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메타데이터
항목 ID GC40006133
한자 傳說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대구광역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석배

[정의]

옛날부터 대구광역시에 전하여오는 공동체의 내력이나 자연물의 유래, 이상한 체험 등의 이야기.

[개설]

설화(說話)는 신화, 전설, 민담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전설(傳說)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첫째, 전승자가 증거물을 근거로 진실되다고 믿고 실제로 있었다고 주장하는 이야기이다. 둘째, “조선조 숙종 시절에 대구 대명동에…”와 같이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을 제시하여 진실성을 뒷받침한다. 셋째, 특정한 증거물의 유래나 특징으로 이야기로 꾸며 낸다. 증거물로는 바위, 나무 등의 자연물인 경우도 있고, 못이나 제방, 조산 등 인공물인 경우도 있으며, 김덕령(金德齡)[1567~1596]이나 우배선(禹拜善)[1569~1621]과 같이 인물인 경우도 있다. 넷째, 증거물의 성격상 대체로 지역적인 범위에서 전승된다. 전설은 지역 단위로 전승되므로 지역민들의 역사이며 가치관과 세계관이 녹아 있어 해당 지역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채록/수집 상황]

대구광역시에서 전승되는 전설은 1990년 대구직할시 중구에서 펴낸 『달구벌의 맥』, 2001년 국학자료원에서 펴낸 『한국구비문학』Ⅰ과 2002년 국학자료원에서 펴낸 『한국구비문학』Ⅱ, 2009년 대구광역시에서 펴낸 『대구지명유래총람』 등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대구광역시에는 다양한 전설이 전하여 오고 있다. 그 가운데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대구광역시 서구 비산동(飛山洞)에 얽힌 지명 전설이 있다. 옛날에 한 아낙네가 달천에서 빨래를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보니 서쪽에서 커다란 산이 날아오고 있었고, 산 위에서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날아온 산이 달천(達川)을 막 넘으려고 할 때 아낙네가 신기하고 놀라워서 “야, 산이 날아온다.”라고 큰 소리를 질렀는데, 그 소리에 날아오던 산이 그 자리에 내려앉아 버렸다. 그 뒤부터 이 산을 날아온 산이라 하여 ‘날뫼’라고 불렀으며, 날뫼가 한자로 ‘비산동’이 되었다고 한다.

남구 대봉동[현 중구 대봉동]에 있던 영선못[靈仙池]에 얽힌 이야기도 전한다. 조선 말엽 대봉동에 한 고관이 살았는데, 어떤 도사가 근처를 지나다가 유심히 지세를 살펴보고는 고관의 집에 들어가 그 땅에 집을 지으면 나라에 근심될 일이 생길 것이며, 12년을 걸려 큰 못을 만든다면 나라에 큰 경사가 생길 것이라고 일러 주었다. 고관이 사재를 털어 못을 파면서도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고, 12년이 걸려 커다란 못을 완공하였다. 못이 완성되자 대덕산(大德山) 등 인근의 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가두어 여름 장마철에 물난리를 면하게 되었으며, 가물 때는 못에 저장된 물로 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

남구 대명동야시골[狐谷]에 얽힌 이야기도 있다. 약 200년 전에 인근 마을 사람들이 골짜기에 어린아이들의 시체를 여기저기에 묻어 애총을 만들었는데, 여우들이 이 무덤을 파헤치려고 몰려들어 ‘야시골’이라 불렀다고 한다. 한편 근방에 살던 한 여자 몽유병 환자가 밤만 되면 나타나 무덤 사이를 여우처럼 헤매고 다녔기 때문에 ‘야시골’로 불렀다고도 한다. 야시골의 유래는 또 있다. 원래 이름은 ‘여의곡(如意谷)’인데 조선시대에 양녕대군(讓寧大君)[1394~1462]이 대구에 왔을 때 ‘뜻대로 되는 마을’이라는 뜻에서 이름을 지은 것이 후대에 음이 ‘여의-여수-여시-야시’로 변하여 야시골이 되었다고도 한다.

북구 동변동에 있는 갈봉산(葛峰山) 마치나무와 그 주변의 전설도 전한다. 갈봉산 맞은편에 있는 서변동 뒷산은 산록이 순하고 부드러워 자연에 도취하여 근심을 잊을 수 있는 산이란 뜻에서 망실봉(亡失峰) 또는 망실산(亡失山)이라고 하였다. 갈봉산과 망실산 사이에 흐르는 내는 동화사(桐華寺)에서 흘러오기 때문에 동화천(桐華川)이라고 하며, 혹은 미대동지묘동 사이의 협곡이 문처럼 생겼다고 하여 문바위라고 부른 데서 문암천(門岩川)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동변동서변동, 연경동을 속칭 ‘무태(無怠)’라고 하는데, 후삼국시대 때 왕건(王建)[877~?]이 견훤(甄萱)[867~936]의 군사를 치러 가다 지나면서 “견훤의 군사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곳이니 경계를 게을리 하지 말라.”라고 하였다는 데서 ‘무태’라는 지명이 생겼다고 한다. 갈봉산 서북쪽에 있는 지묘동은 옛날 이황(李滉)[1501~1570]의 제자들이 서원을 세워 학문을 연마하던 곳이라고 하여서 ‘서원(書院)’이라 한다. 임진왜란(壬辰倭亂)[1592] 때 김덕령(金德齡)[1567~1596] 장군과 관련된 전설도 전한다. 김덕령함지산에서 내려오자 창포덤 왼쪽 골짜기에 있는 말샘에서 준마 한 필이 나왔다. 김덕령이 그 말을 타고 달리면서 흘린 채찍이 아랫마을 앞들 가운데 당제나무가 되었다. 그리고 갈봉산 산꼭대기에 이르러 말채찍을 거꾸로 꽂아 두면서 “이 나무가 살면 내가 산 줄 알고, 이 나무가 죽으면 내가 죽은 줄로 알라.”라고 하였는데, 그 나무를 말채나무[말채찍나무]라 부르다가 음운생략 현상으로 ‘마치나무’로 불렀다고 한다. 마치나무는 최근까지도 무성하게 자라 무태의 동변동, 서변동을 지켜 주었다고 한다.

다음은 북구 무태동에 있는 월성최씨(月城崔氏)의 효행과 열행을 기리기는 효열각(孝列閣)에 얽힌 전설도 있다. 월성최씨는 시어머니가 병환으로 누워 있을 때 자기 젖을 짜서 먹이고, 손가락을 깨물어 입에 피를 흘려 넣어 시어머니의 생명을 구하였다. 남편의 임종 때도 몸소 염습(殮襲)을 하고, 남편이 죽은 지 3일 만에 남편의 영전에서 순절하였다. 이에 월성최씨의 지극한 효성과 열행을 기리기 위하여 1864년 11월에 효열각을 세웠다고 한다.

수성구 만촌동에 살던 효자 두한필(杜漢弼)의 효행에 얽힌 전설도 있다. 옛날 만촌동에는 두한필이라는 사람이 살았는데, 노모가 병환이 들어 온갖 정성을 다하여도 차도가 없이 점점 더 심하여졌다. 추운 겨울철에 어머니가 버섯이 먹고 싶다고 하여 두한필이 눈 속에 버섯을 구하러 길을 나섰다가 지쳐 소나무 밑에 쓰러졌다. 한참 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소나무 밑에 버섯 세 송이가 있었다. 두한필이 어머니에게 버섯을 가져다 드렸더니 어머니의 병이 씻은 듯이 나았으며, 그 후 8년을 더 살았다. 조정에서 명정각(命旌閣)을 지어 두한필의 효행을 널리 알리도록 하였다.

남구 봉덕동에 있는 고산골에 얽힌 전설도 전한다. 신라시대에 어느 임금이 왕자가 없어서 걱정하던 중에 꿈에 신령이 나타나서 불공을 드리면 왕자를 얻을 수 있다고 하여 고산사(高山寺)를 지어 100일 불공을 드려 왕자 두 명을 얻었다. 임금이 기뻐하여 전국의 죄수를 석방하고 큰 잔치를 여는 한편 기념으로 고산사에 3층 석탑을 세웠다. 그 뒤 고산사에는 자식 없는 부녀자들의 백일기도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이 지역은 ‘고산사’라는 절이 있었다고 하여서 ‘고산골’로 부르게 되었다. 임진왜란 때 왜병이 고산사를 무너뜨리고, 석탑 속에 있던 보물을 훔치려고 하다가 갑자기 벼락이 떨어져 왜병은 즉사하고 탑의 상층부 일부가 부서졌다고 한다.

중구 달성동에 있는 달성공원(達城公園)의 잉어샘에 얽힌 전설도 있다. 달성공원은 집터로 좋은데 식수가 부족한 것이 흠이었다. 성 밖에서 물을 길어다 먹자니 불편하기 짝이 없어 성안 이곳저곳에 샘을 파 보았으나 물이 나오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 어느 날 주인의 꿈에 성을 지키는 신령이라고 하면서 성안 어느 곳을 파면 식구들이 먹을 충분한 물이 나올 것이라고 일러 주었다. 간밤 꿈에 신령이 일러 준 곳을 팠더니 물이 펑펑 솟아 나왔다. 그 샘을 신령이 가르쳐 준 샘이라고 하여 ‘영천’이라고 하였다. 얼마 뒤 조정에서 높은 벼슬아치가 영천에 들렀을 때 영천의 내력을 이야기기하니 신기하게 여긴 벼슬아치가 물맛을 보고 싶으니 한 바가지 퍼오기를 부탁하였다. 커다란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올리는데 두레박 속에 커다란 잉어 한 마리가 퍼덕이며 담겨 올라왔다. 그 잉어로 음식을 만들게 하고, 물맛을 보더니 과연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신기한 맛이라 극구 칭찬하였다. 그 뒤부터 귀한 손님이 올 때마다 그 수효만큼 잉어가 두레박에 담겨 나왔고, 그때부터 이 샘을 ‘잉어샘’으로 불렀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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