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01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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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禁蔘節目 |
영어의미역 | Rules for Prohibiting Ginseng Trade |
분야 | 역사/전통 시대 |
유형 | 제도/법령과 제도 |
지역 | 부산광역시 |
시대 | 조선/조선 후기 |
집필자 | 양흥숙 |
조선 후기 부산 초량 왜관 등지에서 행해지는 삼의 불법적인 유통을 막기 위해 마련한 시행 규칙.
금삼 절목(禁蔘節目)은 숙종 때 처음 마련되었으며, 그 취지는 삼수(三水)·갑산(甲山)의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 삼을 채취하는 것을 막으려는 목적이었다. 당시의 삼은 모두 산삼, 자연 삼으로 아직 재배 삼이 생산되지 않는 시기이었다. 대외 무역에서 중요한 무역품으로 자리 잡고,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아지자 산삼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가격이 상승하였다.
당시 최대 산지인 평안북도 강계(江界)에는 산삼을 사려는 상인이 모여들었다. 국가에서 승인받지 못한 상인이 모여들면서 불법적인 산삼 유통이 이어졌고, 관아에 제대로 거래 내역을 보고하지 않아 세금이 누락되는 일도 발생하였다. 이에 따라 산삼 거래 방식, 상인 자격, 관할 관청 등을 명확히 하고 거래를 총괄하기 위해 법제 문을 만들고 금삼 절목이라고 칭하였는데, 이러한 취지는 영조 대에도 이어져 1738년(영조 14) 금삼 절목이 만들어졌다.
1738년 금삼 절목은 『변례 집요(邊例集要)』 권9 개시(開市) 1738년 8월 기사에 12개 조항이 수록되어 있고, 동일한 내용이 『비변사등록(備邊司謄錄)』 영조 14년 7월 12일 기록에 수록되어 있다. 또한 19세기 말에 쓰인 『임하 필기(林下筆記)』 권20 문헌지장편(文獻指掌編)에 강계 금삼 절목이란 제목으로 『변례 집요』와 내용이 동일한 6개 조항이 수록되어 있다.
금삼 절목의 내용은 대부분 강계 지역에서의 산삼 거래와 관련된 것이다. 이 중 6개 조항에 동래[부산]에서 행해진 대일 무역(對日貿易) 관련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제1조는 산삼은 사람의 생사와 관련된 가장 중요하고 가장 긴요한 약용 품목인데 채취하자마자 모두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으므로 국내 산삼 거래를 법제화하고 관리 관청을 호조(戶曹)로 지정해야 한다고 하였다. 특히 동래부의 초량 왜관에서 일본으로 수출될 산삼이 거래되고 있으므로 반드시 호조의 승인 하에 매매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제6조는 국내 산삼 생산지에서 생산되는 것에 비해 나라 안에서 소용되는 것은 아주 적고, 그 판매 이익 때문에 대부분의 산삼이 일본으로 수출되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므로 왜관에서 거래되는 산삼의 수량을 정하고 동래부에서 이 거래를 엄격히 살펴 수세(收稅)하고, 잠상(潛商)[밀거래 상인]이 활동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제8조는 왜관에서 거래를 하려는 산삼 상인은 반드시 서울에서 호조의 거래 승인 공문(公文)을 받아서 가고, 동래부는 밀거래 산삼을 적발하여 모두 국가에 귀속시키고, 불법 거래를 제대로 기찰하지 않는 조선인 실무자들은 엄히 처벌한다는 내용이다.
제9조는 경상도 연해 지방 사람들이 물고기를 잡는다고 배를 타고 나가 일본인과 밀무역을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통제사·좌수사·변방 지역의 장수들은 이를 면밀히 잘 살피는데, 그 방법은 동래부에서 하는 것처럼 시행하라는 것이다. 제10조는 서울의 간사한 상인이나 거간꾼이 몰래 산삼을 왜관으로 보내려고 하므로, 서울에서 동래부에 이르기까지의 사람들이 이를 고발하도록 하는 것이다. 발각된 산삼은 반은 국가에 귀속시키고, 반은 고발한 자에게 준다는 내용이다. 제12조는 불법으로 거래되는 산삼, 밀거래 상인을 발각하지 못하거나 알고도 금지하지 않는 지방관에 대한 처벌 내용이다.
금삼 절목을 통해 18세기 중엽, 국내에서 산삼의 최대 생산지인 강계, 수세(收稅) 및 관할 기관인 호조[서울], 산삼의 판매처인 동래[왜관] 간의 산삼 거래를 일괄적으로 고찰할 수 있다. 또한 당시 대일 무역에서의 산삼의 중요성, 많은 거래 이익을 차지하기 위한 상인의 움직임, 그리고 탈세, 조삼(造蔘)[자연 삼이 아니라 도라지 등으로 산삼처럼 만든 가짜 삼]과 같은 불법 행위에 대한 국가의 대응을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금삼 절목은 조선 후기 산삼의 유통 구조뿐 아니라 국내의 상업과 국제 무역의 연관성, 국내 상인의 발전, 삼정(蔘政) 등을 살필 수 있는 기초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