경으로 한 농업 노동요, 산을 배경으로 한 벌목이나 채취와 관련한 벌채 노동요, 그리고 강과 바다를 배경으로 한 어업과 관련된 어업 노동요들이 전하고 있으며, 이외 길쌈일 등에서 불렀던 노동요도 전한다.

1. 노동요

1)농업 노동요

농업 노동요는 논농사와 관련한 「모찌기 소리」, 「모심기 소리」, 「논매기 소리」 등과 밭농사와 관련한 「밭매기 노래」, 「보리타작 노래」 등이 있다. 부산 지역의 경우 특히 강서구, 금정구, 기장군 등에서 농업 노동요의 사설이 다채롭게 나타나고 있다. 이중 모심기요인 「낭창낭창 벼랑 끝에」는 여자가 시집만 가면 친가보다 시가를 앞세우는 심리를, 「쟁피 훑는 여자」는 가난을 운명적인 팔자소관으로 여기고 살아가는 여인의 나약한 생활 태도를, 「양산백 추영대 노래」는 사랑을 현실에서 쟁취하지 못하고 후생에서 이루어보자는 소극적 생활 태도를, 「애원 애기 노래」와 「꼬대각시 노래」는 전근대적 가부장제 사회에서 아내로서 또는 며느리로서 남편 또는 시가 인물들의 천시와 구박을 받으면서도 그에 대한 대응 태도를 보이지 않고 순종 내지 순응하며 살아가는 여인상을 담고 있다.

2)어업 노동요

부산은 해안을 끼고 있기에 어업과 관련된 어업 노동요가 풍부하다. 부산의 좌수영어방몰이, 「다대포 후리 소리」, 기장군 장안읍 월내리의 「월내 후리 소리」에는 ‘그물을 다듬을 때 부르는 노래’, ‘그물을 잡아당기며 부르는 노래’, ‘고기를 바다에 퍼 담으면서 부르는 노래’ 등이 연이어져 있어 민요를 통해 멸치잡이 노동의 전 과정과 어업인들의 애환과 기원을 가름할 수 있게 한다.

3)토건 노동요

부산 지역의 대표적인 토건 노동요는 「구덕 망께 소리」이다. 터를 다질 때 망께질[큰 건물이나 집을 지을 때 망께로 담장이나 기둥을 세울 곳의 땅을 다지던 작업]을 하면서 부르는 「구덕 망께 소리」는 “어허여라 망께야”, “쾌지나 칭칭나네”의 여음이 흥을 돋운다. 기장군 철마면에서 부른 망께 소리는 이와 달리 보리타작 때 부르는 ‘옹헤야’의 여음으로 흥을 돋우고 있다.

2. 의식요

노동요 외에 부산 지역에서는 의식을 행할 때 부르는 의식요도 다양하게 전한다. 세시 의식요로는 「동래 지신밟기」, 「구포 대리 지신풀이」, 「두구동 임석 지신밟기」, 「두구동 중리 지신밟기」, 「송정 지신풀이」, 「범방동 가리새 지신풀이」, 「일광면 용천 지신풀이」 등을 들 수 있다.

장례 의식요로는 상여를 운반하며 부르는 「상여 소리」[연산동], 「상여 소리」[동선동], 「상여 소리」[일광], 「상여 소리」[예림리] 등의 상여 소리, 광중에 흙을 떠서 넣으며 부르는 가래질 노래, 광중에 흙을 다지거나 봉분을 다지며 부르는 달구질 노래 등이 있다. 이중 상여 소리에는 죽음의 슬픔과 인생의 허무함, 망자의 극락 천도를 기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외 부산 지역에서는 민간의 속신과 관련한 「객귀물림 노래」, 「액막이 노래」 등이 다수 있으며, 아이들이 비 올 때 비가 멈추어 달라고 기원하며 부른 노래도 전하고 있다.

3. 유희요

노동이나 의식과 같이 특정한 목적을 가진 민요 외에 일상에서 그저 즐기며 부르는 유흥적인 성격이 주를 이루는 유희요도 있다. 부산 지방의 경우 「진주 난봉가」, 「창부 타령」의 남도 소리, 「수심가」의 서도 소리, 「백발가」, 「청춘가」 등 다양한 창민요가 전승되고 있다. 또한 유희요에는 「구멍 타령」, 「구멍 노래」, 「솥 때우기요」 등 민중의 해학이 풍부하게 담긴 노래들이 많이 전한다.

장터에서 부르는 장타령 중 부산 지역을 대표하는 장타령은 「구포 장타령」이라 할 수 있다. 「구포 장타령」은 각설이가 구포장을 찾아온 내력을 담은 ‘문안 인사’에서부터 ‘각설이 숫자풀이’, ‘신세타령과 고리 타령’, ‘전국 장타령’, ‘각설이 서리 타령’, ‘바지 각설이’, ‘낙동강 하류 지역 장타령’, ‘각설이- 길타령’, ‘잡각설이 타령’, ‘내 차지 타령’, ‘구걸’ 등 「장타령」과 「각설이 타령」이 습합되어 일정한 연희 형태를 보이고 있어 타 지역 「장타령」과 대별되는 특출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부산의 설화]

설화는 일정한 서사 구조를 가진 구비 전승을 말한다. 부산 지역의 경우 신화, 전설, 민담 등 다양한 층위의 설화가 전승되고 있다.

1. 신화

신화는 마을에서 모시는 당산신과 관련한 당산 신화가 많다. 북구 구포동 대리 마을 당산 신화는 청춘 남녀의 애틋한 사랑과 비극적인 죽음이 주요 모티프가 된 「구포동 대리 당산의 팽나무」 이야기이다. 해운대구 재송2동 당산 신화는 천상에서 지상으로 하강한 선인과 지상의 인간과의 결혼, 선인의 천상에로의 회귀, 그리고 기다림과 죽음이 주요 모티프가 된 ‘고씨 할매신 설화’이다. 이외 영도구 신선2동의 당산 신화는 천인의 지상으로의 하강, 여왕의 이루지 못하는 비극적 사랑이 주요 모티프를 이루고 있다.

2. 전설

부산 지역 전설의 경우 동래 정씨의 시조 묘인 ‘정문도 묘’와 관련된 「동래 정씨 묘 터」를 비롯하여, 풍수 전설 등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특히 타 지역에 비하여 「달음산 옥정사」, 「범어사 연기 설화」 등과 같은 사찰 창건, 「금련산 마하사의 십육 나한」, 「금정산 해월사의 이무기」, 「기장산의 용신과 혜통 국사」 등 고승들과 관련한 불교 설화가 널리 전하고 있다. 이는 예로부터 고찰들이 많고 불교 신앙이 깊은 데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3. 민담

부산 지역 민담의 경우에는 「시어머니 눈 뜨게 한 효부」, 「산신령이 도운 효자」, 「아들 삶아 어머니 먹인 효자」, 「남의 자식을 효자로 둔 사람」 등의 ‘효자효부담’을 비롯하여 「뱀의 보은」[복천동], 「소금장수와 인어」 등의 ‘보은담’, 「묘 터와 발복」, 「시신을 세워서 묻는 명당」, 「게혈 명당 발복담」, 「풍수 이성지 이야기」, 「숙종대왕과 풍수」 등의 ‘풍수발복담’, 「지혜로운 소년」, 「꾀로 어머니의 복수를 한 아들」, 「해몽 잘해 과거 급제한 이야기」 등의 ‘지혜지략담’, 「도둑 죽이고 부자 된 고둥각시」, 「괴물을 퇴치한 처녀」 등의 ‘악인징치담’, 「바보 사위」, 「귀먹은 사돈」 등의 ‘해학외설담’ 등을 들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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