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17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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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占- |
영어의미역 | Fortunetelling with Ice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부산광역시 금정구 두구동|기장군 정관읍 용수리 |
집필자 | 류승훈 |
부산 지역에서 연못의 얼음이 갈라진 상태를 보고 점을 치는 풍습.
얼음점치기는 부산광역시 금정구 두구동과 기장군 정관읍 용수리에서 동짓날에 못의 얼음이 갈라지는 형태를 보고 그해의 풍흉을 알아보는 점복 풍속이다. 갈라지는 얼음의 형태로 점을 치는 것은 그 곳에 용이 살고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얼음이 갈라진 형태는 물을 관장하는 용신이 갈라놓은 것이라 하여 ‘용경(龍耕)’이라 불렀다. 용은 물과 기후를 관장하므로 농사의 풍흉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신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연안도호부(延安都護府)의 산천조에서는 ‘와룡지(臥龍池)’를 “속명은 남대지(南大池)이며, 부의 남쪽 3리에 있는데, 주위가 20리 1백 2보이다. 겨울철마다 못의 얼음이 세로 혹은 가로로 갈라지는데 읍 사람들이 용이 갈이[龍耕]하는 것이라 한다. 그것을 보아서 이듬해의 풍년과 흉년을 미리 점친다. 가로로 갈라지면 풍년이 되고, 세로로 갈라지면 물이 넘치고, 전혀 갈라지지 않으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본조 태종 때에 안노생(安魯生)이 그 사실을 알리니 유사(有司)를 명하여 매년 봄·가을철에 제사를 드리게 하였다.”라고 설명하였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11월 월내조에 보면 “충청도 홍주(洪州) 합덕지(合德池)에 매년 겨울이 되면 용이 땅을 가는 이상한 현상이 있었다. 그 갈아 젖힌 것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향하여 있으면 풍년이 들고,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운데로 향하여 있으면 흉년이 들며, 혹 동서남북이 온통 갈아 젖혀져 있으면 평년작이라고 한다.”라는 기록이 있다. 연안도호부의 남대지와 홍주의 합덕지는 백성들이 얼음점을 보는 장소였다.
금정구 두구동과 기장군 정관읍 용수리의 주민은 얼음이 갈라지는 모양을 보면서 다음 해에 올 풍흉을 미리 예견하였다. 즉 동짓달 연못에 언 얼음이 많이 갈라져 있으면 이듬해 흉년이 든다고 믿었다.
부산 지역에서 ‘연못의 얼음이 많이 갈라져 있으면 흉년이 든다고 점치는 것’은 유감 주술에 기초한 점복법이다. 즉 연못이 많이 갈라진 상태를 논이 가뭄으로 마르고 갈라짐으로써 흉년이 될 것이라고 보는 점복이다. 부산 지역의 얼음점은 농사를 주요한 생업으로 여기는 농업 사회에서 미리 풍흉을 예상해 보고, 풍년을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