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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05599
한자 民間信仰
영어의미역 Folk Religions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부산광역시
집필자 김승찬

[정의]

부산 지역의 민간에서 오래 전부터 믿어져 내려온 신앙.

[개설]

민간 신앙은 일반 종교처럼 교리나 교단이 체계화된 것이 아니라 일반 민중들의 생활 속에서 예전부터 전승되어 오는 신앙을 말한다. 민간 신앙에는 크게 마을 단위로 그해 마을과 각 가정이 사고 없이 무사하고 풍농과 풍어를 기원하는 공동 제의로서의 마을 신앙[당산제], 각 집안에서 집안의 평안과 풍요 및 자손의 번영을 위해 모시는 가신 신앙, 그리고 전문적 풍수[또는 지관]에 의해 행해지는 신념 체계로 잔존하고 있는 풍수신앙을 들 수 있다.

특히 가신 신앙은 주로 정월에 모시는 성주제, 시주 단지제[시준 단지제·조상 단지제], 조왕제(竈王祭), 용왕제, 업장군제[곳간신제], 삼신제, 외양간제, 장독제, 정낭신제[주당신제], 수문신제(守門神祭) 등을 들 수 있다. 이외에도 이월에 가정의 안녕과 풍농을 바라 모시는 영동 할미제[제석천왕님제·제석 할미제, 장독대 할미제]와 유둣날에 풍농을 빌며 논두렁에서 모시는 용신제가 있다. 그런데 현재 부산 지역에서 모시는 가택신으로는 성주신, 시준 단지, 뜬 삼신 등이 있을 뿐 다른 신격에 대한 민간의 신앙심은 사라졌다. 단 정초에 지신밟기를 할 때 성주, 조왕, 용왕, 업장군, 외양간신, 장독신, 정낭신, 수문신 등의 가택신에 대한 제의를 풀이 형식으로 행하고 있다.

[마을 신앙]

당산제는 마을의 무사태평과 풍요를 기원하는 공동 제의로 각 마을 단위로 행해진다. 부산 지역에서 당산제는 287개 마을에서 행해지고 있으며, 주로 음력 1월 14일 자정 무렵과 15일에 ‘산신제, 당산제, 거릿대장군제’ 또는 ‘산신제, 당산제, 샘제[용왕제], 거릿대장군제’의 절차에 따라 지내고 있다.

[가신 신앙]

1. 성주

성주 모시기는 설날과 추석날 조상 차례를 올리기 전에 주부가 간단하게 제물을 차려 성주 신체[한지를 가로 8㎝, 세로 20㎝ 정도를 잘라 주로 큰방 윗목 위 벽에 붙여 둔 것]의 앞에 놓고 가정의 안강과 대주의 수복강녕을 비손한다.

2. 시주 단지

시주 단지는 ‘시준 단지’, ‘시조 단지’, ‘시준 할매’, ‘웃단지’ 등이라고도 부른다. 시주 단지 모시기는 일반적으로 햇곡식을 거둔 뒤 손 없는 날을 택해 집안의 주부가 단지에 햅쌀을 갈아 넣고 간단하게 제물을 제상에 차리고는 집안이 편안하고 자식들의 소원이 성취되게 해달라고 비손한 뒤에 안방구석에 선반을 마련하고 그 위에 봉안해 둔다. 제의는 설날과 추석날 성주제처럼 행한다. ‘단지’ 계열에 곡식을 넣는 것은 그 곡식이 곡령(穀靈) 또는 조상신의 성격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단지에 곡식은 추수 뒤에 길일을 택하여 주부가 갈아 넣으며, 다음 해에 곡식을 갈아 넣을 때 그 곡식으로 지은 밥은 복이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을 꺼려 식구끼리만 먹는다.

3. 조왕

조왕 모시기는 주부가 부뚜막 위 솥 뒤에 정화수를 보시기에 떠 놓고 조왕이라 하여 모시는 것을 말한다. 요사이는 개인적으로 모시지 않되, 지신밟기를 할 때 조왕풀이를 한다.

4. 업장군

업장군은 가정 재물의 증감을 좌우하는 신격으로 주로 고방에 있으리라 상정하고, 대주나 주부가 정월 초순에 날을 받아 고방에 제물을 간단히 차리고 비손한다. 제의를 마친 뒤 제물은 집안사람끼리만 나누어 먹는다. 이는 자기 집의 재복을 빌었기 때문에 남에게 주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업장군으로 모시는 동물로는 구렁이·족제비·두꺼비 등이 있다.

5. 삼신

삼신을 ‘삼신 할매’, ‘삼신 제왕님’이라고도 한다. ‘앉은삼신’[한자리에 터를 잡아 머무르는 삼신]을 모시는 가정은 거의 없고, 출산을 할 때에 ‘뜬삼신’[아기를 낳을 때나 아이가 아플 때 임시로 모시는 삼신]을 모신다. 임부가 출산하는 당일 산모 방의 손이 없는 방향에 삼신판[삼신상]을 차리고 산모를 구완하는 여인[시모나 친모]이 비손한다. 삼신판에는 쌀·미역·정화수를 얹되, 출생아의 수명이 길도록 기원하는 의미로 흰 실타래를 얹기도 한다. 삼신판을 두는 기한은 일정하지 않으나 대체로 초칠일간이나 삼칠일간 모신다.

6. 삼재

삼재풀이는 그해에 가정에 한 사람이 삼재(三災)에 들면 제액 초복을 위해 정초에 독경자(讀經者)를 초청하여 삼재풀이를 행한다. 주관자는 집안의 주부인데, 준비물은 상 위에 밥 세 그릇, 삼재 든 사람의 상의(上衣) 한 벌, 백미 한 말을 얹고, 독경자가 『천수경』과 『삼재경(三災經)』을 일곱 번 독송한다. 그리고 백지 한 권을 소지(燒紙)하고 부적 한 장을 삼재 든 사람이 간직하게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삼재 든 사람이 절에 가서 불공을 드리고 삼재부를 받아와 몸에 지니거나 문 위에 붙인다. 삼재에는 들삼재·누울삼재·날삼재 등이 있는데 들삼재는 삼재가 드는 해, 누울삼재는 그 다음해, 날삼재는 끝삼재를 말한다. 삼재 중 들삼재가 가장 중시된다.

7. 용왕

용왕제는 ‘용왕 먹이기’라고도 한다. 음력 정월 초순에 주부가 집안 편안하고 아이들의 익사 방지를 위해 무당[보살]을 초청하여 바닷가나 강가 또는 냇가에 가서 간단하게 제의를 베풀고 난 뒤, 제물을 물 위에 뿌리고 오거나 바가지에 쌀을 담고 촛불을 켜 물에 띄운다.

8. 영동 할미

영동 할미제는 ‘제석천왕님제, 제석 할미제, 장독 할미제’ 등으로 부르는데, 음력 이월 초하루에서 열흘 사이의 길일을 택해 제의를 베푼다. 주부가 목욕재계를 하고 정갈한 옷을 갈아입고 제물을 준비하되 간도 보지 않고 장만하여 양푼이나 큰 그릇에 담고, 오색 비단 조각을 장독의 손잡이나 짧은 댓가지에 걸어 놓고 정화수와 함께 장독간에 차려 놓고 풍농과 자손이 잘 되기를 비손한다.

9. 용신

용신제는 유둣날 아침에 집안의 남자가 삿갓을 쓰고 우장을 입고 밀개떡[밀가루로 반대기를 지어 찐 떡]을 만들어 나무 막대에 꿰어 논가의 네 군데에 세워 꽂거나 아니면 밀개떡을 만들어 논가에 가서 사방으로 던지며, “웃논에 용신네요, 아랫논에 용신네요, 이 떡 자시고 우짜든지 충해·풍해·한재 다 막아 주시고 비도 많이 오게 해서 올해 나락농사 잘 되게 해 주이소.”라며 비손한다.

10. 기타

그 외 마대 장군 모시기[외양간신], 장독대신, 정낭신[뒷간의 정낭각시], 수문신에 대한 제의는 정월 초에 지신밟기를 할 때만 행한다. 이들 신격이 있는 장소 앞에서 풍물패의 상쇠가 사설을 창하고는 사설 끝에 “잡귀 잡신은 물알로, 만복은 이리로.”라 창하면 그에 따라 나머지 풍물패는 이 사설을 복창하면서 잡귀 잡신을 누르는 손발 짓을 할 뿐이다.

[풍수신앙]

풍수신앙이란 음택(陰宅)[무덤]이나 양택(陽宅)[주거지]의 선정에 따르는 신앙을 말한다. 풍수란 말은 장풍득수(藏風得水)의 준말로서 음양론과 오행설을 기반으로 한 주역(周易)의 체계를 중요한 논리 구조로 삼고 있다. 그리고 풍수란 말에서 풍은 우주의 기(氣)요 수는 우주의 혈(血)인 것인데, 이 둘 중에 기본적인 것은 ‘기’로, 이것은 우주 만물의 생성, 변화의 원동력이다. 산천 형세를 보아 ‘기’를 찾는 방법에는 산맥의 흐름을 보는 ‘간용법(看龍法)’, 혈의 좌우에 있는 산을 보는 ‘장풍법(藏風法)’, 혈(穴)의 앞에 흐르는 물의 모양을 보는 ‘득수법(得水法)’, 기가 모여 있는 곳을 찾는 ‘정혈법(定穴法)’, 혈의 앉은자리와 앞을 향한 방향을 측정하는 ‘좌향법(坐向法)’ 등이 있다.

부계 사회(父系社會)에서 뼈[骨]는 중시되었다. 묘를 쓰면 부모나 조상의 유골이 받는 지기(地氣)가 남계(男系)의 자식이나 후손에게 전달된다고 믿었다. 따라서 풍수[地官]가 길지(吉地)라 하여 묘 터를 정해 주면 그곳에 묘를 써서 발복(發福)을 바라는 것이 음택 선정의 이유이다.

1. 정문도 묘

부산 지방에서 으뜸으로 치는 음택지는 동래 정씨 세거조인 정문도(鄭文道)의 묘소[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양정동 496번지]이다. 한국자연풍수지리연구소의 류종근은 정문도 묘소의 지형을 보고 “용의 흐름을 보면, 양산의 원효산이 태조산(太祖山), 금정산이 소조산(少祖山)[일명 주산(主山)]이고 부모산(父母山)[일명 입수산(入首山)]인 화지산의 아래에 종을 엎어 놓은 모습으로 국(局)을 이루니, 형국은 연꽃이 열매를 맺어 물 위에 고개를 떨구고 있는 모습인 연화도수형(蓮花倒水形)이다. 혈의 좌향은 정남향이고, 묘소 앞의 내당수(內堂水)는 서남쪽에서 흘러와 동남쪽으로 모습을 감추었고, 외당수(外堂水)는 동쪽에서 나와 서쪽으로 흘러 동천(東川)과 만나 부산만(釜山灣)의 바다로 들어간다. 내당수와 외당수는 서로 반대로 흘러 ‘기’의 누설을 막고 있다. 묘소와 직접 잇닿아 있는 산인 혈성(血星)은 한자(漢字)의 ‘야(也)’의 가운데 획(劃)[산(山)]의 끝에 혈장(血場)[묘곽 위치]을 놓았다. 주위 산을 보면 동남쪽에 황령산이 벌 나비가 나래를 편 듯 버티고 서 있고, 서쪽의 백양산은 꽃잎 모양이고, 서남쪽에는 수정산이 혈을 향해 절하듯 서 있다. 안산(案山)은 멀리 영도봉래산이 되니, 그 모양 역시 연꽃과 같다. 오른쪽의 백호는 창고 모양이고, 왼쪽의 청룡은 상사(相砂)[정승이 쓰는 모자 모양의 산]로 생겼다. 멀리 혈장을 감싸고 있는 산과 물의 모습이 둥글고 후덕하게 보이는 데다 산맥이 멀리서부터 왔으니 가히 장상지지(將相之地)에 백자천손(百子千孫)할 대지라 하겠다.”라고 말했다.

2. 동래읍성

부산의 대표적인 양택지인 동래읍성의 형국은 다음과 같다. 용의 흐름으로 보면, 원효산이 태조산, 계명봉이 중조산, 구월산[윤산(輪山)]이 소조산, 마안산이 부모산[입수산]이고, 부모산 밑에 용이 물로 인해 그 흐름이 멈춘 혈장이 있다. 혈장에 자리 잡은 것이 바로 동래읍성이다. 그리고 용이 멈추게 된 것은 득수(得水)로 온천천수영강이 만나 흐르기 때문이다. 안산(案山)은 배산(盃山)이요, 조산(朝山)은 황령산이다. 장풍(藏風)으로는 좌청룡인 장산간비오산이 뻗어 있고, 우백호로 금정산맥이 뻗어 있다. 따라서 동래읍성은 좌청룡·우백호의 장풍에, 득수로 인하여 용의 흐름이 멈춘 혈장인 길지(吉地)에 자리를 잡은 셈이라 하겠다. 이러한 모습으로 볼 때 동래읍성 터의 ‘기’는 영구하산형(靈龜下山形)[하산하는 거북이의 모습]의 형국이다.

3. 공해 마을

또 다른 양택지로 금정구 금성동 공해 마을을 들 수 있는데, 가마골향토역사연구원 주영택 원장은 공해 마을이 옥녀금반형(玉女金盤形)으로 옥녀가 벌린 다리 사이의 옥문(玉門) 가까이에 자리 잡았다고 논급하고, 마을의 형상이 배 모양이라 배가 기울지 않게 배의 중심에 해당하는 마을 중앙에 은행나무와 돌탑을 쌓아 배의 중심을 잡게 했다고 하였다.

이렇듯 부산 지역에서는 당산신에 대한 신앙과 더불어 각 가정에서는 가택신을 모시며, 음택과 양택에 있어서는 풍수신앙을 신봉하였던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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